영구동토층에 사는 미생물의 놀라운 비밀
수만 년 동안 시베리아의 얼어붙은 땅속에서 죽지 않고 잠들어 있던 극한 미생물과 좀비 바이러스가 지구 온난화로 깨어나며 인류를 위협하는 생물학적 재앙을 경고한다.
편집부 · 2022년 1월 8일 · 읽는 데 4분
시베리아와 알래스카의 툰드라 지대 아래에는 일 년 내내 0도 이하로 꽁꽁 얼어붙어 있는 거대한 흙더미, '영구동토층(Permafrost)'이 있다. 이 얼어붙은 땅은 단순히 추운 흙이 아니라, 지난 수만 년 동안 지구에 살았던 매머드와 털코뿔소, 그리고 고대의 미생물들이 썩지 않고 갇혀 있는 세계 최대의 '타임캡슐'이자 생물학적 냉동고다. 인간의 얕은 지식으로 영하의 흙 속은 생명이 존재할 수 없는 죽음의 땅이라 생각했지만, 최근 과학자들이 드릴로 이 땅을 뚫고 들어가자 소름 돋는 진실이 밝혀졌다. 수만 년 전 빙하기 때 갇힌 미생물들이 얼어 죽지 않고 살아 숨 쉬고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인간이 뿜어낸 온실가스 때문에 이 영구동토층이 미친 듯이 녹아내리기 시작하면서, 타임캡슐의 뚜껑이 열리고 고대의 병원균과 미생물들이 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를 향해 다가오는 이 기괴한 생물학적 재앙의 카운트다운을 살펴보자.
얼음 속에서 잠자는 좀비 생명체
일반적인 세포를 영하로 꽁꽁 얼리면 세포 속의 물이 날카로운 얼음 결정으로 뾰족하게 자라나 세포벽을 찢어버려 결국 터져 죽는다. 하지만 영구동토층의 미생물들(극한 미생물)은 얼어 죽지 않기 위해 기가 막힌 방어기제를 진화시켰다. 날씨가 추워지면 이들은 세포 속에 '부동액(당단백질)'을 듬뿍 만들어내어 세포가 얼어 터지는 것을 막는다. 그리고 생명 활동을 사실상 '0'으로 늦추어버린다. 밥도 먹지 않고 번식도 하지 않은 채, 10년에 딱 한 번 아주 미세하게 숨만 쉬며 수만 년을 버티는 '포자(Spore, 껍데기를 둘러싼 수면 상태)' 형태로 변신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이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파낸 흙을 실험실에서 따뜻하게 녹여주자, 무려 3만 년 전 빙하기 시대의 박테리아와 선충들이 꼬물꼬물 움직이며 되살아나는 기적(좀비 세포)을 보여주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다, 고대 전염병의 부활
문제는 낭만적인 부활로 끝나지 않는다. 2016년 여름, 시베리아 서북쪽 야말 반도에서 끔찍한 사건이 터졌다. 이 지역에 이상 고온(폭염)이 찾아오면서 수십 년간 꽁꽁 얼어있던 영구동토층이 흐물흐물 녹아내렸다. 그러자 75년 전에 탄저병에 걸려 죽어서 땅속 얼음에 묻혀있던 순록의 사체가 바깥으로 썩어 드러났다. 사체 속에 수면 상태(포자)로 잠들어 있던 악명 높은 탄저균이 녹은 얼음물을 타고 스멀스멀 기어 나와 토양과 지하수로 퍼져나간 것이다. 이 물을 마신 2,300마리의 순록이 떼죽음을 당했고, 고기를 먹은 유목민 소년이 사망했으며 수십 명의 마을 사람들이 응급실로 실려 가는 아비규환이 벌어졌다. 빙하기의 얼음이 녹으며 과거에 멸종했던 끔찍한 전염병이 21세기로 텔레포트해 부활한 최초의 생물학적 테러였다.
3만 년 전 흑사병과 메가 바이러스
과학자들은 탄저균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경고한다. 18~19세기에 흑사병이나 천연두에 걸려 죽은 뒤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 집단 매장된 수백만 구의 인간 시신들이 아직 묻혀 있다. 이 시신들이 녹아내리면 인류가 겨우 백신으로 멸종시켰던 천연두 바이러스가 다시 세상에 풀려날 수 있다. 실제로 프랑스 연구진은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3만 년 전에 묻힌 '피토바이러스'를 찾아내어 따뜻한 물에 넣었더니, 놀랍게도 이 바이러스가 아메바를 뚫고 들어가 감염시키는 끔찍한 감염력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했다(다행히 인간에게는 감염되지 않는 종류였다). 하지만 이 타임캡슐 속에 현대 의학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거대한 '고대 메가 바이러스'가 잠들어 있다면, 넥스트 팬데믹(코로나19)은 야생동물이 아니라 녹아내린 얼음 웅덩이에서 터져 나올 것이다.
메탄가스, 미생물이 뀌는 최악의 방귀
바이러스보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더 큰 재앙은 기후 붕괴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그 속에 갇혀있던 엄청난 양의 식물 뿌리와 동물 사체들이 한꺼번에 썩기 시작한다. 땅속 미생물들이 이 썩은 고기를 미친 듯이 뜯어 먹으면서 엄청난 양의 '메탄(CH4)' 가스를 방귀로 뿜어낸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무려 25배나 지구를 펄펄 끓게 만드는 악질적인 온실가스다. 인간이 화석연료를 줄여 기후 변화를 막아보려 발버둥 치더라도, 영구동토층의 미생물들이 잠에서 깨어나 뿜어내는 수천억 톤의 메탄가스 폭탄이 터지면 지구 온난화는 인간의 통제를 완전히 벗어나 터보 엔진을 달게 된다. ![극한 생물학, 영구동토층에 묻힌 고대 박테리아가 수천 년의 혹한을 견뎌내기 위해 천천히 자신의 DNA를 복구함에 따라 거꾸로 흐르는 빛나는 생체 시계](https://image.polli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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