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력 오개념 바로잡기
비행기가 어떻게 하늘을 나는지에 대한 잘못된 상식(동시 도달 이론)을 비판하고, 베르누이 정리와 뉴턴의 작용-반작용이 결합된 진짜 양력의 물리학을 설명한다.
편집부 · 2023년 1월 12일 · 읽는 데 4분
무게가 400톤에 달하는 거대한 쇳덩어리 A380 여객기가 어떻게 중력을 거스르고 하늘로 떠오를 수 있을까? 중학교나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 혹은 어린이용 백과사전을 보면 비행기가 나는 원리(양력)에 대해 십중팔구 이렇게 설명한다. "비행기 날개는 위쪽이 볼록하고 아래쪽이 평평합니다. 날개 앞에서 갈라진 공기 두 가닥은 날개 뒤에서 '동시에' 만나야 하므로, 볼록해서 돌아가야 하는 위쪽 공기가 더 빨리 지나가야 합니다. 베르누이 원리에 따라 공기가 빠르면 압력이 낮아지므로, 아래쪽의 높은 압력이 날개를 위로 밀어 올립니다." 아주 깔끔하고 그럴싸한 설명이지만, 이 '동시 도달 이론(Equal transit-time theory)'은 전 세계 항공우주공학자들과 NASA가 가장 혐오하는 최악의 '거짓말'이자 완벽한 오개념이다.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의 학생들을 바보로 만든 가짜 과학을 부수고,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진짜 물리학적 진실을 바로잡아 보자.
공기에는 약속 따위는 없다
가장 먼저 부숴야 할 환상은 '공기가 동시에 만나야 한다'는 헛소리다. 날개 앞부분(전연)에서 위아래로 갈라진 두 개의 공기 입자가 도대체 무슨 의리가 있다고 날개 끝부분(후연)에서 꼭 똑같은 시간에 만나야 한단 말인가? 자연계의 유체역학에는 공기가 동시에 만나야 한다는 그딴 물리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풍동(바람 터널) 실험을 통해 연기를 흘려보내면 충격적인 결과가 나온다. 날개 위쪽을 타고 흐르는 공기가 아래쪽 공기보다 '압도적으로' 미친 듯이 빨리 지나가 버린다. 아래쪽 공기가 날개 끝에 도착하기도 전에, 위쪽 공기는 이미 저 멀리 날아가 버리고 없다. 즉, 위쪽 공기가 빠른 것은 맞지만 그 이유가 '동시에 만나야 해서'라는 것은 완전히 새빨간 거짓말이다.
코안다 효과와 위쪽 공기의 질주
그렇다면 날개 위쪽 공기는 왜 그렇게 미친 듯이 빨리 흐를까? 진짜 이유는 '코안다 효과(Coanda Effect)'와 공기의 점성에 있다. 흐르는 물이나 공기는 물체의 둥근 표면을 만나면 그 둥근 면을 찰싹 타고 흐르려는 끈적한 성질(코안다 효과)이 있다. 비행기 날개가 앞으로 전진하며 공기를 찌르면, 위쪽으로 올라탄 공기는 날개의 볼록한 곡면을 타고 꺾여(곡률) 아래로 향하게 된다. 이때 공기 덩어리들이 원심력과 기압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좁은 병목을 빠져나가듯 속도가 미친 듯이 빨라지게 된다. 속도가 빨라지니 베르누이 정리(속도가 빠르면 압력이 낮아진다)에 따라 날개 위쪽은 공기가 텅텅 빈 진공 청소기 같은 '저기압' 상태가 된다. 이 거대한 저기압이 날개의 위쪽 등판을 허공으로 강력하게 빨아올리는(Suck) 것이다.
비행기는 공기를 밟고 일어선다, 뉴턴 제3법칙
하지만 베르누이의 압력 차이만으로는 400톤짜리 비행기를 띄우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비행기가 나는 또 다른 진짜 비밀은 '뉴턴의 작용-반작용 법칙(제3법칙)'에 있다. 날개를 통과한 위아래의 엄청난 공기 덩어리들은 날개 뒤쪽에서 만나서 그냥 뒤로 가는 것이 아니다. 날개의 꺾인 각도(받음각)를 타고 '아래쪽'으로 무지막지하게 쏟아져 내린다(다운워시, Downwash). 헬리콥터가 프로펠러로 바람을 아래로 내리찍듯, 비행기 날개도 1초에 수십 톤의 공기를 사선 아래 방향으로 거세게 내리찍는(작용) 것이다. 그 공기를 아래로 밀어낸 반발력(반작용)으로 비행기 몸뚱이가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이다. 즉, 비행기는 진공청소기처럼 위에서 빨아당기는 힘(베르누이)과, 아래로 짓밟은 공기의 반발력(뉴턴)이 절묘하게 결합하여 만들어내는 거대한 멱살 잡기다.
평평한 종이비행기도 하늘을 나는 이유
동시 도달 이론(교과서 오개념)이 틀렸다는 가장 완벽한 증거가 바로 종이비행기와 전투기다. 종이비행기는 위쪽이 볼록하지 않은 완벽한 평면인데도 엄청나게 잘 난다. 에어쇼를 하는 전투기들은 아예 배를 뒤집어 까고 배면 비행을 하는데, 교과서대로라면 볼록한 부분이 아래로 향했으니 전투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쳐야 맞다. 하지만 조종사가 날개의 앞부분을 하늘 쪽으로 살짝 들고(받음각을 주어) 공기를 강하게 아래로 내리찍기만 하면, 볼록하든 평평하든 배를 뒤집든 비행기는 무조건 양력을 얻어 하늘을 날 수 있다. ![뉴턴의 제3법칙, 지면을 밀어내는 빛나는 공기의 가시적이고 강력한 하강 기류를 남기고 이륙하는 거대한 상업용 제트기](https://image.polli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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