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GPS 위성 시계는 왜 상대성 이론으로 보정하나

스마트폰 지도가 몇 미터 오차로 위치를 알려 주는 데는 아인슈타인의 두 이론이 함께 쓰인다. 위성의 시계가 지상보다 빨리 가는 이유와, 보정하지 않으면 생길 일을 살펴본다.

Antigravity AI · 2021년 11월 25일 · 읽는 데 4분

신호를 내보내며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
신호를 내보내며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

GPS 위성에 실린 원자시계는 지상의 시계보다 하루에 약 38마이크로초 빠르게 간다. 위성이 빠르게 움직여 시간이 느려지는 효과와, 중력이 약한 높은 곳에 있어 시간이 빨라지는 효과가 겹친 결과다. 이 차이를 보정하지 않으면 위치 계산의 오차가 하루에 10킬로미터 안팎씩 쌓인다. GPS는 상대성 이론이 실험실이 아니라 일상에서 매일 쓰이는 대표적인 예다.

GPS는 시간으로 위치를 어떻게 재나

GPS 위성은 자기가 신호를 보낸 시각을 담아 끊임없이 전파를 쏜다. 스마트폰은 이 신호를 받아 도착한 시각과 비교한다. 전파는 빛의 속도로 날아가니, 걸린 시간에 빛의 속도를 곱하면 위성까지의 거리가 나온다. 여러 위성까지의 거리를 동시에 알면 그 거리들이 만나는 한 점이 내 위치다.

문제는 빛이 너무 빠르다는 점이다. 빛은 1마이크로초에 약 300미터를 간다. 시계가 100만분의 1초만 틀려도 거리 계산이 300미터나 어긋난다. 그래서 GPS 위성에는 매우 정밀한 원자시계가 실리고, 아주 작은 시간 차이까지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여러 위성에서 온 신호가 지상의 한 점에서 만나는 모습을 그린 도식

빠르게 움직이는 시계는 왜 느리게 가나

특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은 정지한 관찰자가 볼 때 느리게 간다. GPS 위성은 지구 둘레를 초속 약 4킬로미터로 돈다. 빛에 비하면 아주 느린 속도라 효과는 작지만, 정밀한 원자시계로는 분명히 드러난다. 이 효과만 따지면 위성의 시계는 지상보다 하루에 약 7마이크로초 늦어진다.

높은 곳의 시계는 왜 빠르게 가나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중력이 강한 곳일수록 시간이 느리게 간다. 지구 표면은 중력이 강하고, 약 2만 킬로미터 높이에서 도는 GPS 위성은 중력이 훨씬 약하다. 그래서 위성의 시계는 지상보다 빨리 간다. 이 효과는 하루에 약 45마이크로초로, 움직임에 의한 효과보다 훨씬 크다.

효과 근거 이론 위성 시계의 변화(하루)
빠른 속도 특수 상대성 이론 약 7마이크로초 늦어짐
약한 중력 일반 상대성 이론 약 45마이크로초 빨라짐
합계 두 효과의 합 약 38마이크로초 빨라짐

두 효과를 합치면 위성의 시계는 지상보다 하루에 약 38마이크로초 빠르다. 빛이 38마이크로초 동안 가는 거리는 10킬로미터가 넘는다. 이 차이를 그대로 두면 하루 만에 지도 위의 내 위치가 엉뚱한 동네로 옮겨 가 버린다.

스마트폰 지도 앱에 현재 위치가 파란 점으로 표시된 화면

상대성 효과 말고도 GPS 신호를 흐트러뜨리는 요인은 많다. 전파가 지구 대기 위쪽의 전리층과 아래쪽의 수증기층을 지나며 조금씩 느려지고, 도심에서는 건물에 반사된 신호가 섞여 들어온다. 수신기는 여러 위성의 신호를 함께 계산하고, 두 가지 주파수를 비교하는 방법 등으로 이런 오차도 줄인다.

실제로는 어떻게 보정하나

GPS를 설계한 기술자들은 이 효과를 미리 계산해 두었다. 위성에 싣는 원자시계의 진동수를 발사 전에 아주 조금 낮게 맞춰서, 궤도에 올라가면 상대성 효과로 빨라진 결과가 지상의 시계와 맞아떨어지도록 한 것이다. 위성의 궤도가 완벽한 원이 아니어서 생기는 작은 변화도 수신기가 계산으로 보정한다.

이 보정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사실 자체가 상대성 이론의 정밀한 검증이기도 하다. 우리가 길을 찾을 때마다, 손 안의 스마트폰은 아인슈타인의 두 이론을 함께 쓰고 있는 셈이다.

남은 질문

상대성 이론의 효과는 이제 더 작은 규모에서도 측정된다. 최신 원자시계는 높이가 몇십 센티미터만 달라져도 중력에 의한 시간 차이를 잡아낼 만큼 정밀해졌다. 이런 시계를 이용해 땅속의 밀도 차이나 해수면의 높이를 재는 새로운 측량 기술도 연구되고 있다. 시간을 더 정확히 재는 일은 다시 우주와 지구를 이해하는 새로운 도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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