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컴퓨터

몬티 홀 문제가 직관을 배신하는 방식

문 세 개 중 하나를 고른 뒤 사회자가 꽝인 문을 열어 준다. 선택을 바꾸면 당첨 확률이 두 배가 된다는 답은 왜 그토록 받아들이기 어려운가.

편집부 · 2026년 10월 5일 · 읽는 데 4분

무대 위에 나란히 닫혀 있는 나무 문 세 개
무대 위에 나란히 닫혀 있는 나무 문 세 개

문 세 개가 있고 그중 하나 뒤에 자동차가 있다. 참가자가 문 하나를 고르면, 어디에 차가 있는지 아는 사회자가 남은 두 문 가운데 꽝인 문 하나를 열어 보여 준다. 그리고 묻는다. 선택을 바꾸겠느냐고. 답은 바꾸는 쪽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처음 고른 문에 차가 있을 확률은 3분의 1이고, 바꿨을 때 차를 얻을 확률은 3분의 2다. 이 문제를 몬티 홀 문제라 부른다.

왜 반반이라고 느끼나

문이 두 개 남았으니 각각 반반이라고 느끼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 직관이 틀린 이유는 사회자의 행동이 아무렇게나 일어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자는 차가 어디 있는지 알고, 반드시 꽝인 문만 연다. 참가자가 고른 문은 절대 열지 않는다. 이 규칙 때문에 남은 두 문은 대등하지 않다.

처음 고를 때 참가자의 문에 차가 있을 확률은 3분의 1이다. 사회자가 무엇을 하든 이 확률은 바뀌지 않는다. 사회자는 참가자의 문에 대해 아무런 새 정보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3분의 2는 어디로 갔을까. 처음에는 남은 두 문에 나뉘어 있었는데, 사회자가 그중 꽝인 하나를 지워 버리면서 3분의 2가 고스란히 남은 문 하나에 모인다.

세 가지 경우를 가지처럼 나눠 그린 확률 나무 도식

경우를 하나씩 세어 보면 어떻게 되나

직관이 받아들이지 못할 때는 모든 경우를 적어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참가자가 늘 1번 문을 고른다고 하자. 차의 위치는 세 가지 가운데 하나다.

차의 위치 사회자가 여는 문 그대로 두면 바꾸면
1번 2번 또는 3번 당첨 꽝
2번 3번 꽝 당첨
3번 2번 꽝 당첨

세 경우 가운데 그대로 두어 이기는 것은 한 번, 바꿔서 이기는 것은 두 번이다. 바꾸는 전략이 이기는 경우는 처음 고른 문이 꽝이었던 모든 경우다. 처음에 꽝을 고를 확률이 3분의 2이니, 바꿔서 이길 확률도 3분의 2가 된다. 표 하나로 정리하면 분명하지만, 이 결론을 처음 들은 사람 대부분은 쉽게 납득하지 못한다.

문이 100개라면 어떻게 보일까

직관을 돕는 좋은 방법은 숫자를 키우는 것이다. 문이 100개이고 참가자가 하나를 고른다. 사회자가 차가 없는 문 98개를 모두 열고, 참가자의 문과 다른 문 하나만 남긴다. 이때 처음 고른 문에 차가 있을 확률은 여전히 100분의 1이다. 사회자가 98개를 지우고 일부러 남겨 둔 그 문에 차가 있을 확률은 100분의 99다. 이렇게 보면 바꾸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문 세 개일 때도 구조는 똑같다. 다만 숫자가 작아서 차이가 덜 극적으로 느껴질 뿐이다.

조건이 바뀌면 답도 바뀌나

몬티 홀 문제의 답은 사회자의 규칙에 달려 있다. 사회자가 차의 위치를 모르고 남은 문 가운데 아무거나 열었는데 우연히 꽝이었다면, 이때는 남은 두 문의 확률이 정말로 반반이 된다. 사회자가 열 수도 있었던 문에 차가 있었을 가능성이 이미 걸러졌기 때문이다.

이 차이가 몬티 홀 문제의 핵심이다. 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그 장면이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느냐에 따라 확률이 달라진다. 확률을 계산할 때는 결과만 보지 말고 정보가 어떤 규칙으로 드러났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는 교훈이다. 이것이 조건부 확률의 출발점이다.

컴퓨터 화면에 반복 실험 결과가 막대그래프로 쌓이는 장면

직접 확인할 수 있나

카드 세 장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 사람이 사회자 역할을 맡아 당첨 카드의 위치를 알고, 다른 사람이 고른다. 수십 번 반복하며 바꿨을 때와 그대로 두었을 때의 당첨 횟수를 따로 적으면, 바꾸는 쪽이 대략 두 배 가까이 자주 이긴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컴퓨터로 수만 번 흉내 내면 비율은 3분의 2에 더욱 가깝게 수렴한다. 몬티 홀 문제가 유명해진 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이런 실험으로 결론을 받아들였다.

남는 질문

수학적으로는 이미 깔끔하게 풀린 문제지만, 사람의 직관이 왜 이토록 끈질기게 반반을 고집하는지는 여전히 흥미로운 연구 주제다. 남은 선택지를 대등하게 보려는 경향, 처음 고른 것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심리, 바꿨다가 틀렸을 때 더 크게 후회하리라는 예상이 함께 작용한다는 해석이 있다. 확률의 계산과 사람의 판단 사이에 놓인 이 간격은 의료 진단이나 재판처럼 불확실한 정보를 다루는 자리에서 실제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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