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컴퓨터

단백질의 모습을 파헤친다 단백질 분자 모델링

아미노산 서열에서 입체 구조를 예측하는 문제는 50년간 풀리지 않았다.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편집부 · 2026년 9월 20일 · 읽는 데 2분

단백질의 기능은 모양에서 나온다. 서열은 쉽게 읽을 수 있지만 그 서열이 어떤 모양으로 접히는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왜 어려웠나

사슬이 접힐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천문학적이다. 하나씩 따져 보는 방식으로는 우주의 나이를 다 써도 끝나지 않는다는 계산이 제시된 바 있다. 이를 레빈탈의 역설이라 한다.

실제 단백질은 몇 밀리초 안에 접힌다. 무작위로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경로를 따라 간다는 뜻이다.

물리 법칙으로 계산하려는 시도가 오래 이어졌다. 원자 사이의 힘을 계산해 에너지가 가장 낮은 상태를 찾는 방식이다. 원리상 옳지만 계산량이 지나치게 크고, 근사를 쓰면 정확도가 떨어졌다.

진화의 기록을 읽다

돌파구 가운데 하나는 서열 자체에 구조 정보가 담겨 있다는 관찰이었다.

같은 기능의 단백질을 여러 생물에서 모아 비교하면, 어떤 두 위치가 함께 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한쪽이 바뀌면 다른 쪽도 그에 맞춰 바뀐다.

이런 관계는 두 위치가 입체 구조에서 가까이 있을 때 생긴다. 서로 맞물려야 하므로 한쪽만 바뀌면 구조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수많은 서열에서 이런 짝을 찾아내면 어느 부분이 어느 부분과 접촉하는지 알 수 있다. 접촉 정보가 충분히 모이면 전체 모양을 좁혀 나갈 수 있다.

평가 대회

이 분야에는 2년마다 열리는 평가 대회가 있다. 구조가 이미 밝혀졌지만 공개되지 않은 단백질을 대상으로, 각 팀이 예측한 결과를 실제 구조와 비교한다.

오랫동안 성적은 완만하게 올랐다. 2020년 대회에서 한 팀의 결과가 실험으로 결정한 구조에 근접한 정확도를 보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해당 방법은 서열 사이의 관계를 학습하는 신경망 구조를 썼고, 예측한 구조를 다시 입력으로 되돌리며 반복해 다듬는 방식을 포함했다.

무엇이 달라졌나

예측된 구조가 대규모로 공개되면서, 실험으로 구조를 얻기 어려웠던 단백질에 대해서도 출발점이 생겼다.

구조를 아는 것이 기능을 아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부위가 홈을 이루는지, 어떤 표면이 노출되는지를 알면 실험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2024년 노벨 화학상은 이 분야의 성과에 주어졌다. 구조 예측과, 원하는 기능을 갖는 단백질을 새로 설계하는 연구가 함께 인정됐다.

여전히 어려운 부분

예측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남아 있다.

고정된 모양을 갖지 않고 상황에 따라 흐물거리는 부위가 있다. 이런 영역은 예측 신뢰도가 낮게 나온다.

여러 단백질이 결합한 복합체, 결합 상대에 따라 모양이 바뀌는 경우도 어렵다. 돌연변이 하나가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는 일도 아직 한계가 있다.

예측 결과는 실험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실험의 방향을 정하는 데 쓰인다는 점이 이 분야에서 반복해 강조된다.

이어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