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생명

뇌가 스스로 변한다고

뇌는 자라면서 굳는다고 여겨졌다. 성인의 뇌도 구조를 바꾼다는 증거가 쌓이면서 이 전제가 바뀌었다.

편집부 · 2021년 2월 27일 · 읽는 데 2분

20세기 중반까지 신경계에 대한 통념은 분명했다. 어린 시절에 회로가 완성되고, 그 뒤에는 손상만 남는다는 것이었다.

통념이 흔들리다

변화의 계기 가운데 하나는 시각 발달 연구였다.

어린 동물의 한쪽 눈을 일정 기간 가리면 그 눈에 해당하는 뇌 영역이 줄어들고, 다른 눈의 영역이 넓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경험에 따라 뇌의 영역 배분이 달라진 것이다.

이 변화가 잘 일어나는 시기가 따로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를 결정적 시기라 한다. 그 시기가 지나면 같은 조작을 해도 변화가 훨씬 적었다.

처음에는 이 결과가 오히려 통념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읽혔다. 어릴 때만 변한다는 증거로 보였기 때문이다.

성인의 뇌도 바뀐다

이후 성인에서도 변화가 관찰됐다.

손가락을 많이 쓰는 작업을 오래 한 사람에게서 해당 손가락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넓어진 사례가 보고됐다. 복잡한 길을 익히는 직업군에서 공간 기억과 관련된 영역의 부피가 평균보다 크다는 연구도 나왔다.

새로운 기술을 몇 주간 훈련한 뒤 관련 영역에 변화가 나타났다가, 훈련을 멈추면 되돌아간다는 결과도 있다.

무엇이 변하는가

변화는 여러 수준에서 일어난다.

가장 흔한 것은 신경세포 사이 연결의 세기 변화다. 함께 활동하는 세포들 사이의 연결이 강해지고, 쓰이지 않는 연결은 약해진다.

연결 자체가 새로 생기거나 사라지기도 한다. 신경세포의 가지가 뻗어 나가 새 접점을 만드는 과정이 관찰됐다.

신경세포가 새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다만 성인의 뇌에서 이 현상이 어느 정도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가 엇갈린다. 해마에서 일어난다는 보고와, 성인에서는 거의 없다는 보고가 함께 있다. 측정 방법의 차이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재활의 근거

뇌졸중 후 재활은 이 성질에 기댄다. 손상된 부위 자체는 되살아나지 않지만, 주변 영역이나 반대쪽 반구가 기능을 일부 넘겨받을 수 있다.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는 건강한 쪽의 사용을 제한하고 약해진 쪽을 억지로 쓰게 하는 훈련이다. 편한 쪽만 쓰면 약한 쪽의 회로가 더 위축되기 때문이다.

반복과 강도가 중요하다는 점도 확인됐다. 짧게 자주 하는 것보다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로 충분히 반복하는 편이 효과가 크다는 결과가 있다.

과장에 대한 주의

뇌가 변한다는 사실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특정 훈련 프로그램이 전반적인 인지 능력을 올린다는 주장은 근거가 약하다. 훈련한 과제의 성적은 오르지만 다른 과제로 잘 옮겨 가지 않는다는 결과가 여러 차례 보고됐다.

변화에는 한계와 시간이 따른다. 어떤 회로는 쉽게 바뀌고 어떤 회로는 거의 바뀌지 않는다. 손상의 위치와 정도에 따라 회복 가능성도 크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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