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요리 사이 짜릿한 로맨스 요리에 숨은 과학 찾기
고기를 구울 때 나는 향과 빵의 갈색은 같은 반응에서 나온다. 조리는 화학 반응을 조절하는 일이다.
편집부 · 2021년 12월 12일 · 읽는 데 2분
조리는 재료에 열과 물, 시간을 가하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은 화학 반응과 물리적 변화다.
갈색과 향의 정체
고기를 구울 때 표면이 갈색으로 변하며 향이 난다. 빵 껍질, 볶은 커피콩, 구운 양파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마이야르 반응이다.
아미노산과 환원당이 열을 받아 반응하면서 수백 종의 새로운 분자가 만들어진다. 이 분자들이 색과 향을 낸다. 재료에 따라 아미노산과 당의 조합이 다르므로 생기는 향도 달라진다.
이 반응은 대체로 140도 이상에서 활발해진다. 물이 끓는 온도는 100도이므로, 재료 표면에 물기가 있으면 온도가 올라가지 않아 갈변이 일어나지 않는다. 고기를 굽기 전에 표면의 물기를 닦는 이유다.
캐러멜화는 다른 반응이다. 당만 있어도 일어나고, 대체로 더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 설탕을 녹여 갈색으로 만드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익는다는 것
고기가 익는 것은 단백질이 변성되는 과정이다.
단백질은 특정한 모양으로 접혀 있는데, 열을 받으면 그 구조가 풀리고 다시 엉긴다. 이때 사이에 있던 물이 밀려 나온다. 오래 가열할수록 더 많이 밀려 나와 질겨진다.
단백질마다 변성되는 온도가 다르다. 달걀흰자는 약 62도부터 굳기 시작하고 노른자는 그보다 높다. 두 온도 사이에서 오래 유지하면 흰자는 굳고 노른자는 걸쭉한 상태로 남는다. 온천 달걀이 만들어지는 원리다.
질긴 부위를 낮은 온도에서 오래 익히는 조리법도 여기에 근거한다. 근육을 감싼 결합조직의 콜라겐은 오래 가열하면 젤라틴으로 바뀌어 부드러워진다. 반면 근섬유 단백질은 높은 온도에서 수축한다. 낮은 온도로 길게 가열하면 앞쪽 변화를 얻으면서 뒤쪽을 줄일 수 있다.
섞이지 않는 것을 섞기
기름과 물은 섞이지 않는다. 그런데 마요네즈는 기름과 물이 섞인 상태로 유지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유화제다. 한쪽 끝은 물과, 다른 쪽 끝은 기름과 잘 어울리는 분자가 경계에 늘어서서 두 액체를 붙잡는다. 달걀노른자에 들어 있는 레시틴이 그 역할을 한다.
기름을 한꺼번에 부으면 분리된다. 유화제가 감쌀 수 있는 속도보다 기름 방울이 빨리 들어오기 때문이다. 조금씩 넣으며 저어야 하는 이유다.
소금이 하는 일
소금은 맛만 내지 않는다. 고기에 미리 소금을 뿌려 두면 단백질 구조가 일부 풀리면서 수분을 붙잡는 능력이 올라간다. 익힌 뒤에도 육즙이 덜 빠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채소에 소금을 뿌리면 반대로 물이 빠져나온다. 세포 밖의 농도가 높아져 삼투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절임에서 쓰이는 원리다.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
조리 과정의 화학은 상당 부분 밝혀졌다. 그러나 무엇이 맛있다고 느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같은 음식을 두고도 평가가 갈린다. 경험, 기억, 함께 먹는 상황이 지각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많다. 조리의 과학은 결과를 예측 가능하게 만들지만, 그 결과가 좋은 음식인지는 다른 기준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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