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공중부양하는 원판

초전도체 위에 놓인 자석은 공중에 멈춰 선다. 단순한 반발이 아니라 자기장이 물질 안에 고정되기 때문이다.

편집부 · 2026년 9월 20일 · 읽는 데 2분

차가운 판 위에 자석이 떠 있다. 밀어도 제자리로 돌아오고, 뒤집어도 떨어지지 않는다. 초전도체를 이용한 부상 실험에서 흔히 보는 장면이다.

저항이 사라진다

초전도는 어떤 물질을 특정 온도 아래로 낮췄을 때 전기 저항이 완전히 0이 되는 현상이다. 1911년 수은을 액체 헬륨으로 냉각하는 실험에서 처음 관측됐다.

저항이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없어진다는 점이 핵심이다. 초전도 고리에 한번 전류를 흘리면 전원을 끊어도 전류가 계속 돈다. 오랜 기간 감쇠가 관측되지 않았다는 실험 결과가 보고돼 있다.

자기장을 밀어낸다

초전도체의 또 다른 성질은 내부에서 자기장을 몰아내는 것이다. 마이스너 효과라 한다.

이는 단순히 저항이 0이어서 생기는 결과가 아니다. 이미 자기장 속에 있던 물질을 냉각해 초전도 상태로 만들어도 자기장이 밀려난다. 초전도가 단순한 완전 도체와 다른 별개의 상태임을 보여 주는 증거로 쓰인다.

자석을 초전도체 위에 놓으면, 자기장을 밀어내는 힘이 중력과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서 멈춘다.

멈춰 서는 이유

마이스너 효과만으로는 자석이 옆으로 미끄러지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여기에는 다른 성질이 관여한다.

실용적으로 쓰이는 초전도체 대부분은 제2종에 속한다. 이들은 자기장을 완전히 밀어내지 않고, 일부를 가느다란 관 모양으로 통과시킨다. 이 관을 자속선속이라 한다.

물질 내부의 결함은 이 관을 붙잡아 둔다. 관이 붙잡히면 자석과 초전도체의 상대적 위치가 고정된다. 이를 자속 고정이라 한다. 자석을 옆으로 밀면 관이 붙잡힌 자리에서 벗어나려 하고, 그 저항이 복원력으로 작용한다. 초전도체를 뒤집어도 자석이 매달린 채 따라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온도라는 벽

초전도가 나타나는 온도는 오랫동안 절대온도 20도 아래에 머물렀다. 1986년 구리 산화물 계열에서 훨씬 높은 온도의 초전도가 발견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액체 질소로 냉각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가, 실험과 응용이 크게 쉬워졌다.

상온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극히 높은 압력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았다는 보고들이 있었으나, 재현과 검증 과정에서 철회되거나 논란이 이어진 사례가 있다.

쓰이는 곳

초전도는 이미 여러 곳에서 쓰이고 있다. 병원의 자기공명영상 장치는 강한 자기장을 만들기 위해 초전도 전자석을 쓴다. 입자가속기의 자석도 마찬가지다.

자기부상열차에도 적용된다. 다만 상용 노선 가운데는 초전도 방식이 아니라 일반 전자석으로 부상하는 방식이 더 널리 쓰인다. 냉각 설비의 부담 때문이다.

송전선에 쓰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저항이 없으므로 손실 없이 전력을 보낼 수 있지만, 선로 전체를 냉각해야 하는 비용이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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