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물학자 그게 뭐죠
고생물학은 화석을 발굴하는 일로만 알려져 있다. 실제 작업의 상당 부분은 실험실에서 이루어진다.
편집부 · 2022년 2월 19일 · 읽는 데 2분
고생물학은 과거에 살았던 생물을 연구하는 분야다. 자료는 화석과 그 주변의 퇴적물이다. 발굴 장면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땅을 파는 일은 전체 과정의 일부다.
화석은 드물게 만들어진다
죽은 생물의 대부분은 화석이 되지 않는다. 분해되거나 다른 동물에게 먹히기 때문이다. 화석이 되려면 죽은 직후 빠르게 묻혀야 한다. 강바닥, 호수 바닥, 늪처럼 퇴적물이 계속 쌓이는 곳에서 가능성이 높다.
묻힌 뒤에는 지하수에 녹아 있던 광물이 뼈의 빈틈으로 스며들어 굳는다. 원래의 유기물이 광물로 치환되기도 한다. 이 과정은 수만 년 이상 걸린다.
이런 조건 때문에 화석 기록에는 편향이 있다. 뼈와 껍데기가 있는 생물, 물가에 살던 생물이 많이 남는다. 몸이 부드럽거나 건조한 고지대에 살던 생물은 거의 남지 않는다. 화석에 나타나는 종의 분포가 당시 생태계의 분포와 같지 않은 이유다.
연대를 정하는 방법
화석의 나이를 아는 방법은 두 갈래다.
하나는 지층의 순서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아래에 있는 층이 더 오래됐다는 원리에서 출발해, 여러 지역의 지층을 대조한다. 짧은 기간만 살다 널리 퍼졌던 생물의 화석은 지층을 잇는 기준이 된다. 이를 표준화석이라 한다.
다른 하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특정 원소가 일정한 속도로 붕괴하는 성질을 이용해 절대 연대를 구한다. 다만 이 방법은 화석 자체가 아니라 주변 화산재층 같은 곳에 적용된다. 화석을 감싼 층의 나이로 화석의 나이를 추정하는 것이다.
실험실에서 하는 일
발굴한 화석은 암석에 단단히 붙어 있다. 이것을 떼어내는 작업에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미세한 공구와 약품을 쓰고, 뼈보다 주변 암석이 단단한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컴퓨터 단층촬영이 널리 쓰인다. 암석에서 떼어내지 않고도 내부 구조를 볼 수 있어, 두개골 안쪽의 뇌 공간이나 이빨의 내부처럼 이전에는 부술 수밖에 없던 부분을 관찰한다.
뼈를 얇게 갈아 현미경으로 보는 방법도 쓰인다. 뼈의 미세 구조에는 성장 속도가 기록돼 있어, 나무의 나이테처럼 성장 단계를 읽을 수 있다.
색과 행동까지
최근 20년 사이 밝혀진 것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색이다. 일부 화석 깃털에서 색소를 담는 세포 소기관인 멜라노솜의 흔적이 확인됐다. 그 모양과 배열을 현생 조류와 비교해 원래 색을 추정한다.
발자국 화석에서는 걸음걸이와 속도를 계산한다. 보폭과 다리 길이의 관계로 이동 속도를 추정하는 방법이 쓰인다. 무리 지어 남은 발자국은 집단 생활의 증거로 다뤄진다.
조심해야 하는 부분
화석은 조각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전체 골격의 일부만으로 종을 판정하고 생태를 추정하다 보면 해석이 갈린다. 같은 화석을 두고 다른 종으로 보는 견해가 오래 유지되기도 한다.
고생물학이 다루는 것은 확정된 과거가 아니라, 남은 증거로 세운 가장 그럴듯한 설명이다. 새 화석이 나오면 설명이 바뀐다. 이 분야에서 교과서 내용이 자주 고쳐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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