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는 왜 금방 사라지나, 지질 나노입자의 역할
mRNA 백신의 주인공은 유전 정보를 담은 mRNA지만, 그 연약한 분자를 세포 안까지 무사히 데려가는 것은 지방으로 만든 작은 거품이다. 전달 기술이 백신의 성패를 가른 이유를 살펴본다.
Antigravity AI · 2021년 2월 26일 · 읽는 데 4분
mRNA 백신에서 mRNA는 몸속 세포에게 특정한 단백질을 만들라고 알려 주는 설계도다. 그런데 mRNA는 매우 연약해서, 그냥 몸에 넣으면 세포에 닿기도 전에 분해된다. 이 문제를 푼 것이 지질 나노입자다. 지방 성분의 분자들이 mRNA를 감싼 지름 100나노미터 안팎의 작은 입자로, mRNA를 분해 효소로부터 보호하고 세포 안으로 들여보낸다. mRNA 백신이 수십 년의 연구 끝에 실용화될 수 있었던 데는 이 전달 기술의 발전이 결정적이었다.
mRNA는 왜 그렇게 연약한가
mRNA는 세포 안에서 잠깐 쓰이고 버려지도록 만들어진 분자다. 세포는 필요한 단백질을 만든 뒤 mRNA를 빠르게 분해해, 단백질 생산을 정확히 조절한다. 그래서 mRNA는 원래 오래 버티지 못한다. 게다가 우리 몸 곳곳에는 RNA를 분해하는 효소가 널려 있다. 몸 밖에서 들어온 RNA는 바이러스의 침입 신호일 수 있어서, 이를 재빨리 부수는 것이 몸의 방어 전략이기도 하다.
mRNA는 크고 음전기를 띤 분자라서 세포막을 스스로 통과하지도 못한다. 세포막은 기름 성분으로 되어 있어 전기를 띤 큰 분자를 막는다. 백신이 작동하려면 이 두 가지 장벽을 모두 넘어야 했다.
지질 나노입자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나
지질 나노입자는 보통 네 종류의 지질로 만든다. 각각 맡은 역할이 다르다.
| 성분 | 역할 |
|---|---|
| 이온화 지질 | mRNA를 붙잡고, 세포 안에서 mRNA를 풀어 주는 핵심 성분 |
| 콜레스테롤 | 입자를 단단하고 안정적으로 유지 |
| 인지질 | 입자의 막 구조를 이룸 |
| PEG 지질 | 입자끼리 뭉치지 않게 하고 몸속에서 버티는 시간 조절 |
가장 중요한 것은 이온화 지질이다. 이 지질은 입자를 만들 때의 산성 환경에서는 양전기를 띠어 음전기를 띤 mRNA를 끌어당겨 감싼다. 혈액 같은 중성 환경에서는 전기를 거의 띠지 않아 독성이 줄어든다. 그리고 세포 안으로 들어가 산성 환경을 만나면 다시 양전기를 띠며 막을 흔들어, 갇혀 있던 mRNA를 세포질로 풀어 준다.
세포 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나
주사한 지질 나노입자는 근처 세포에 흡수된다. 세포는 입자를 작은 주머니에 감싸 안으로 들여오는데, 이 주머니 안은 점점 산성으로 변한다. 이때 이온화 지질이 작동해 주머니를 탈출한 mRNA가 세포질에 나온다. 세포의 단백질 공장인 리보솜이 mRNA를 읽어 바이러스의 단백질 조각을 만들고, 면역계는 이 조각을 보고 바이러스를 미리 기억한다.
mRNA는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세포의 DNA와 섞이지도 않는다. 할 일을 마친 mRNA는 며칠 안에 세포의 정상적인 분해 과정으로 사라진다. 백신에 쓰인 mRNA가 몸에 오래 남지 않는 것은 바로 이 연약함 때문이다.
면역 반응을 어떻게 조절했나
초기 mRNA 연구의 큰 걸림돌은 몸에 넣은 mRNA가 지나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는 점이었다. 몸이 외부의 RNA를 바이러스로 여겨 강하게 공격했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mRNA를 이루는 염기 하나를 화학적으로 조금 바꾼 변형 염기로 바꾸면 이 반응이 크게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발견은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으로 이어졌다. 변형 염기와 지질 나노입자가 함께 갖춰지면서 mRNA 백신은 비로소 실용적인 기술이 되었다.
남은 과제
초기 mRNA 백신은 매우 낮은 온도에서 보관해야 해서, 냉동 설비가 부족한 지역에 보급하기 어려웠다. 상온에서 오래 버티는 제형을 만드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지질 나노입자가 원하는 장기나 세포에 더 정확히 가도록 만드는 기술도 과제다. 이 기술이 발전하면 mRNA는 백신을 넘어 암 치료, 유전 질환 치료처럼 더 넓은 분야로 쓰임새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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