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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You See Me: 당신의 속을 들여다보다

최종 수정일: 2023년 7월 9일


"Look closely, because the closer you think you are, the less you will actually see."

The Closer You Look, The Less You See

영화 <Now You See Me> (2013)은 화려한 카드마술과 함께 "Look closely, because the closer you think you are, the less you will actually see."라는 마술사 다니엘의 대사로 그 포문을 연다. 이 대사 자체는 생각해보면 당연한 사실이지만, 과학자들의 입장에서는 아쉽기 짝이 없는 일이다. 예를 들어, 미시적인 세계를 연구하는 입자물리학자들의 입장에서 쿼크를 ‘본다면’ 정말 좋겠지만 빛으로 본다는 행위 자체가 관측대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면 무슨 수로 ‘본다’는 것인가? 당장 작은 생물들을 연구하려는 생물학자들은 사정이 다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광학 기구들의 발전을 통해 높은 배율의 현미경이 계속 개발되고 있으며, 아래 그림과 같이 작은 범위라도 아주 자세하게 볼 수 있는 기술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작은 생명체를 발견한 경이를 선사한 과거의 현미경과
키토산의 생성반응을 ‘볼’ 수 있는 현재의 현미경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통상적으로 알려진 수많은 현미경들은 모두 어느 정도의 한계를 마주하고 있다. 현미경을 크게 분류하자면 빛을 쬐어 렌즈로 상을 확대하는 광학 현미경과 전자의 산란을 통해 상을 얻는 전자 현미경으로 나눌 수 있다. 광학 현미경은 살아있는 생명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해상도가 낮고 대부분 염색이 필요하며, 이는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물론 이 또한 실험의 한 방법으로 행해질 수는 있다). 반면 전자 현미경은 해상도는 굉장히 높으나 시료가 금속으로 코팅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죽은 상태만 관찰할 수 있고, 무엇보다 두 방법 모두 시료의 내부를 관찰하기는 굉장히 힘들다. 즉, 가까이 보려 할수록 더 못 본다는 다니엘의 조롱은 아직도 희미하게나마 이런 현미경들 주위를 맴돌고 있다. 우리는 이를 극복하고 진정으로 작은 세상을 볼 수 있을까?



투시?
시간에 따른 세포들의 변화

위와 같이 생명체를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앞에서 말한 현미경과는 다르게, 3차원으로 생생하게 세포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분명하게 볼 수 있다면 세포의 많은 것들을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놀랍게도, 위 그림은 상상력으로 만든 CG가 아니다! 실제 세포를 이렇게 꿰뚫어보는 기술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이 기술을 사람들은 QPI (Quantitative Phase Imaging), 또는 홀로토모그래피 (Holotomography)라고 부른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우리는 세포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holotomography라는 말이 어떻게 나왔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Holotomography는 holography와 tomography의 합성어다. Holography는 물체에서 나온 빛의 위상과 진폭을 ‘읽는’ 과정을 뜻하며(hologram과 비슷한 류의 말이다), tomography는 그리스어 τoμoσ(slice)와 γραψετε(write)에서 온 말로, 한글로는 단층촬영이라고 부른다. 즉, 빛을 사용하여 물체의 단면별 정보를 얻겠다는 의도가 담겨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빛으로 그 정보를 알아내겠다는 것인가?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노노그램을 잘 풀면 된다.



노노그램으로 보는 투시의 비밀
만화 ‘귀멸의 칼날’에 나오는 투시능력 (a.k.a. 내비치는 세계)

‘본다’라는 것은 광원에서 나와 그 지점에서 반사된 빛을 인식한다는 행위이다. 그러나 위의 그림처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바로 바라보는’ 투시와는 다르게, 현실에서의 투시는 오히려 노노그램을 푸는 것에 가깝다. 노노그램은 각 열과 행에 몇 개의 블록이 칠해져 있는지 주어져 있을 때 원래 그림을 맞추는 퍼즐로, 생각보다 까다롭긴 하지만 하나하나 차근차근 맞추다 보면 전체 그림을 알 수 있다.


노노그램을 푸는 법

단층촬영(tomography)의 원리도 이와 동일하다! 단, 노노그램에서는 각 줄에 블록들이 어떻게 분포했는지 알려준다면 실제 상황에서는 빛을 쏘아 반대편에서 나온 빛의 변화에 대한 정보만 알 수 있기 때문에 정보가 좀 더 제한적이다. 그러나 전방위적으로 이 정보를 알게 된다면 우리는 거꾸로 물질 속에서 빛을 흡수하는 정도를 알 수 있다. 믿기 힘든가? 병원에서 촬영하는 CT도 이와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사실 CT도 Computed Tomography의 약자이기 때문에 단층촬영의 원리가 뼈를 찍을 때는 X선, 세포를 찍을 때는 가시광선을 사용해서 응용되고 있는 것이다.


CT와
홀로토모그래피

이 연속적인 노노그램을 푸는 데 사용되는 수학적 도구는 역-라돈 변환 또는 Filtered Back Projection (FBP)라고 불리는 일종의 푸리에 변환이다. 라돈 변환은 다음과 같이 어떤 함수를 직선에 대해 적분한 정보인데, 예를 들면 빛을 흡수하는 정도를 f라고 둘 수 있다.



관찰력이 좋은 사람들은 f의 라돈 변환이 바로 단층촬영을 했을 때, 즉 빛을 쏘아 물체를 통과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정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각 세포 소기관은 세포 내액과 빛을 흡수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f를 안다면 세포의 안쪽을 ‘바라 볼’ 수 있는 것이다. 라돈 변환된 f를 안다면 f는 이로부터 다음과 같이 얻어진다.

여기서 별 모양 표시는 라돈 변환의 쌍대 연산자임을 나타내며, F는 푸리에 변환, H는 힐베르트 변환을 의미한다. 자세한 수학적인 전개는 하지 않겠으나 이 식을 소개하는 이유는 새삼 FBP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선을 따라 적분한 값을 모두 안다면 이를 통해 연속적인 노노그램을 푸는 과정이 구체적인 식으로, 그것도 생각보다 간단하게 정리된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이 도구를 사용해 우리는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세포를 있는 그대로 꿰뚫어볼 수 있다.



Now You See Me

물론 세포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이 기술이 만능인 것은 아니다. 일단 가시광선이 사용되기에 가시광선이 통과하지 못하는 대상은 볼 수 없으며, 그 자체가 빛을 적게 흡수 및 산란하는 표본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에 볼 수 있는 대상에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정말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홀로토모그래피는 살아있는 세포 및 소기관, 그리고 오가노이드(organoid)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분야에서 대표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분석과정에서 전자현미경과 같이 시료를 정량적으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시광선을 사용해서 광학현미경과 같이 있는 그대로의 세포들을 볼 수 있기에 이는 상당히 혁신적인 기술이다. 이외에도 박테리아가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과정을 추적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한 영상들을 보면 세포 분열, 사멸,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처리하는 모습 등 이때까지 정성적으로 관찰할 수 밖에 없던 광경들이 3차원상에서 소기관 하나의 움직임까지 생생히 기록되어 있다. 인류가 작은 생명체를 보려고 시도한 이래로, 드디어 제대로 이들을 볼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홍지우 학생기자 | Physics & Earth Science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Tomocube.com

[2] KAIST 박용근 교수, 의광학연구실. Retrieved May 1, 2023 from http://bmol.kaist.ac.kr/

[3] Popescu, G. (2011). Quantitative phase imaging of cells and tissues. McGraw-Hill Education.

[4] Reece, J. B., Urry, L. A., Cain, M. L., Wasserman, S. A., Minorsky, P. V., & Jackson, R. B. (2014). Campbell biology (Vol. 9). Boston: Pearson.

[5] 브랜드 K 당신이 챔피언, 55회 토모큐브, AI 3D 홀로그래피 현미경 (2021.11). 대전방송(TJB)

[6] Radon Transformation. (2023). In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Radon_transform

[7] Batenburg, K. J., & Kosters, W. A. (2012). On the difficulty of Nonograms. ICGA journal, 35(4), 195-205.

[8] 전기현, 단층촬영. 생새우초밥집. Retrieved February 17, 2023 from

https://freshrimpshushi.github.io/categories/단층촬영

[9] YongKeun (Paul) Park, Holotomography label-free 3D imaging of live cells and organoids, Wiley Analytical Science. Retrieved April 05, 2023 from https://analyticalscience.wiley.com/do/10.1002/was.0004000335


첨부한 이미지 출처

[1] Leterrier, L. (Director). (2013). Now You See Me [film]. Summit Entertainment

[2] 'Monster Soup' satirical engraving showing a lady discovering the quality of the Thames water, by William Heath (1828) © Science Museum Pictorial / Science & Society Picture Library.

[3] Microscopy Austrailia [@micro_au]. (2023, April 17). Chitosan produced by heck reaction. SEM by Michael Bradshaw. [Tweet]. Twitter. https://twitter.com/micro_au/status/1647738396964470784/photo/1

[4] Cell division. Retrieved May 1, 2023 from tomocube.com/cell-division/

[5] 내비치는 세계. (2023). 나무위키, https://namu.wiki/w/내비치는%20세계

[6] Batenburg, K. J., & Kosters, W. A. (2012). On the difficulty of Nonograms. ICGA journal, 35(4), 195-205.

[7,8] Tomocube.com


첨부한 동영상 출처

[1] Youtube (tomocube), https://www.youtube.com/watch?v=_yCe76CIDm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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