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내용을 시작하기 전에, 제목을 보고 의아해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미리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생화학, 바이오소재, 생명공학 등 현재도 많은 학문들이 생물학과 융합하여 독창적인 결과들을 이끌어내고 있지만, 수리생물학(Mathematical Biology)이라는 분야는 대다수 사람들에게 생소한 분야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수리생물학은 다양한 생물학적 시스템을 수학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시스템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학문으로, 1963년 노벨 생리 의학상을 수상한 Hodgkin-Huxley 모델이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기사는 ‘암을 수학적으로 어떻게 모델링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서, 어떻게 수학을 이용하여 생물학적 현상들을 구현해 나갈 수 있을까? 라는 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복잡한 수식 나열 및 공식 유도는 들어있지 않으므로, 수학을 그리 좋아하시지 않으시는 분들도 부담 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우선 암과 관련된 기본적인 사항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암은 세포들이 통제되지 않은 채(uncontrolled) 급격히(rapidly) 분열하는 현상입니다. 암세포가 많아지면서 종양 또한 형성되고, 이러한 암세포들이 신체 여러 곳곳에 전이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종양들은 여러 영양분들을 필요로 하는데 이들을 얻기 위해 암세포들은 놀랍게도 혈관들을 자신 주위로 오도록 유도하게 됩니다. 이를 혈관 신생(angiogenesis)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암에 대한 수학적 연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종양이 어떻게 발생되는가? 라는 질문, 종양이 어떻게 혈관을 새롭게 만드는가? 라는 질문, 마지막으로 암 세포를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위 세 가지 질문 중 첫 번째 질문에 대해 답해보면서 수리생물학이라는 학문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가를 간략하게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암의 종류가 있고, 각각의 종류마다 구체적인 종양 발생 과정은 다 다를 것입니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의 공통점은 존재하는데, 우선 세포에 변이(mutation)가 일어나야 하며, 종양을 억제하는 유전자(tumor suppressor gene)들을 비활성화 시켜야 합니다. 이 중에서도 세포 변이에 초점을 맞춰보려고 합니다.
N이라는 크기를 가진 집단이 있습니다. 이 집단의 변이율을 u, 변이된 세포가 얼마나 환경에 적합한지를 r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r의 값을 통해 이 세포들의 시간에 따른 수를 계산할 수 있으며, 이를 그래프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두 종류의 세포들을 가지고 모델링 한 것으로, 세 종류, 네 종류 등으로 일반화도 가능합니다. 예시로 세포의 종류가 세 가지일 때 그래프 개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렇게 모델링을 하면 어떠한 점이 좋을까요? 저희가 수학에서 수식을 통해 그래프의 개형을 예측할 수 있듯이, 이 역시도 수식을 통해 추후 암세포의 변이 과정을 유추해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 사진의 가장 오른쪽 그래프 c에서 변이된 세포 수의 평균값은 1 – exp(-Nu1u2rt^2/2)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u1과 u2는 각 변이된 세포의 변이율입니다.)
특별히 주목해야 되는 부분은 줄기세포(stem cell)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줄기세포는 아직 분화 되지 않아 다른 세포로 분화될 수 있는 세포들을 말하며 그 특성 때문에 만약 줄기세포가 변이한다면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줄기세포 분열 횟수와 암 발생 위험 간 상관계수는 0.8이 넘습니다!)
줄기세포에 대한 확률 모델을 S, 분화된 세포에 대한 확률 모델을 D라고 해보겠습니다. 또한 세포 분열 속도를 v(D), 자가재생산의 확률을 p(D)라 표현하면 다음과 같은 식으로 모델링이 가능합니다.

이를 이용하여 다음 그래프와 같이 실제 질병들에 대해 암세포의 수에 관해서도 분석이 가능합니다. (왼쪽 그래프는 생쥐의 백혈병, 오른쪽 그래프는 인간의 백혈병에 관한 모식도입니다.)

종양이 어떻게 생겨나는 것인가 하는 간단한 예시를 통해 수리생물학이라는 과목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되었으면 합니다. 수리생물학의 목적은 주어진 생물학 문제를 제일 적합한 수학 도구를 사용해서 해결하고 그에 수반한 수학 이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번 기사에서 다룬 사례를 보자면, 종양의 발생이라는 수학적 문제를 미분방정식 및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밝혀낸 예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수리생물학이라는 분야가 아직은 국내에서는 많이 생소한 분야인 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KAIST의 김재경 교수님 등 소수의 국내 교수님들이 좋은 글들을 통해 수리생물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리려 노력해주고 계십니다. 이번 기사에서 다룬 토픽 및 수리생물학 전반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참고문헌 및 인터넷을 통해 여러 정보들을 얻으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8학년도 2학기 바라던Bio
<작성자> 18-064 신정연
<분야> 수리생물학
<참고 문헌>
http://mathsci.kaist.ac.kr/~jaekkim/FAQ.html
수리생물학 : 수학과 생물학의 아름다운 만남 – Kaist
Mathematical Oncology: Using Mathematics to Enable Cancer Discoveries
Christian T.K.-H. Stadtländer (2016) Introduction to mathematical oncology, Journal of Biological Dynamics
<이미지>
01. http://matematicas.uclm.es/molab/
02. Mathematical Oncology: Using Mathematics to Enable Cancer Discove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