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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수석 졸업생이 굴린 스노우 볼, 시간결정

결정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흔히 사전적인 의미로는 “원자의 배열이 공간적으로 반복된 패턴을 가지는 물질이다.”로 정의한다. 하지만 이것은 3차원 적인 논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를 4차원으로 확장하면 어떨까? 이런 결정 물질은 공간적인 주기성을 갖고 있음과 동시에 시간적 주기성도 갖게 된다. 이런 물질을 시공간 결정(Space Time Crystal, STC)라고 하며, 흔히 타임 크리스탈, 시간 결정으로 잘 알려져 있다. 타임 크리스탈은 비교적으로 최신 이론이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내용이 많다. 하지만 본 기사에서는 비교적으로 간단한 이야기들만 논의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시간 결정 (Nature 제공)
시간 결정의 시작, 프랭크 윌첵

양자 색역학의 점근 자유성에 대하여 연구한 공로로 200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프랭크 윌첵은 2012년 MIT에서 시간 결정의 존재성에 대한 이론을 제시하게 된다. 그는 고리 형태의 초전도체에서의 전하들이 연속적 시간 병진 대칭성을 파괴하는 간단한 모델을 제시한다.

여기서 대칭(symmetry)에 대한 개념을 집고 넘어가야한다. 물리학의 근본 법칙들은 모두 공간이나 시간에 따라 불변인 형태를 갖고 있으며, 이런 성질을 대칭이라고 한다. 물리학에서는 많은 대칭이 존재하는데, 그중 우리가 관심을 가질 대칭은 공간 병진 대칭(spatial translational symmetry), 회전 대칭(rotational symmetry), 그리고 시간 병진 대칭(time translational symmetry)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대칭들이 물리학의 모든 대칭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아래의 그림과 같이 물리학에는 그 외에도 여러 대칭이 존재한다.

물리에 존재하는 다양한 대칭성

과거에는 이러한 대칭성들이 과학을 기술하는 보편적인 법칙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다양한 실험을 통해 예외적인 상황들이 발견 되었으며, 현제는 CPT 대칭성이 마지막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에 대하여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은 사람들은 아래의 영상을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대칭성의 중요한 특징은 근본 법칙이 대칭적이라고 해서 나타나는 현상까지도 반드시 대칭적이라는 보장은 없다. 또 물리 시스템이 대칭적이라고 하더라도 이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상태’가 반드시 모두 대칭적이라는 보장도 없다. 대표적인 예시를 들면, 아래에 있는 그림이다.

자발 대칭 깨짐을 설명하는 그림 (네이처 제공)

바닥에 똑바로 세워 놓은 원뿔의 꼭짓점에 구슬을 올려놓는 경우를 생각하면 시스템 자체는 분명히 회전 대칭적이다. 동서남북 어느 방향이든 다를 것이 없다. 그리나 구슬을 꼭짓점에 올려놓으면 그대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 아래 바닥으로 내려가면서 배치 방향이 정해져 버려 회전 대칭이 깨진 비대칭 상태가 된다. 이처럼 근본 법칙과 시스템은 엄연히 대칭적인데도 상태는 비대칭이 되어 버리는 것을 ‘자발 대칭 깨짐’이라고 한다.

앞서 이야기한 결정 구조가 이러한 자발 대칭 깨짐의 예가 된다. 결정 중 하나가 격자 구조를 형성하게 되면 이에 따른 다른 원자들의 위치와 방향이 벡터로써 나타나기 때문에 공간의 연속성이 깨지며 일정한 공간적 주기를 지닌 비연속적 공간 대칭을 형성하게 된다.

다시 프랭크 윌첵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그는 자신의 논문에서 고리 형태의 초전도체를 이용하여 연속적 시간 병진 대칭성(Continuous Time Translational Symmetry)을 깰 수 있음을 주장한 것이다. 이는 쉽게 이야기하며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특정 순간과 바로 다음 순간에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이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열적인 평형을 유지하고 있는 물질의 경우에도 각각의 원자들은 굉장히 랜덤한 움직임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이것도 연속적 시간 병진 대칭성이 깨진 것일까? 그렇지 않다. 전체적인 시스템에서 보았을 때 통계적인 요소는 모두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랭크 윌책의 주장에 의하면 자신이 제시한 물질은 전체 시스템 자체의 통계적인 요소 역시 변한다고 한 것이다. 이는 시간 결정의 시작점이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시간 결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 시작하였다.

시간 결정 이론의 발전 과정

프랭크 윌첵의 발표에 의하면 시간 결정이 발견되는 순간 시간 병진 대칭성이 파괴되는 꼴이다. 하지만 2015년 UC 버클리의 하루키 와타나비(Haruki Watanabe)와 도쿄대의 마사키 오시카와는 시간 병진 대칭성이 평형상태의 양자 시스템에서 붕괴될 수 없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보였다. 이런 이론적 증명은 시간 결정의 존재성을 부인하는 형태가 되었다. 그럼에도 이후 노먼 야오와 그의 UC 버클리팀은 평형상태라는 구속 조건은 버리고 외부에서 에너지를 가해줌으로써 시간 결정이 존재할 수 있음을 다시 보이게 되었다.

그들은 이온을 일렬로 배치시킨 뒤 해당 이온들에 레이저를 쏘아 해당 이온들의 전자 스핀 방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이때 레이저를 쏘는 것은 외부에서 에너지를 가해주는 것과 같은 꼴이다. 이런 논의를 통해 그들은 시간 결정에 대한 상평도를 그려낼 수 있게 되었다.

시간 결정에 대한 상평형도

이때 이 그래프의 x축은 원자들 사이의 Interaction Strength를 나타내며, y축은 스핀의 회전 유도 외부 시그널의 불완전성을 이야기한다. 해당 상평도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Discrete Time Crystal MBL 영역은 인가해준 레이저의 진동수의 배가 되는 진동수로 스핀이 회전하는 영역이다. 즉 시간 결정이 형성되는 영역을 뜻한다. 또 Symmetry Unbroken MBL에서는 다시 물질이 시간 대칭적인 형태를 지니게 되며 인가해준 진동수와 같은 진동수로 움직이는 이온 배치가 나타나게 된다. 마지막으로 Thermal에서는 말 그대로 외부 레이저에 의한 효과가 거의 없으며, 열적 효과가 우세한 영역을 이야기한다.

카이스트 수석 졸업한 대한민국 연구진의 위대한 실험

2017년에는 야오가 제시한 이론을 바탕으로 시간 결정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험이 2개가 진행된다. 메들린 대학교의 크리스 몬로스팀은 야오가 제시한 방식을 그대로 따라 14개의 이터븀 이온(Yb+)을 일렬로 배치한 뒤 레이저를 통해 진동을 일으켰다.

Chris Monroe’s Team의 실험 장치 셋업

Chris Monroe’s Team의 실험 과정

하지만 같은 해 시간 병진 대칭 깨짐을 관찰한 우리 나라 연구원, 하버드대 최순원, 최준희 연구원이 있었다. 그들은 메들린 대학교에서 진행한 실험은 규모가 작아 큰 규모의 규칙성을 입증하는 것에는 미흡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이와 달리 허버드대 실험은 다이아몬드와 그 속에 무작위로 분포된 질소 빈자리 결함 100만개를 사용해 상당히 큰 규모의 규칙성을 입증했다. 이런 물질 상태가 자연에서는 생각보다 쉽게 발생할 수 있을 시사하기도 하였다.

‘시간 결정’ 구현 논문을 낸 하버드대 물리학과 최준희(윈쪽) 연구원과 최순원(오른쪽) 연구원

특히 최준희 연구원은 한성과고를 조기졸업한 뒤 KAIST기계공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면서 총장상을 받기도 하였다.

2021년 더욱 드디어 시간결정을 영상화 하다.

시간 결정 연구는 2017년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연구되었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시간결정을 영상화 하는 것에 성공하게 되었다. 독일-폴란드 연구팀이 실온에서 양자화된 스핀 파동(Spin Wave, SW)으로 구성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STC(시공간 결정)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그들은 이런 촬영을 위해 헬름홀츠 젠트룸 베를린의 BessyⅡ에 있는 주사투과 X선 현미경 ‘Maxymus’의 도움으로 그들은 반복되는 주기적 자화 구조를 결정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그들은 아래의 그림에 나타난 것과 같은 Magnonic Py-stripe에서 실험을 진행하였으며, 시간 결정의 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험 진행 모습

이를 영상으로 촬영한 모습은 다음과 같다.

이에 파웰 그루스제키는 “우리는 그러한 시공간 결정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널리 퍼져 있음을 보여줄 수 있었다. 우리의 결정은 실온에서 응축되고 입자는 분리된 시스템과는 달리 입자와 상호 작용할 수 있다. 더욱이 이 마그노닉 시공간 결정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크기에 도달했다. 이로 인해 많은 잠재적 응용 분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간 결정은 이후 양자 컴퓨터의 메모리로 사용되기에 굉장히 유용하며 많은 발전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다. 앞으로의 발전되는 모습을 독자들도 함께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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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Real space observation of magnon interaction with driven space-time crystals by Nick Trager

[2] Observation of discrete time-crystalline order in a disordered dipolar many-body system. By Soonwon Choi, Joonhee Choi

[3] Quantum Time Crystals by Frank Wilczek.

[4] Discrete time crystals: rigidity, criticality, and realizations. By Norman Y. Yao

[5] Discrete Time Crystals. By Christopher Monroe

[6] https://www.youtube.com/watch?v=5l1KxgHH2Ek

[7] http://scimonitors.com/

[8] https://en.wikipedia.org/wiki/Time_translation_symmetry

[9] https://www.yna.co.kr/view/AKR20170307193100017


첨부한 이미지 출처

[1] https://www.nature.com/news/the-quest-to-crystallize-time-1.21595

[2] https://www.yna.co.kr/view/AKR20170307193100017

[3] http://sisareport.com/?p=32071

[4] Discrete time crystals: rigidity, criticality, and realizations. By Norman Y. Yao

[5] Discrete Time Crystals. By Christopher Monroe


첨부한 동영상 출처

[1] https://www.youtube.com/watch?v=kUY3TglEUCU

[2] https://www.youtube.com/watch?v=yArprk0q9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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