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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년 전부터 느렸던 인간의 뇌가 침팬지와 인간을 갈랐다

9월 18 업데이트됨

무엇이 인간과 침팬지의 차이를 만드는가?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침팬지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유인원으로, 사람과 침팬지의 유전자 공유 비율은 98.8%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높은 유전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현생 인류와 침팬지는 행동과 인지 능력 등 다양한 면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어째서 이런 차이가 생겼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여럿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바로 뇌 발달 속도의 차이다.


뇌의 발달 속도 차이가 사람과 유인원을 가른다

2019년, 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와 UCSD 연구진이 사람과 보노보, 침팬지의 뇌 속 뉴런의 발달 양상을 비교한 논문을 발표한다. 뉴런의 발달은 곳 뇌의 발달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해당 논문은 결국 보노보와 침팬지, 그리고 사람의 뇌 발달 속도를 비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연구진은 인간, 보노보, 침팬지의 neural progenitor cell을 쥐의 뇌에 이식했고, 19주 동안 뉴런의 성장을 관찰했다. 그들이 관찰한 결과는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보노보와 침팬지의 뉴런 확산 속도는 비슷했던 반면, 실험 2주 만에 침팬지의 뉴런은 인간의 뉴런보다 약 76% 넓게 퍼졌다. 이는 침팬지나 보노보와 같은 유인원의 뉴런이 인간의 뉴런보다 더 빨리 성장한다고 해석할 수 있고, 이는 곧 유인원은 인간보다 뇌의 발달이 빠르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게 된다.

해당 논문의 실험 그래프, 인간의 뉴런이 느리게 확산됨이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보노보와 침팬지의 뉴런은 빨리 성장하고 빨리 멈췄지만, 인간의 경우는 천천히, 그렇지만 더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이는 현생인류, 즉 호모사피엔스를 침팬지와 비교했을 때 인간은 유년 시간에 뇌가 오랫동안 성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뇌가 오래 자란다는 것은 결국 여러 기술이나 능력을 습득하는 시간이 길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성장 속도의 차이는 사람의 경우 부모에게 오래 보살핌을 받고, 오랜 시간동안 학습을 받기에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뇌의 느린 발달이 유인원과 인간 사이의 차이를 만들었다는 게 밝혀지자, 과학자들은 이제 새로운 의문을 가졌다. 인간의 뇌의 ‘느린 발달’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300만 년 전, Australopithecus afarensis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이하 아파렌시스)는 현재 멸종된 사람족 종으로, 약 390만 년 전부터 290만 년 전까지 지구상에 생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의 종과 현존하는 사람속의 공통 조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가장 유명한 아파렌시스의 화석은 1974년 에티오피아의 아파르 지역에서 발견된 루시(Lucy)로, 아마 한번쯤은 들어본 이름일 것이다. 비록 과학자들이 밝혀낸 루시의 사인은 ‘나무 위에서 잠을 자다 떨어졌다’는 조금 황당한 이유지만, 루시의 화석을 통해 300만 년 전 초기 인류가 직립보행을 했고 도구를 제작하는 능력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된다.

루시

이렇듯 고인류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아파렌시스이지만, 지금까지 그들이 현생 인류와 같은 뇌의 발달 과정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 2020년 4월 1일,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Zeresenay Alemseged 미국 시카고대 의대 교수와 애리조나대, 막스플랑크연구소팀이 아파렌시스의 두개골을 연구해 그들의 뇌의 발달 양상을 알아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에티오피아 지역에서 발굴한 아파렌시스 화석 8구의 두개골을 ‘conventional computed tomography’와 ‘synchrotron computed tomography’방법을 이용해 복원했다고 한다. 두개골 안쪽은 뇌의 모양에 따라 공간이 형성되고, 뇌주름 등의 무늬까지 보존된다는 사실을 이용해 뇌의 크기와 형태 등을 재현하는 기술인데, 연구팀은 이것에 더해 화석의 치아 성장 상태를 분석해 생전 나이를 추정했다고 한다. 화석 8구 중에는 DIK-1-1과 A.L. 333-105라고 이름 붙은, 2.4세 정도로 추정되는 유아기의 아파렌시스 화석도 포함되어 있어 나이에 따른 뇌의 발달 정도를 분석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나이에 따른 뇌 발달 정도의 차이

또한 연구팀은 유아 아파렌시스의 뇌를 복원한 영상과 현생 침팬지의 뇌를 비교했는데, 뇌의 크기에서는 아파렌시스가 침팬지에 비해 20%가량 더 크다는 차이가 있지만 후두엽과 초승당고랑 등의 위치와 같은 그 구조는 거의 비슷함을 밝혀내었다. 하지만 해당 화석의 생전 나이를 고려했을 때, 유아 아파렌시스와 성인 아파렌시스의 뇌 크기 차이는 상당했던 반면, 같은 나이의 침팬지의 뇌 크기는 성인 침팬지와 큰 차이가 없었다.


유아기의 아파렌시스(DIK-1-1)와 현생 침팬지의 뇌 영상 비교

연구팀은 이러한 분석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300만년 전부터 인간의 뇌는 다른 영장류들에 비해 느리게 발달했고, 이는 오랜 기간 부모 등으로부터 보살핌을 받으며 여러 능력을 습득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아파렌시스와 유인원의 차이점을 만들어 냈고, 이는 결국 현생 인류와 유인원 사이의 크나큰 간극을 만들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류 진화의 역사는 여전히 미지로 가득하다

지금까지 인류의 진화/발달 과정, 인류의 역사 등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는 많지 않다. 많은 고인류학자들, 고고학자들은 호모 사피엔스의 등장을 30만 년 전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살았던 아프리카에는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호모 로데시엔시스, 호모 날레디 등 여러 인류가 공존했고, 아프리카 밖에는 유라시아 대륙의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 호모 에렉투스가 살았으며, 인도네시아에는 플로레스인이, 필리핀에는 호모 루조넨시스가 살았다고 한다. 30만 년 전만 하더라도 최소 9종의 인류가 살고 있었던 것이다. 30만 년 전에서 더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100만 년 전부터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호모 안테세소르, 호모 하빌리스, 상술했던 300만 년 전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까지, 이 밖에도 수많은 고인류 종들이 존재하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종들도 무수히 많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상한다.

아프리카 전역에서 등장한 고인류 분포도

‘우리는 어디서부터 왔는가?’라는 질문은 오랫동안 우리 인류를 괴롭혀 왔다. 이 질문은 16세기 대항해시대를 시작으로 유럽에 전 세계의 다양한 식물종, 동물종들이 퍼지며 시작되었고, 18세기 자연사학자들의 방대한 자료 수집, 19세기 다윈의 자연선택설과 20세기 알프레드 베게너의 대륙이동설, 그리고 현재 고인류학자들과 고고학자들의 여러 연구들까지. 인류는 어디서부터 왔는지, 이 다양한 생물종들은 어디서부터 왔는지에 대한 답은 아직까지 불명확하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유의미한 연구 결과들과 관측 데이터들이 쌓이면, 언젠가는 이 방대한 변화의 시작점을 특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참고자료 [1] https://advances.sciencemag.org [2] https://elifesciences.org [3] http://dongascience.donga.com [4] https://ko.wikipedia.org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advances.sciencemag.org [2] https://elifesciences.org [3] https://ko.wikipedia.org

KOSMOS BIOLOGY 지식더하기

작성자│서명진

발행호│2020년 봄호

키워드#뇌과학 #고인류학 #진화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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