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이면 생일이 겹칠 확률이 절반을 넘는 생일 문제
한 반에 23명만 모여도 생일이 같은 두 사람이 있을 확률은 절반을 넘는다. 직관과 계산이 크게 어긋나는 이유와, 이 원리가 암호와 데이터 검사에 쓰이는 방식을 살펴본다.
편집부 · 2026년 10월 25일 · 읽는 데 4분
사람 23명이 모이면 그중 생일이 같은 두 사람이 있을 확률은 약 50.7퍼센트로 절반을 넘는다. 1년이 365일이니 183명쯤은 모여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훨씬 적은 인원으로 충분하다. 직관이 틀리는 이유는 "나와 생일이 같은 사람"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문제가 묻는 것은 누구든 두 사람의 생일이 겹치는 경우이고, 23명 사이에서 만들 수 있는 두 사람의 짝은 253쌍이나 된다.
겹치지 않을 확률부터 계산한다
생일이 겹칠 확률을 바로 구하는 것보다 아무도 겹치지 않을 확률을 구해 1에서 빼는 편이 쉽다. 계산을 단순하게 하려고 윤년은 빼고, 모든 날짜에 사람이 태어날 가능성이 같다고 가정한다.
첫 번째 사람은 아무 날이나 괜찮다. 두 번째 사람이 첫 번째 사람과 다른 날에 태어날 확률은 365분의 364다. 세 번째 사람이 앞의 두 사람과 모두 다를 확률은 365분의 363이다. 이렇게 23번째 사람까지 곱해 나가면 아무도 겹치지 않을 확률은 약 49.3퍼센트가 된다. 따라서 적어도 한 쌍이 겹칠 확률은 약 50.7퍼센트다.
| 사람 수 | 생일이 겹치는 두 사람이 있을 확률 |
|---|---|
| 10명 | 약 12% |
| 23명 | 약 51% |
| 30명 | 약 71% |
| 50명 | 약 97% |
| 70명 | 거의 확실 |
짝의 수가 빨리 늘어난다
사람이 한 명 늘 때마다 새로 생기는 짝의 수는 그때까지 있던 사람의 수만큼이다. 10명이면 짝이 45쌍, 23명이면 253쌍, 50명이면 1,225쌍이 된다. 사람 수가 두 배가 되면 짝의 수는 대략 네 배가 된다. 짝 하나하나가 생일이 같을 확률은 365분의 1로 작지만, 짝이 수백 개가 되면 그중 하나쯤 겹치는 일은 흔해진다.
반대로 "나와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을 확률"은 짝이 아니라 사람 수만큼만 늘어난다. 이 확률이 절반을 넘으려면 나 말고 253명이 더 있어야 한다. 같은 생일이라는 사건을 두고도 질문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필요한 인원이 열 배 넘게 달라진다.
현실의 생일은 고르지 않다
실제 출생일은 날짜마다 고르지 않다. 계절에 따라 출생아 수가 달라지고, 병원에서 날짜를 잡는 출산이 늘면서 주말과 공휴일에는 출생이 적은 경향도 있다. 날짜가 고르지 않으면 특정 날짜에 사람이 몰리므로 생일이 겹칠 확률은 계산보다 더 높아진다. 모든 날짜가 같은 가능성을 가진다는 가정은 겹칠 확률이 가장 낮아지는 경우다. 그래서 23명이라는 답은 현실에서 오히려 넉넉한 기준이 된다.
암호를 공격하는 생일 원리
이 원리는 컴퓨터 보안에서 생일 공격이라는 이름으로 쓰인다. 해시 함수는 어떤 데이터든 정해진 길이의 짧은 값으로 바꾸는 함수로, 서로 다른 두 데이터가 같은 해시값을 내면 문서 위조 같은 공격에 이용될 수 있다. 해시값이 가질 수 있는 경우가 N가지라면, 특정한 해시값 하나와 같은 것을 찾으려면 대략 N번을 시도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거나 두 개가 같아지는 경우를 찾는 데는 N의 제곱근 정도의 시도면 충분하다.
그래서 해시 함수를 설계할 때는 출력 길이를 원하는 안전도의 두 배로 잡는다. 예를 들어 128비트 수준의 안전도를 원하면 256비트 길이의 해시값을 쓴다. 생일 문제를 무시하고 출력 길이를 정하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적은 계산으로 충돌이 발견될 수 있다.
같은 생각은 데이터 처리에도 쓰인다. 회원 번호나 파일 이름을 무작위로 만들 때, 경우의 수가 충분히 많아 보여도 만드는 개수가 그 제곱근에 가까워지면 중복이 생기기 시작한다. 중복을 피하려면 경우의 수를 넉넉히 키우거나 처음부터 겹치지 않게 만드는 방법을 써야 한다.
남은 질문
생일 문제는 확률 계산이 직관과 어긋나는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사람들이 이 문제에서 틀리는 이유를 두고는, 두 사람의 짝을 세지 않고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버릇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널리 쓰인다. 그러나 사람이 확률을 어림할 때 어떤 지름길을 쓰고, 그 지름길이 언제 맞고 언제 틀리는지는 심리학과 인지과학에서 아직 연구가 이어지는 주제다. 계산은 몇 줄이면 끝나지만, 왜 그 계산이 이렇게 놀랍게 느껴지는지는 아직 다 설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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