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생명

2019년 노벨상 수상에 빛나는 걸작 리튬이온배터리

충전해서 다시 쓰는 배터리는 전자기기의 형태를 바꿨다. 리튬을 쓰되 금속 리튬은 쓰지 않는다는 발상이 열쇠였다.

편집부 · 2023년 3월 14일 · 읽는 데 2분

2019년 노벨 화학상은 존 구디너프, 스탠리 휘팅엄, 요시노 아키라에게 주어졌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든 공로였다.

왜 리튬인가

리튬은 금속 가운데 가장 가볍고, 전자를 내놓으려는 성질이 강하다. 같은 무게로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금속 리튬이 불안정하다는 점이었다. 충전을 되풀이하면 표면에 바늘 모양의 돌기가 자라난다. 이 돌기가 자라 양극과 음극 사이를 잇는 순간 단락이 일어나고, 발열과 발화로 이어진다.

끼워 넣기

1970년대 휘팅엄은 리튬 이온이 다른 물질의 결정 구조 사이로 드나들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층으로 이루어진 물질의 층 사이에 이온이 들어갔다 나오는 방식이다. 이를 삽입이라 한다.

구디너프는 이 원리를 적용할 더 나은 물질을 찾았다. 코발트 산화물을 양극으로 쓰면 더 높은 전압을 낼 수 있음을 밝혔다.

요시노는 음극을 바꿨다. 금속 리튬 대신 탄소 재료를 써서 리튬 이온이 그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금속 리튬이 없으므로 돌기가 자라는 문제가 크게 줄었다.

이로써 구조가 완성됐다. 충전할 때 리튬 이온이 양극에서 빠져나와 음극으로 들어가고, 방전할 때 반대로 움직인다. 이온이 양쪽을 오갈 뿐 금속으로 석출되지 않는다. 이 방식을 흔들의자에 빗대어 부르기도 한다.

남아 있는 위험

돌기 문제가 줄었을 뿐 사라진 것은 아니다. 급속 충전을 반복하거나 저온에서 충전하면 음극 표면에 리튬이 금속으로 쌓일 수 있다.

전해액이 유기 용매라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불에 타는 액체이므로 내부 온도가 오르면 발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 부분에서 시작된 발열이 주변으로 번지며 온도가 급격히 오르는 현상을 열폭주라 한다.

그래서 배터리에는 보호 회로가 함께 들어간다. 과충전과 과방전을 막고 온도를 감시한다.

수명이 줄어드는 이유

쓸수록 용량이 줄어드는 데에는 여러 원인이 겹친다.

음극 표면에는 전해액이 분해되면서 얇은 막이 생긴다. 이 막은 처음에는 보호 역할을 하지만, 계속 두꺼워지면서 리튬 이온을 붙잡아 둔다. 붙잡힌 이온은 다시 쓰이지 못한다.

양극 재료의 결정 구조가 조금씩 무너지는 것도 원인이다. 이온이 드나들 때마다 부피가 미세하게 변하고, 그 변형이 쌓인다.

다음 단계

전해액을 고체로 바꾸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타지 않는 재료를 쓰면 안전성이 올라가고, 금속 리튬을 음극으로 쓸 수 있게 되어 용량도 늘릴 수 있다.

다만 고체 전해질은 이온이 지나가는 속도가 느리고, 전극과 밀착시키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상용화 시점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코발트를 줄이거나 쓰지 않는 조성을 찾는 연구도 활발하다. 자원이 특정 지역에 몰려 있고 채굴 과정의 문제가 지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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