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생명

10대의 필수 영양소가 되어 버린 카페인

카페인은 잠을 쫓는 것이 아니라 졸음 신호를 가린다. 청소년기의 섭취가 특히 문제로 다뤄지는 이유가 있다.

편집부 · 2023년 10월 20일 · 읽는 데 2분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청소년이 늘었다. 커피뿐 아니라 에너지 음료, 일부 과자와 유제품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어 하루 섭취량을 가늠하기 어렵다.

졸음을 없애지 않는다

카페인은 화학적으로 아데노신과 구조가 닮았다.

아데노신은 깨어 있는 동안 뇌에 쌓이는 물질이다. 신경세포의 수용체에 결합해 활동을 누그러뜨리고, 쌓일수록 졸음이 깊어진다. 자는 동안 다시 분해된다.

카페인은 이 수용체에 대신 들러붙는다. 아데노신이 자리를 찾지 못하면 졸음 신호가 전달되지 않는다. 피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피로를 알리는 통로가 막히는 것이다.

그동안에도 아데노신은 계속 쌓인다. 카페인이 분해되어 빠져나가면 밀려 있던 신호가 한꺼번에 전달된다. 마신 뒤 몇 시간이 지나 갑자기 더 피곤해지는 이유다.

몸에서 사라지는 속도

카페인의 반감기는 성인 기준 평균 5시간 안팎이다. 오후 3시에 마신 카페인의 절반이 저녁 8시까지 몸에 남아 있다는 뜻이다.

이 값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 간에서 카페인을 분해하는 효소의 활성이 유전적으로 차이 나기 때문이다. 같은 양을 마셔도 어떤 사람은 잠드는 데 지장이 없고 어떤 사람은 밤을 새운다.

수면의 질

카페인은 잠드는 시간만 늦추는 것이 아니다. 잠의 구성도 바꾼다.

깊은 수면 단계가 줄어든다는 결과가 여러 연구에서 보고됐다. 잠든 시간은 같아도 회복되는 정도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본인은 잘 잤다고 느끼면서도 낮에 졸릴 수 있다.

여기서 되먹임이 생긴다. 잠을 설쳐 피곤하니 카페인을 더 찾고, 그 때문에 다시 잠을 설친다.

청소년기의 특수성

청소년의 수면 주기는 생물학적으로 성인보다 늦게 밀려 있다. 졸음을 유도하는 호르몬이 분비되는 시각이 뒤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늦게 자는 것이 단순한 습관만은 아니다.

등교 시간은 고정돼 있으므로 수면 시간이 줄어든다. 카페인이 이 상황을 더 밀어붙인다.

체중당 섭취량이 높아지기 쉽다는 점도 있다. 같은 한 캔이라도 체중이 적으면 농도가 높아진다. 여러 나라의 식품 당국이 청소년의 하루 섭취 상한을 체중 1kg당 2.5mg 수준으로 권고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의존과 금단

꾸준히 마시면 뇌는 수용체 수를 늘려 적응한다. 같은 효과를 얻으려면 더 많이 마셔야 한다. 내성이다.

끊으면 두통, 피로, 집중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대개 며칠 안에 사라진다. 다른 물질에 견주면 정도가 약하지만, 의존 상태가 만들어진다는 점은 분명하다.

정리되지 않은 부분

카페인이 성장이나 뼈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은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관련 연구의 결과가 엇갈린다.

비교적 일관되게 확인되는 것은 수면에 대한 영향이다. 문제로 다뤄야 할 지점도 여기다. 잠을 줄이는 방식으로 하루를 버티는 구조 자체가 위험 요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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