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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불, 숨, 물에서 원자까지

2020년 9월 29일 업데이트됨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먼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 수많은 사람들이 던졌던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 인류는 수많은 가설을 세워왔고, 그를 입증하기 위해 무수한 실험도 행했다. 우리는 단순히 4원소설과 원자론, 그리고 쿼크에 대해서만 간단히 알고 있지만 과학사를 살펴보면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학자들의 연구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당시 사회적 상황에도 큰 영향을 받았다. 연금술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방대한 화학의 역사를 살펴보자.

금, 금, 금!

연금술(Alchemy)이란 기원전 알렉산드리아에서 시작하여 이슬람 세계에서 체계화된 후 중세 유럽에까지 퍼진 주술적 성격을 띤 일종의 자연학으로, 비금속을 인공적 수단으로 귀금속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학문을 뜻한다. 이런 연금술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알케미스트라고 하는데, 이들은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자연철학을 신봉하고 있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4원소설이다. 그들은 세상의 모든 것들이 흙, 불, 숨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고 있었다. 현재로선 말도 안되는 시각이고, 많은 사람들이 우습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의 복잡한 물질들이 단순한 몇 가지의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은 눈여겨 볼만 했다.


알케미스트들은 다양한 물질을 끓이고 녹이고 자르는 등 수많은 실험을 통해 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행했다. 그들 중에서도 헤니히 브란트라는 독일인 알케미스트는 기본 금속들을 가장 순수한 금속인 금으로 바꿀 수 있는 ‘철학자의 돌’을 발견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원천은 다름아닌 사람의 오줌이었다. 브란트는 사람의 오줌을 끓인 후 증류, 가열하여 밝게 빛나며 흰 연기 기둥을 내뿜는 신기한 돌을 얻어냈는데, 이는 인(Phosphorus)이었다. 비록 비금속에서 금을 만들려는 그들의 노력은 모두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브란트처럼 뜻밖의 발견을 하기도 했다. 그들이 화학의 시초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공기, 나쁜 공기

시간이 흘러 유럽이 중세를 벗어나게 되면서 4원소설과 알케미스트들이 모습을 감추었고, 서서히 강력한 군주들이 등장했다. 영토전쟁과 세력싸움을 벌였던 그들은 강력한 무기를 필요로 했고, 그를 제작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금속이었다. 금속을 채굴하기 위해 곳곳에 수많은 광산들이 생겨났고, 깊은 지하까지 수많은 노동자들이 들어가 일을 하고는 했다. 그들은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기는 한 종류의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했지만, 광산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불을 타오르게 하는 좋은 공기와, 반대로 불을 끄는 나쁜 공기가 있다는 것을 머릿속으로 알고 있었다.


이를 실제화 시킨 사람은 요크셔의 자연철학자 조지프 프리스틀리이다. 그는 성직자이면서 실험자로, 다른 물질을 가열하며 발생하는 기체를 관찰했다. 그가 시도한 여러 가지 물질들 중 하나인 붉은 석회는 가열되며 수은으로 모습과 부피가 변했는데, 개발한 공기 채집통을 이용하여 발생한 기체를 모아본 결과 그 기체는 불을 더욱 타오르게 하는 성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조지프 프리스틀리

이 부분에서 이상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아마 산소를 발견한 프리스틀리가 아닌 라부아지에라고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라부아지에는 파리에서 출생한 인물로 유산 상속으로 막대한 부를 거머쥔 재력가였다. 취미생활로 과학을 하던 그는 어느 날 그의 만찬에 수많은 과학자들을 초대하였는데, 그중에는 프리스틀리도 있었다. 식사 중 프리스틀리는 자신의 실험과 관찰 결과를 모두에게 세세히 설명하였고, 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라부아지에는 놀라움에서 그치지 않고, 실험 방법을 모두 기록하여 며칠 후 재연하여 성공시키기까지 이르렀다. 다만 그가 프리스틀리보다 더욱 뛰어났던 점은 발생한 기체와 수은을 다시 반응시켜 가열 전과 정확히 같은 무게의 산화수은을 얻어냈다는 점이다. 그는 이 놀라운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고, 1775년, 그 기체를 ‘산소’라고 이름 붙였다.


라부아지에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끊임없는 실험 끝에 그는 물로부터 가연성 기체인 수소를 분리하여 열기구를 띄우는 업적을 세워 나폴레옹이 기구부대를 만들어 전투에 기용하기에 이르렀다. 더 나아가 그는 33개나 되는 원소를 찾아냈고, 이것이 그가 화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유이다. 그러나 그의 끝은 비참했다. 세금 징수를 담당했던 그는 프랑스 혁명 시기에 지나친 과세로 시민들에게 처형당하고 말았다고 한다.


실험을 준비하는 라부아지에와 조력자들

화학을 세상에 알리다

이번엔 1800년대 초반 영국으로 가보자. 영국의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는 영국 왕실 기구에서 연구와 강의를 진행했다. 훤칠한 외모의 소유자였던 그의 강의에는 수많은 귀족들이 몰렸다. 그는 쇼맨십이 넘쳐나는 사람이었고, 화려한 퍼포먼스가 주를 이루는 강의는 사람들을 금세 매료시켰다. 크고 작은 폭발과 화려한 색의 변화는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잿물에 전기를 흘려보내 칼륨을 발견하는 것을 포함하여 불과 2년 사이에 8개나 되는 원소들을 발견한 것 또한 험프리 데이비의 엄청난 업적이지만, 그의 강의로 인해 과학 그 자체가 인기 있는 문화로 발전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업일 것이다. 여담이지만, 그의 강의 모습은 매리 쉘리라는 젊은 작가에게 영감이 되어, 프랑켄슈타인이라는 그 유명한 작품이 탄생하기도 했다고 한다.


험프리 데이비의 수업. 그는 마치 후대의 아인슈타인처럼 영국에서 가장 저명한 과학자이자 인기스타였다.

유용한 과학, 돈이 되는 과학

돈.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돈은 화학의 발전에 또한 영향을 미쳤다. 돈이 되는 화학인 산업화학의 시초는 19세기 중반 런던에서 찾아볼 수 있다. 런던의 가난한 화학자 윌리엄 퍼킨의 실험실에서는 열대지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던 말라리아의 치료성분인 퀴닌을 대량 생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는 석탄을 추출할 때에 나오는 쿨타르를 사용하여 퀴닌과 비슷한 화학적 성질을 가진 아닐린을 합성해 냈고, 이를 다른 물질과 함께 증류시키는 과정을 통해 놀라운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바로 인류 최초의 인조 염료였다. 비록 그의 목표였던 퀴닌을 합성해내지는 못했지만, 이 아닐린 염료는 퀴닌만큼의, 어쩌면 그보다 더한 부를 안겨줬다.


이를 시초로 시작된 산업화학은 인류의 생활과 직결되었다. 염소의 대량생산에 성공한 독일은 곧 인공 비료를 빠르게 생산하기 시작했고, 식량 생산 속도의 대폭 상승으로 삶을 풍족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염소는 폭발물의 재료이기도 했다. 이는 1차 세계대전과 직결되었는데, 이것이 사람들이 제 1차 세계대전을 ‘화학자의 전쟁’이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그래서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다시 물질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에 대해 살펴보자. 19세기 중반을 넘어,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질이 ‘원자’라는 알갱이로 이루어져 있고, 이들이 모여 세상의 모든 것들을 이룬다고 생각했다. 저마다의 원자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증명은 항상 난제였다.


여기서 윌리엄 크룩스라는 과학자가 등장한다. 그는 공기가 흡입되는 한 쌍의 전극과 형광 스크린의 외부 유리관으로 크룩스관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이 크룩스 관의 두 전극 사이에 매우 높은 전압을 걸어준 결과, 녹색 선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자석으로 휘어지는 모습을 보고 빛이 전기의 형태로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선이 금속 페달을 움직이게 하는 것을 보고, 이것은 질량을 가진 입자의 흐름일 것이라 판단했다.


크룩스관에서 관찰되는 초록색 선의 모습

케임브리지 대학 케번디시 연구소의 JJ톰슨은 이 실험에 큰 관심을 가졌다. 그는 이 초록색 선이 원자보다 매우 작은, 전하를 띤 입자들의 흐름이라고 주장했고, 원자보다 1000배나 작다는 것을 계산, 이를 ‘전자’라고 이름 붙였다. 이렇게 20세기 초, 원자는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원자론이 확립되게 된다.

이 외에는?

사실 위에 나열한 것 이외에도 정말 방대한 과학의 역사가 숨겨져 있으나, 능력과 분량의 한계로 다 담지는 못하였다. 현재는 전자가 동일한 시간에 여러 곳에 존재하는 현상을 확률로 설명하는 양자역학이 연구되고, 양성자와 중성자, 전자를 이루는 진정한 기본 입자인 쿼크 등 많은 것들이 발견되어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이렇듯 과학적 사실들이 밝혀지는 과정에는 복잡하게 얽힌 수많은 일들이 숨어 있다. 단순히 외우기만 하는 것 보다는 과학사를 들여다보며 더욱 유익한 공부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자료>

[1]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26398&cid=40942&categoryId=32389

[2] https://search.naver.com/p/crd/rd m=1&px=388&py=386&sx=388&sy=386&p=UimgSlprvxsssj06atlssssssyh-124242&q=%EB%9D%BC%EB%B6%80%EC%95%84%EC%A7%80%EC%97%90&ie=utf8&rev=1&ssc=tab.nx.all&f=nexearch&w=nexearch&s=weyARi1Z0CVuvw%2Baw%2B%2BfWg%3D%3D&time=1570263952317&a=kdc_gng*S.title&r=1&i=08111AA1_000d1db57964&u=http%3A%2F%2Fwww.scienceall.com%2F%3Fpost_type%3Ddic%26p%3D24623&cr=1


<이미지>

[1] https://cafe.naver.com/civilization4/235120

[2] https://blog.naver.com/leespider/220086564636

[3] https://blog.naver.com/b4sudkqzt/221379740527

[4] https://blog.naver.com/dyhope/221392472526

[5] https://blog.naver.com/gewehr43/100043656390


Chemi 학생기자 목재균

2019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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