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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모, 빵에서 세포생물학까지!

최종 수정일: 2020년 10월 19일




폭신폭신 부풀어오른 빵, 보글보글 거품이 나는 맥주. 효모를 이용한 식품은 전세계의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효모 하면 발효식품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그래서 흔히 우리는 효모를 세균의 한 종류로 착각하지 쉬운데요, 사실 효모는 세균보다는 인간과 더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 진핵 생물입니다.



효모, 넌 누구니?


효모는 낭자균 중 효모균과에 속하는 균류의 한 무리로, 운동성과 엽록소가 없는 균류 단세포의 총칭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효모는 약 1500종 이상으로, 매우 다양한 특성을 가집니다.

흔히 상상하는 효모는 당을 발효시켜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는 효모인데, 이런 효모를 Saccharomyces라고 합니다. 반면, 모든 효모가 알코올 발효를 할 수 있어 우리에게 유용한 산물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알코올 발효를 진행하지 않는 효모도 있는데, 이런 효모는 Debaryomyces라고 합니다.



효모의 생활주기


중학교때부터 고등학생까지, 반복해서 배우는 효모에 대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출아법으로 생식한다’는 점입니다. 맞습니다, 대부분의 효모는 출아법을 통해 생식합니다. 출아법은 무성생식의 대표적인 한 종류이기도 하죠.

하지만, 효모의 생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습니다. 상당수의 효모는 주변 환경에 따라 유성생식이라고 볼 수 있는 형태의 생식을 하기도 합니다.

아래는 흔히 ‘Baker’s Yeast’라고 알려진 ‘Saccharomyces cerevisiae’ 출아효모의 생활 주기입니다.


그림 1. Saccharomyces cerevisiae 생활주기

출아효모의 생식방법을 크게 두가지로 나누면 무성생식인 출아법과, 유성생식 두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더 복잡한 조건들이 있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생존에 유리한 환경에서는 무성생식을 통해 빠른 번식을, 생존에 불리한 환경에서는 유성생식을 통한 유전적 다양성을 늘립니다.

먼저, 영양분이 충분한 시기에는 반수체 상태로 존재하며, 출아법을 통해 번식을 활발하게 진행합니다. 사실, 원래부터 단세포 생물인 효모에 반수체라는 말은 조금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뒤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두 효모가 합쳐져서 하나의 세포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유전정보의 양이 반 밖에 없기 때문에 반수체라고 불린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그림 2. 효모의 출아법

출아법의 과정은 먼저 세포막의 일부가 튀어 나오고, 이어서 세포핵이 분열하여서 튀어나온 쪽과, 원래 모세포에 나뉘어집니다. 그 뒤, 세포질이 완전히 분리되어서 두개의 개체를 형성합니다.


이런 반수체 상태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a타입과 α타입 두가지가 있습니다. 이 타입들은 마치 인간의 여성과 남성 같은 성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두가지 타입은 생존에 불리한 환경이 되면 서로 만나게 됩니다. 마치 서로 다른 성이 만나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들처럼 말이죠. 두 효모는 서로 만나서 이배체의 효모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렇게 형성된 효모는 그 자체로 안정하게 존재하기도 합니다. 확실히 두 효모가 만났기 때문에 일반적인 반수체의 효모와 비교했을 때 약 83% 더 크다고 합니다. 거의 두배에 가까운 수치이죠.


더 나아가 이 이배체의 효모가 감수분열을 하면, 4개의 반수체 세포가 형성되게 되는데요, 이 4개의 세포들을 포자라고 합니다. 이 포자는 자낭이라는 막에 싸여 있게 됩니다. 이 4개의 포자 중 2개는 a, 나머지 2개는 α타입이 됩니다.


자낭이 터지게 되면, 내부의 세포들은 다시 출아법을 통해 증식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증식한 세포들이 다시 융합하여 이배체의 세포를 형성하게 되고 다시 포자를 형성하고, 다시 융합하는 이런 주기를 반복하게 됩니다. 이런 주기를 반복하는 생물을 반수이배체(haplodiploidy)라고 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런 무성생식은 생존에 불리할 때 주로 일어납니다. 서로 다른 두 효모가 만나서 하나의 핵을 만들기 때문에 유전적 재조합이 일어날 수 있고,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분열효모의 생활주기


우리는 지금까지 효모는 출아법이라고 계속 생각해 왔지만, 출아법이 아니라 이분법을 통해 번식하는 효모도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의 모델 생물로 쓰이고 있는 효모인 Schizosaccharomyces pombe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림 3. Schizosaccharomyces pombe의 생활주기

분열효모 역시 출아효모와 마찬가지로 무성생식 생활사와 유성생식 생활사 모두를 가지고 있습니다. 분열효모도 출아효모와 마찬가지로 유성생식은 생존에 불리한 환경이 주어졌을 때 이루어집니다.


분열효모의 경우, 두 효모가 융합해서 이배체 세포가 되기도 하고, 바로 감수분열에 도입해서 4개의 포자를 생성하기도 합니다. 이배체 세포가 된 뒤에도 이배체 상태로 체세포 분열을 하면서 번식하다가, 영양분이 더 척박한 환경이 되면 포자를 형성합니다.


유성생식을 하는 이유는 위와 마찬가지로 유전적 다양성이 가장 클 것입니다. 그러나 주요한 이유는 아닐지라도 분열을 통해 두개의 개체가 되려면 충분한 양의 세포질이 있어야 하는데, 생존에 불리한 환경 속에서 충분한 생장을 하지 못한다면 세포가 분열하기에 충분한 크기로 자라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두 효모가 합쳐진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한편, 영양분이 부족할 때 분열효모는 유성생식도 무성생식도 하지 않는 휴면 상태에 돌입하기도 합니다.



효모의 가치


1) 효모와 식품

앞에서 언급했듯이 Saccharomyces 효모들은 당을 공급해주면 알코올 발효를 통해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냅니다.


빵을 만들 때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반죽 내부에 기체 방울을 만들어 빵을 부풀게 합니다. 술의 경우 당을 효모가 발효시켜서 만들어낸 알코올을 즐기는 것입니다. 맥주의 경우 보리를, 포도주의 경우 포도의 당을 발효시키는 것이죠.


2) 효모, 유용한 모델 생물


사실 효모의 가치 하면 맥주나 빵을 만드는 알코올 발효의 가치밖에 떠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효모의 진짜 가치는 이런 식품이 아니라 연구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효모는 가장 단순한 진핵생물입니다. 특히 분열효모 (S. pombe)의 경우는 현재까지 알려진 단세포 진핵생물 중 가장 적은 숫자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총 3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으며, 2002년에 이미 전체 서열을 모두 파악했고 인터넷에서 유전자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유전자가 모두 명확하게 밝혀져 있다는 것은 생물학 연구에 있어서 굉장히 강력한 장점이 됩니다.


어쩌면 원핵생물인 대장균이나 다른 세균들이 ‘단순’이라는 측면에서는 더 우세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효모는 이런 세균들이 가지지 못하는 또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진핵 생물’이라는 점입니다. 효모는 진핵생물이기 때문에, 진핵 생물인 인간 유전자와 몇가지 공통적인 유전자를 공유합니다. 특히 유전자 스플라이싱, 복제 원점, 세포 분열과 세포 구성 등 세포의 필수적인 기능의 경우 상당수가 효모와 인간에게서 공통으로 발견됩니다. 이렇게 인간과 유사하다는 것은 어떤 물질의 영향을 인간에게 시험하기 전, 효모를 통해 어느정도는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게 됩니다. 유전자뿐만 아니라 인간과 여러 후성유전학적 특징까지도 공유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효모는 실험실에서 기르기 쉽습니다. 아무리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도 실험실에서 다루기 어려운 생물은 연구에 적합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효모는 적당한 온도와 양분을 공급해주면 실험실 환경에서도 잘 번식합니다. 하나의 연구를 위해서는 많은 생물이 필요한 만큼, 잘 번식하는 효모의 특성은 연구에 매우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효모, 세균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유성 생식도 하고 인간과 여러가지 공통점을 가진다고 하니 더 가깝게 느껴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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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학년도 2학기 바라던Bio

<작성자> 18-018 김보현

<분야> 미생물학

<참고 문헌>

1) http://www.biologydiscussion.com/articles/saccharomyces-structure-nutrition-and-life-cycle-with-diagram/5650

2) Ira Herskowitz Life Cycle of the Budding Yeast Saccharomyces cerevisiae Microbiological Reviews, Dec. 1988, p.536-553

3)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56035&cid=40942&categoryId=32330

4)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434678&cid=60261&categoryId=60261

5)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23038&cid=40942&categoryId=32310


<사진 출처>

그림 1: https://en.wikipedia.org/wiki/Yeast

그림 2: Ira Herskowitz Life Cycle of the Budding Yeast Saccharomyces cerevisiae Microbiological Reviews, Dec. 1988, p.537

그림 3: https://joelhuberman.net/HubermanLabArchives/BIR572/Fig3YeastGenetics.html

(그 외 사진은 CC0 licence 사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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