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가 없었던 옛날에는 소리를 크게 내고 멀리까지 전달하기 위하여 확성기를 많이 사용했었습니다. 특히, 옛날 사진들을 보면 아침 조회시간에 확성기에 입을 대고 소리 내는 학생주임 선생님의 모습들이 있죠. 또, 운동회나 야유회 등에서 옛 추억을 돋기 위해서도 많이 사용합니다.
이러한 확성기는 단면적이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부터, 지수로 증가하는 것까지, 또, 네모난 단면을 가진 것, 원형 단면적을 가진 것 등 정말 많은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확성기들은 한 가지의 공통점을 가집니다. 바로 소리가 진행하는 방향으로 단면적이 증가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오늘은 이 확성기가 소리를 키워내는 비밀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그 비밀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서로 섞이고 얽혀 있습니다. 그 중에 제일 간단한 것 두 개를 먼저 알아보고 갑시다. 우선, 그냥 입으로 공기 중에 소리 내는 것과 확성기를 입에다 대고 소리를 내는 것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간단하게 생각했을 때, 그냥 입으로 소리를 낼 경우, 모든 방향으로 소리가 퍼져나가게 되지만 확성기를 사용할 경우 특정 방향으로 소리를 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확성기를 사용했을 때 그 부근에 있는 사람들은 더 큰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죠. 즉, 간단히 정리하자면 다음 그림과 같습니다.

그 두 번째 이유에는 확성기 자체의 진동이 소리를 증폭시킨다는 것입니다. 확성기 표면에서의 진동은 그 부근에 공기의 진동을 발생시킵니다. 그 공기의 진동은 소리가 되어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게 합니다. 뿐더러, 확성기의 표면적은 사람의 입보다 크기에 더 많은 양의 공기를 진동시킬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확성기를 쓰게 되면 더 많은 양의 공기를 진동시킬 수 있으므로 더 큰 소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Acoustic impedance (음향 임피던스)
앞의 두 가지 이유는 확성기의 단면적이 점점 넓어지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확성기의 단면적이 좁고 일정할 수록 소리를 한 곳으로 더 잘 집중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확성기의 단면적은 왜 넓어지는 것이고 그것이 어떻게 소리를 증폭하는 데에 연결되는 것일까요? 지금부터는 그 이유에 대해서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음향 임피던스 때문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서 교류 회로를 공부한 사람이 있다면 임피던스는 매우 친숙한 개념일 것입니다. 직력 RLC 교류 회로에서 인덕터의 임피던스와 축전기의 임피던스가 같아질 때 전류가 가장 커지는 공명현상입니다. 즉, 다른 말로 하자면, 두 임피던스가 매칭될 때 저항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일이 가장 커진다는 것입니다. 이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확성기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추후에 설명하겠지만, 확성기에는 음향 임피던스라는 것이 있어서 이것이 잘 매칭될 때, 확성기가 전달할 수 있는 소리 에너지의 양이 커지고, 우리가 더 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다음은 음향 임피던스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임피던스는 다른 말로 하면 저항입니다. 즉, 전기회로에서 같은 전압을 걸어주었을 때 저항이 크다면, 전류가 작아지게 되는 것이죠. 이는 음향 임피던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음향학에서 전압은 압력과 비슷하고 전류는 유량과 비슷합니다. 결과적으로, 음향 임피던스는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여기서, Z는 음향 임피던스, p는 압력, U는 유량입니다. 즉, 같은 압력을 걸어 주었을 때 음향 임피던스가 크다면 유량이 작고, 음향 임피던스가 작다면 유량이 크게 되는 것입니다. 다른 방식으로 유도 할 경우, 음향 임피던스는 다음과 같이 유도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유도는 참고자료 4, 5번을 참고해주세요)

여기서, Z는 음향 임피던스, ρ는 유체의 밀도, v는 소리의 속도, A는 단면적입니다. 즉, 이 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단면적이 작으면 음향 임피던스가 크고, 단면적이 크면 음향 임피던스가 작습니다. 따라서, 확성기는 음향 임피던스를 큰 곳부터 작은 곳까지 천천히 전환시켜주는 장치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Acoustic Impedance matching (음향 임피던스 매칭)
위에서 말했듯이 확성기는 단면적과 음향임피던스를 변화시켜주는 장치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소리가 음향 임피던스가 변하는 곳으로 이동할 때 그 세기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매질 1에서의 음향임피던스를 ZA , 매질 2에서의 음향임피던스를 ZB라 하겠습니다. 그림 5에서 볼 수 있듯이 파동이 임피던스가 다른 경계에 도달하게 되면, 입사파(incident wave), 전파파(transmitted wave), 반사파(reflected wave)로 나누어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입사파를 나타내는 인덱스는 ‘i’, 전파파를 나타내는 인덱스는 ‘t’, 반사파를 나타내는 인덱스는 ‘r’을 사용하겠습니다. 각 파동의 압력과 유량은 다음과 같이 각 매질의 음향 임피던스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럼, 다음의 두 조건을 고려하면, 바로 압력의 연속성과 유량의 연속성입니다. 그러면 다음의 두 식을 적을 수 있습니다.

위 연립 방정식을 풀게 되면 입사파와 반사파의 압력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나타내 질 수 있습니다. 또한, 소리의 세기는 압력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세기의 비도 다음과 같습니다.

따라서, 음향 임피던스의 차이가 크다면 반사파의 세기가 커지게 되므로 전파파의 세기가 작아지게 됩니다. 이 결과를 가지고 확성기의 역할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Loud Speaker(확성기)에서의 Acoustic Impedance matching (음향 임피던스 매칭)

확성기 없이 우리가 입에서 둘러싸는 공기로 소리를 내보낼 때에는 그 두 매질 사이에는 큰 임피던스 차이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둘러싸는 공기는 단면적이 거의 무한대이므로 음향 임피던스가 거의 0에 가까운 반면, 입은 단면적이 작으므로 음향 임피던스가 크기때문입니다. 따라서, 입에서 소리가 나갈 때에는 반사파의 세기가 커지고 밖으로 나가는 전파파의 소리의 세기는 작아 소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습니다. 반면, 확성기를 쓰게 되면 단면적을 점진적으로 변하게 만들어 반사파로 손실되는 소리 에너지를 줄여주고 전파되는 소리의 에너지를 증가시켜 줍니다. 따라서, 확성기를 씀으로서 더 효과적으로 소리를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뿐더러, 확성기 중에서 소리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확성기는 단면적이 지수적으로 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출처1 참고, 미분방정식, 주파수 별 응답(frequency response), 실험 데이터 등이 나와 있습니다.)
확성기의 비밀
오늘은 확성기가 어떻게 소리를 증폭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어쩌면 단순히, 소리를 모으기 때문에 증폭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확성기 속에도 음향 임피던스부터 음향 임피던스 매칭까지 많은 물리 이론이 숨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확성기의 단면적이 변하는 것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 것인지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자료>
[1] Kolbrek, Bjørn. "Horn Theory: An Introduction, Part." Audio Xpress 1 (2008): 8-8.
[2] 위키피디아 – 음향 임피던스
https://en.wikipedia.org/wiki/Acoustic_impedance
[3] 위키피디아 - 확성기
https://en.wikipedia.org/wiki/Horn_loudspeaker
[4] PHSCILIPS – Acoustic compliance, inertance and impedance
https://www.animations.physics.unsw.edu.au/jw/compliance-inertance-impedance.htm
[5] Acoustic impedance, intensity and power
https://www.animations.physics.unsw.edu.au/jw/sound-impedance-intensity.htm
[6] 2019 IYPT – 6번문제 Loud voices
<이미지>
[1] https://en.wikipedia.org/wiki/Horn_loudspeaker
[2] http://homepage.ufp.pt/biblioteca/Seismic/Pages/Page5.htm
[3] google image

Physics 학생기자 홍석찬
2019년 가을호
지식더하기
음향학, 유체역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