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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색의 비밀, 효소적 산화

최종 수정일: 2020년 11월 9일


싱그러운 녹색의 녹차, 은은한 노란빛의 우롱차, 아름다운 적색의 홍차는 모두 ‘차나무’라는 같은 식물로부터 만들어집니다. 수확한 차나무 잎의 가공 방법과 가공 시기 등에 따라서 녹차가 되기도 하고, 홍차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찻잎의 색 변화를 만들어 낸 것은 무엇일까요? 그 비밀은 효소적 갈변 현상에 있습니다.


갈변현상이란?

갈변현상이란 화학 반응이나 효소의 작용에 의해 식품 등이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입니다.

사실 갈변현상하면 사과가 떠오르지만, 갈변현상은 사과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감자나 자두 등 여러 과일이나 채소들에서도 갈변현상이 발생합니다. 찻잎을 여러 단계로 가공하여 얻은 짙은 갈색의 홍차는 갈변현상을 잘 이용한 예로 볼 수 있습니다.

갈변 현상은 크게 효소 관여 여부에 따라 효소적 갈변과 비효소적 갈변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홍차의 색 변화는 효소적 갈변에 의한 것입니다.


효소적 갈변의 주인공, 폴리페놀 산화효소(polyphenol oxidase)란?

효소적 갈변은 폴리페놀 산화효소(polyphenol oxidase)의 작용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폴리페놀 산화효소는 작용 방식에 따라 티로시네이스(모노페놀 산화효소), 카테콜 산화효소(디페놀 산화효소), 라카아제 3종류로 나뉩니다. 이 중에서 효소적 갈변에 중요하게 관여하는 것은 티로시네이스와 카테콜 산화효소입니다.

티로시네이스(Tyrosinase)는 구리를 포함하고 있는 금속효소로 버섯, 감자, 사과 등 여러 식물과 동물에 존재합니다. 모노페놀(mono-phenol)을 산화시켜 o-디페놀(diphenol)을 생성하는 크레솔라아제(cresolase) 작용, 이렇게 생성한 o-디페놀을 다시 산화시켜 o-퀴논(o-quinone)으로 만드는 카테콜라아제(catecholase) 작용을 합니다.

카테콜 산화효소(Catechol oxidase) 역시 티로시네이스와 거의 유사한 기능을 가집니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카테콜 산화효소는 o-퀴논을 만드는 카테콜라아제 작용은 할 수 있지만, 티로시네이스의 작용 중 다른 하나인 모노페놀을 산화시키는 크레솔라아제 작용은 할 수 없습니다.

폴리페놀은 무색이지만, 산화 산물인 퀴논과 주변의 다른 화합물과 퀴논의 복합체들은 갈색이나 적색 등을 띱니다. 퀴논과 퀴논을 함유한 복합체들이 갈변현상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홍차 색의 비밀은? 카테킨의 산화

차의 효능을 들어볼 때 흔히 폴리페놀이나 카테킨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입니다. 카테킨은 찻잎에 다량 함유된 물질로, 폴리페놀의 일종입니다.

[그림_카테킨 분자]

페놀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폴리페놀 산화 효소들에 의해 산화되면 o-퀴논을 형성합니다. o-퀴논은 식물체 내에서 갈색을 내는 화학물질입니다. 퀴논 자체도 색을 띠지만, 식물 내부에서는 주변의 다른 단백질과 결합하거나 여러 개가 모여 중합체를 형성합니다. 이렇게 퀴논으로부터 유도되는 다양한 물질들은 갈색을 띱니다.

홍차에서 적갈색을 띠는 물질은 카테킨을 산화시켜서 만들어지는 테아플라빈입니다. 폴리페놀인 카테킨이 카테콜 산화효소에 의해 산화되어 퀴논이 되고, 퀴논 2개가 모이면 테아플라빈이 됩니다.

[그림_테아플라빈의 합성]

좀 더 구체적으로는, 에피카테킨(EC)과 에피갈로카테킨(EGC)의 산화물이 각각 하나씩 합쳐진 뒤 물분자가 첨가되고 이산화탄소 한 분자가 빠져나가면 테아플라빈이 됩니다.

효소적 갈변으로 본 홍차의 제조 과정

찻잎의 가공 과정이 어떻게 다르길래 테아플라빈의 생성 정도가 달라질까요? 그 비밀은 가열을 통한 효소의 불활성화 처리 시기에 있습니다. 홍차를 제조하는 과정 속에서 찻잎을 발효시키게 됩니다. 이 ‘발효’과정이 초록빛 찻잎의 색을 검붉은 홍차의 색으로 바꿔줍니다. 사실 여기서 말하는 ‘발효’란 흔히 요거트나 김치의 발효에서 쓰이는 발효와는 의미가 다릅니다. 요거트나 김치의 발효는 미생물에 의한 발효이고, 찻잎에서 말하는 발효 과정은 찻잎 자체의 효소로 인해 찻잎의 폴리페놀이 산화되는 과정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왜 녹차는 발효가 되지 않고 그대로 녹색으로 유지되고, 홍차는 붉은색으로 변색될까요? 녹차는 찻잎을 채집 한 뒤 찻잎을 열을 가해 타지 않을 정도로 볶는 과정(덖기)를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효소는 열을 받아 변성이 되고, 더 이상 작용하기 어려워집니다. 효소는 단백질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열을 받으면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녹차는 ‘덖기’ 과정을 통해 찻잎의 폴리페놀이 산화 되기 전에 폴리페놀 산화 효소를 모두 변성 시킨 것입니다.

반대로 홍차의 경우, 찻잎을 채집한 뒤 덖는 과정을 거치지 않습니다. 찻잎을 약간 시들게 한 뒤, 찻잎의 색이 붉은 색으로 변할 수 있게 발효(산화)를 시킵니다. 초반에 열을 가하지 않아서 효소가 변성되지 않았으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폴리페놀 산화 효소의 작용하게 됩니다. 찻잎 속 카테킨이 산화되면서 만든 테아플라빈이 늘어나게 되고, 찻잎이 붉은 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사과를 갈색으로 바꾸기만 하는 줄 알았던 갈변현상, 홍차의 붉은 빛을 만들어내는 비밀입니다.



ⓒ 2018학년도 2학기 바라던Bio

작성자: 18-018 김보현

분야: 생화학


참고문헌: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97856&cid=60262&categoryId=60262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66311&cid=42413&categoryId=42413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221397&cid=40942&categoryId=32399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66701&cid=42413&categoryId=42413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98390&cid=60262&categoryId=60262

https://www.britannica.com/story/why-do-sliced-apples-turn-brown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experts-why-cut-apples-turn-brown/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abs/10.1111/j.1365-2621.1987.tb14257.x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694097&cid=60261&categoryId=60261

http://krishikosh.egranth.ac.in/bitstream/1/17756/1/IVRI%20B%20424.pdf#page=116

http://www.plantsrule.com/polyphenol-oxidase-enzymes-cause-browning-of-fruit-and-vegetables/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574587&cid=58949&categoryId=58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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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034560/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Catechol-melanin-formation-Catechol-is-oxidized-by-a-catechol-oxidase-generally-in_fig1_275474651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256965&cid=40942&categoryId=32282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257300&cid=40942&categoryId=32282


그림 출처:

카테킨 분자: https://en.wikipedia.org/wiki/Catechin

테아플라빈의 합성: https://openi.nlm.nih.gov/detailedresult.php?img=PMC2820987_ijms-11-00014f16&req=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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