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햇빛을 맞으면 녹아내리는 신소재의 발견

빛(태양광)을 받으면 열을 내며 고체에서 액체로 스르륵 녹아내리고, 밤에는 굳으면서 열을 뿜어내는 기가 막힌 스마트 신소재 '광열 상변화 물질(PCM)'의 원리를 파헤친다.

편집부 · 2022년 8월 20일 · 읽는 데 4분

상변화 물질, 더위를 흡수하기 위해 밝고 뜨거운 태양 아래서 반짝이는 꿀처럼 서서히 녹고 있는 독특한 기하학적 소재로 덮인 빛나는 미래형 스마트 건물을 보여주는 시각적으로 놀라운 재료 공학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내부를 시원하게 유지합니다
상변화 물질, 더위를 흡수하기 위해 밝고 뜨거운 태양 아래서 반짝이는 꿀처럼 서서히 녹고 있는 독특한 기하학적 소재로 덮인 빛나는 미래형 스마트 건물을 보여주는 시각적으로 놀라운 재료 공학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내부를 시원하게 유지합니다

여름 한낮에 아스팔트나 자동차 지붕을 만져보면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겁다. 태양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빛(햇빛)이 그대로 '열'로 바뀌어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이 아까운 열 에너지를 어떻게든 저장했다가 추운 밤에 난방으로 꺼내 쓸 수 없을까 고민했다. 배터리는 전기를 저장하지만 열을 저장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최근, 햇빛을 받으면 스르륵 액체로 녹아내리면서 엄청난 열을 뱃속에 삼켰다가, 주변이 추워지면 다시 굳으면서 삼켰던 열을 뿜어내는 기가 막힌 마법의 돌멩이(신소재)가 개발되었다. 스스로 옷을 갈아입듯 상태를 바꾸며 에너지를 저장하는 '광열 상변화 물질(PCM)'의 뜨거운 마법을 뜯어보자.

얼음의 마법, 상변화(Phase Change)의 비밀

이 신소재의 기본 원리는 우리가 매일 보는 '얼음'과 똑같다. 얼음에 열을 가하면 0도에서 '물(액체)'로 녹아내린다. 이때 얼음은 녹는 동안 주변의 열을 엄청나게 빨아들인다(흡열). 반대로 물을 얼려서 다시 '얼음(고체)'으로 만들 때, 물은 뱃속에 가지고 있던 열을 밖으로 토해내며(발열) 굳는다. 이렇게 고체에서 액체로, 액체에서 고체로 상태(Phase)가 변할 때 엄청난 양의 숨은 열(잠열)을 빨아들이고 뱉는 물질을 '상변화 물질(PCM, Phase Change Material)'이라고 부른다. 과학자들은 양초의 성분인 파라핀 왁스나 특수 소금을 이용해 실온에서도 이 마법이 일어나도록 물질을 조작했다.

빛을 열로 바꾸는 나노 히터 (광열 효과)

하지만 파라핀 왁스 덩어리 자체는 하얀색이라서, 햇빛을 비추면 빛을 흡수하지 못하고 그냥 반사해 버린다. 빛을 열로 바꿔 왁스를 녹이려면 특수한 '히터'가 필요했다. 그래서 연구진은 왁스 덩어리 속에 흑연 가루나 탄소 나노튜브 같은 까만색 '나노 입자'들을 섞어 넣었다. 햇빛이 쏟아지면 이 검은색 나노 입자들이 빛을 스펀지처럼 쫙쫙 빨아들여 미친 듯이 진동하며 뜨거운 열을 뿜어낸다(광열 효과). 이 열기가 왁스를 데우면, 딱딱했던 고체 왁스가 서서히 투명한 액체로 녹아내리며 태양 에너지를 자신의 뱃속(분자 결합)에 꽉꽉 채워 저장하게 된다. 왼쪽에는 태양 아래서 구워지고 방을 덥게 만드는 평범한 벽돌 벽을 보여주고, 오른쪽에는 단단한 고체에서 빛나는 유체로 변하여 태양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열을 내부로 안전하게 가두는 마법의 '상변화 물질' 패널을 보여주는 분할 화면

흘러내림을 막는 스펀지 감옥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생겼다. 왁스가 햇빛을 받아 액체로 녹아버리면, 주르륵 흘러내려서 형태가 뭉개져 버린다. 건물의 벽이나 스마트폰 뒤판에 이 물질을 발라놨는데 더운 날 다 녹아서 바닥으로 줄줄 흘러내리면 대참사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과학자들은 미세한 구멍이 숭숭 뚫린 단단한 '실리카(유리 성분) 스펀지'를 만들고, 그 구멍 속에 왁스를 쑤셔 넣었다(캡슐화). 이렇게 하면 왁스가 열을 받아 액체로 녹아도 튼튼한 뼈대(스펀지 구멍) 안에 갇혀서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고 고체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는 완벽한 폼을 유지한다.

낮에는 에어컨, 밤에는 난방기가 되는 스마트 벽돌

이 소재(광열 PCM)를 건물의 벽돌이나 지붕 겉면에 바르면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땡볕이 내리쬐는 한여름 낮, 벽돌은 햇빛을 튕겨내 건물을 뜨겁게 달구는 대신, 햇빛을 빨아들이며 스스로 액체로 녹아내려(열을 흡수) 집 안을 시원하게 만든다(에어컨 효과). 반대로 쌀쌀한 밤이 되면, 낮 동안 액체로 녹아있던 소재가 다시 단단한 고체로 굳으면서 뱃속에 머금고 있던 열기를 방 안으로 은은하게 뿜어낸다(보일러 효과). 전기 코드 하나 꽂지 않고도 햇빛 하나만으로 스스로 집안의 온도를 조절하는 인공 피부가 탄생한 것이다. !['광열 변환'을 보여주는 미세 다이어그램: 가벼운 입자(광자)가 왁스에 묻힌 어두운 탄소 나노 입자에 부딪혀 격렬한 진동(열)을 생성하여 고체 화학 결합을 끊고 왁스를 녹입니다](https://image.polli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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