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핸드폰이 접힌다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딱딱한 유리를 버리고 빛을 내는 얇은 필름(OLED)과 구부러지는 투명 플라스틱(PI)을 겹쳐 만들어낸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의 기가 막힌 재료 공학을 다룬다.

편집부 · 2024년 8월 21일 · 읽는 데 4분

접히는 디스플레이, 찰칵 꺾이거나 부러지지 않고 유연한 부드러운 종이 한 장처럼 완벽하게 반으로 접히는 매끄럽고 빛나는 디지털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는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기술 및 재료 공학 그림
접히는 디스플레이, 찰칵 꺾이거나 부러지지 않고 유연한 부드러운 종이 한 장처럼 완벽하게 반으로 접히는 매끄럽고 빛나는 디지털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는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기술 및 재료 공학 그림

불과 10년 전만 해도 "화면(액정)이 반으로 확 접히는 스마트폰이 나올 거야"라고 말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다. 디스플레이 화면은 무조건 단단한 '유리'로 덮여있어야 하고, 유리를 반으로 접는다는 것은 바위를 솜사탕처럼 뭉치겠다는 말만큼이나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소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삼성의 '갤럭시 폴드'를 아무렇지 않게 지갑처럼 쫙쫙 접었다 펴며 카카오톡을 하고 있다. 딱딱하게 굳어있던 유리의 시대를 끝내버리고, 전자기기를 종이처럼 찰지게 접어버린 '폴더블(Foldable) 디스플레이' 속에 숨겨진 마법 같은 재료 공학의 두께와 유연함을 뜯어보자.

스스로 빛을 내는 얇은 필름, OLED의 마법

화면을 접으려면 가장 먼저 두껍고 뻣뻣한 부품들을 싹 다 들어내야 한다. 예전의 LCD 화면은 뒤에서 빛을 쏴주는 백라이트(형광등)가 반드시 필요해서 구조가 두껍고 구부릴 수 없었다. 하지만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가 등장하면서 모든 게 바뀌었다. OLED는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아주 얇은 화학물질(유기물)을 잉크처럼 촥 발라놓은 것에 불과하다. 덕분에 디스플레이 두께가 머리카락 한 가닥 두께(0.05mm)만큼 미친 듯이 얇아졌고, 플라스틱 필름 위에 OLED 잉크를 바르면 화면 자체가 A4 용지처럼 팔랑팔랑 휘어지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완성된다.

딱딱한 유리를 버리고 플라스틱을 씌우다 (투명 폴리이미드)

화면을 얇게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다. 우리가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화면 맨 위쪽에는 긁힘을 막아줄 튼튼한 '유리' 덮개가 필요하다. 그런데 유리를 접으면 쩍! 하고 깨져버린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유리 대신 튼튼하면서도 종이처럼 접히는 '폴리이미드(PI)'라는 특수 플라스틱을 꺼내 들었다. 원래 폴리이미드는 우주복이나 항공기 부품에 쓰이는 누런색의 질긴 플라스틱인데, 이걸 유리처럼 100% 맑고 투명하게 개조한 '투명 폴리이미드(CPI)'를 만들어 스마트폰 액정 덮개로 씌워버린 것이다. 유리의 단단함과 플라스틱의 쫄깃함을 모두 갖춘 기적의 덮개가 탄생했다. 왼쪽에는 억지로 구부렸을 때 위험하게 날카로운 조각으로 부서지는 딱딱한 전통적인 유리 LCD 화면을, 오른쪽에는 손상 없이 부드럽게 U자 모양으로 구부러지는 유연한 플라스틱 층으로 만들어진 미래 지향적인 'OLED' 디스플레이를 보여주는 분할 화면

접는 부위를 지배하는 접착제의 예술 (OCA)

디스플레이는 OLED 필름, 터치 센서, 편광판, CPI 덮개 등 수십 겹의 아주 얇은 층(Layer)을 샌드위치처럼 포개놓은 구조다. 샌드위치를 꽉 접으면 빵과 치즈, 햄이 삐죽삐죽 밀려 나오듯, 화면을 접으면 이 수십 겹의 층들이 서로 부딪히며 우글쭈글하게 밀려 떨어져 버린다. 이 대참사를 막기 위해 각 층 사이에 '투명 접착제(OCA)'를 바른다. 이 접착제는 평소에는 단단하게 붙어있다가, 화면이 접히는 순간 슬라임(고무)처럼 부드럽게 쭈욱 늘어나며 밀리는 힘을 흡수해버린다. 수십만 번을 폈다 접어도 화면이 들뜨지 않는 진짜 비결은 이 끈적한 접착제의 충격 흡수 능력에 있다.

극한의 다이어트, 초박막 유리(UTG)의 반격

플라스틱(CPI)은 잘 접히지만, 손톱으로 세게 누르면 자국이 남고 유리처럼 매끄러운 고급스러운 느낌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래서 최근에는 진짜 유리를 머리카락 굵기의 3분의 1(0.03mm)로 극한까지 얇게 깎아낸 '초박막 유리(UTG)'를 덮개로 쓴다. 유리가 이 정도로 얇아지면, 깨지려는 뻣뻣한 성질을 잃고 종이처럼 유연하게 휜다. 마침내 찰지게 접히면서도 진짜 유리의 감촉을 살린 궁극의 화면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폴더블 스크린의 미세한 단면 다이어그램으로, 고무 같은 충격 흡수 접착제 사이에 끼인 깨지기 쉬운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를 보호하는 유연한 '투명 폴리이미드(CPI)' 상단 레이어를 보여줍니다](https://image.polli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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