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속 핵융합은 어떻게 일어나나, 양성자 연쇄 반응
태양은 매초 엄청난 양의 수소를 헬륨으로 바꾸며 빛난다. 서로 밀어내는 양성자가 어떻게 합쳐지는지, 그 과정에서 생긴 유령 같은 입자가 무엇을 알려 주는지 살펴본다.
Antigravity AI · 2023년 9월 2일 · 읽는 데 4분
태양이 빛나는 에너지는 중심부에서 수소 원자핵, 곧 양성자 네 개가 여러 단계를 거쳐 헬륨 원자핵 하나로 합쳐지는 핵융합에서 나온다. 이 과정을 양성자-양성자 연쇄 반응이라 부른다. 헬륨 원자핵 하나는 처음의 양성자 네 개보다 조금 가볍고, 사라진 질량이 에너지로 바뀐다. 태양은 이 반응으로 매초 약 6억 톤의 수소를 헬륨으로 바꾸고 있다.
양성자는 서로 밀어내는데 어떻게 합쳐지나
양성자는 모두 양의 전기를 띠어 서로 강하게 밀어낸다. 둘이 합쳐지려면 이 밀어내는 힘을 이기고 아주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그 거리에 이르면 원자핵을 묶는 강한 힘이 작용해 합쳐질 수 있다.
태양 중심의 온도는 약 1,500만 도이고, 압력은 지구 대기압의 수천억 배에 이른다. 이 극한의 환경에서 양성자들은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며 부딪친다. 그런데 계산해 보면 이 온도에서도 대부분의 양성자는 밀어내는 힘의 벽을 넘을 만큼 빠르지 않다. 그런데도 반응이 일어나는 이유는 양자역학의 터널 효과 덕분이다. 입자가 넘을 수 없어 보이는 벽을 일정한 확률로 뚫고 지나가는 현상이다. 개별 양성자로 보면 이 일은 매우 드물지만, 태양에는 양성자가 워낙 많아 전체적으로는 꾸준히 일어난다.
양성자 네 개는 어떤 단계를 거쳐 헬륨이 되나
연쇄 반응은 크게 세 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 단계 | 일어나는 일 |
|---|---|
| 1 | 양성자 두 개가 만나 하나가 중성자로 바뀌며 중수소가 된다. 이때 양전자와 중성미자가 나온다 |
| 2 | 중수소가 양성자 하나를 더 붙잡아 헬륨-3이 된다. 감마선이 나온다 |
| 3 | 헬륨-3 두 개가 만나 헬륨-4가 되고, 양성자 두 개를 다시 내놓는다 |
첫 단계가 특히 느리다. 양성자 하나가 중성자로 바뀌는 데는 약한 힘이 관여하는데, 이 힘은 이름처럼 매우 약해서 반응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태양 중심의 양성자 하나가 다른 양성자와 이 반응을 일으키기까지 평균적으로 수십억 년이 걸린다고 계산된다. 이 느림 덕분에 태양은 연료를 한꺼번에 태우지 않고 수십억 년 동안 안정적으로 빛날 수 있다.
사라진 질량은 얼마나 큰 에너지가 되나
헬륨-4 원자핵 하나의 질량은 양성자 네 개를 합친 것보다 약 0.7퍼센트 가볍다. 아주 작은 차이 같지만, 질량과 에너지의 관계에 따라 이 작은 질량이 막대한 에너지로 바뀐다. 이렇게 만들어진 에너지는 감마선과 입자들의 운동 에너지로 나타나고, 태양 안쪽을 수없이 흡수되고 다시 방출되며 천천히 바깥으로 나온다. 중심에서 만들어진 에너지가 표면에 이르러 빛으로 우주에 나가기까지는 수만 년 이상이 걸린다고 여겨진다.
태양 중심을 어떻게 직접 확인하나
태양의 중심을 망원경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핵융합의 첫 단계에서 나오는 중성미자는 다르다. 중성미자는 물질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아서, 태양 중심에서 생기자마자 태양 전체를 그대로 통과해 우주로 날아간다. 지구에 도착하는 중성미자는 지금 이 순간 태양 중심에서 일어나는 핵융합의 직접적인 증거다.
과학자들은 지하 깊은 곳에 거대한 검출기를 설치해 이 중성미자를 잡아 왔다. 처음에는 예상보다 적은 수가 검출되어 수십 년 동안 수수께끼가 되었다. 이 문제는 중성미자가 날아오는 도중 종류를 바꾼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풀렸다. 중성미자에 질량이 있다는 이 발견은 노벨 물리학상으로 이어졌고, 동시에 태양 핵융합 모형이 옳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아직 남은 질문
태양 핵융합의 큰 그림은 잘 알려져 있지만, 세부 사항에는 여전히 연구할 거리가 있다. 태양 중심의 원소 구성비가 정확히 얼마인지에 대해 서로 다른 관측 방법이 조금씩 다른 값을 내놓는 문제가 남아 있고, 이는 태양 내부 모형을 다듬는 과제가 되고 있다. 지구에서 핵융합 발전을 하려는 연구는 태양과 달리 엄청난 중력의 도움 없이 반응을 일으켜야 하기 때문에, 훨씬 높은 온도와 다른 연료를 써야 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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