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보 효과, 부작용을 걱정하면 정말 아파지나
가짜 약으로 증상이 나아지는 것이 플라시보라면, 가짜 약으로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노시보다. 기대가 몸에 나쁜 쪽으로 작용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Antigravity AI · 2023년 1월 20일 · 읽는 데 4분
노시보 효과는 해로운 일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나 걱정 때문에 실제로 불쾌한 증상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플라시보 효과와 방향만 반대일 뿐 같은 뿌리를 가진다. 가짜 약을 먹으면서 부작용이 있을지 모른다고 들은 사람은 실제로 두통, 메스꺼움, 피로를 호소하곤 한다. 증상은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느끼는 것이고, 뇌와 몸의 반응에서 비롯된다.
노시보는 어디서 처음 눈에 띄었나
신약의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시험에서는 진짜 약을 받는 집단과 똑같이 생긴 가짜 약을 받는 집단을 비교한다. 참가자는 자기가 어느 쪽인지 모른다. 그런데 가짜 약을 받은 사람들도 부작용을 호소하는 일이 흔하다. 성분이 전혀 없는 알약을 먹었는데도 두통이나 어지러움을 느끼고, 심지어 그 때문에 시험을 그만두기도 한다.
흥미롭게도 가짜 약 집단이 호소하는 부작용은 진짜 약의 설명서에 적힌 부작용과 닮는 경향이 있다. 참가자들이 시험 전에 어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지 설명을 듣기 때문이다. 무엇이 생길지 알고 나면, 그것이 실제로 생기는 쪽으로 몸이 반응하는 셈이다.
기대는 어떻게 몸의 증상이 되나
노시보 효과는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다. 뇌는 통증 같은 감각을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는 기관이 아니라, 들어오는 신호를 기대와 맥락에 따라 키우거나 줄이는 기관이다. 아플 것이라고 예상하면 뇌는 몸에서 오는 신호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평소라면 무시했을 작은 불편함을 크게 느낀다.
불안은 몸에 실제 변화도 일으킨다. 걱정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늘고, 심장 박동과 호흡, 소화 기관의 움직임이 달라진다. 이런 변화가 메스꺼움이나 두근거림 같은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자들은 노시보 상황에서 통증과 관련된 뇌 영역의 활동이 실제로 달라지는 것을 관찰해 왔다.
| 구분 | 플라시보 효과 | 노시보 효과 |
|---|---|---|
| 기대 | 좋아질 것이다 | 나빠질 것이다 |
| 결과 | 증상이 줄어듦 | 증상이 생기거나 심해짐 |
| 공통점 | 기대와 맥락이 뇌의 처리 방식을 바꿈 | 같음 |
노시보 효과는 조건화로도 강해진다. 예전에 어떤 약을 먹고 속이 메스꺼웠던 사람은, 비슷하게 생긴 알약을 보거나 같은 병원 냄새를 맡기만 해도 메스꺼움을 느낄 수 있다. 몸이 과거의 경험을 기억해 미리 반응하는 것이다.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가 치료실에 들어서기만 해도 구역질을 느끼는 일이 이런 예로 알려져 있다.
일상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나
노시보는 실험실 밖에서도 흔하다. 약 설명서의 긴 부작용 목록을 읽고 나서 그 증상들을 하나씩 느끼는 경험이 대표적이다. 비싼 약에서 브랜드가 없는 같은 성분의 약으로 바꾸었을 때, 효과가 떨어지고 부작용이 늘었다고 느끼는 경우도 일부는 이런 기대의 영향일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어떤 물질이 해롭다는 소문을 들은 뒤 실제로 그 근처에서 두통을 느끼는 일도 같은 원리로 설명되기도 한다.
부작용을 알리지 말아야 하나
노시보 효과가 있다고 해서 부작용을 숨겨서는 안 된다. 환자는 자기가 먹는 약에 대해 알 권리가 있고, 정말 위험한 부작용을 알아채려면 정보가 필요하다. 문제는 정보를 전하는 방식이다. 같은 내용이라도 '열 명 중 한 명에게 두통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열 명 중 아홉 명은 두통 없이 잘 지낸다'고 말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르다. 흔하고 가벼운 증상이 대개 저절로 사라진다는 점을 함께 알려 주는 것도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신뢰 역시 노시보를 줄이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
노시보 효과가 사람마다 얼마나 다르게 나타나는지, 어떤 사람이 더 쉽게 영향을 받는지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노시보로 느끼는 증상과 약의 진짜 부작용을 개별 환자에게서 가려내는 일도 어렵다. 증상을 노시보로 단정하면 실제 부작용을 놓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는 두 가능성을 모두 열어 두고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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