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표면장력을 이용한 발상의 전환 거꾸로 필터

기존의 구멍 뚫린 그물망 필터의 잦은 막힘(Clogging)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표면장력을 이용해 물은 통과시키고 기름과 이물질은 밀어내는 '거꾸로 필터'의 유체역학적 마법을 다룬다.

편집부 · 2021년 12월 7일 · 읽는 데 4분

표면 장력, 반짝이는 깨끗한 파란색 물이 그것을 통해 똑바로 흐르게 하는 동시에 어두운 기름진 슬러지와 먼지 입자를 강제로 다시 아래로 튕겨내는 마법의 '리버스 필터'(빛나는 막)를 보여주는 시각적으로 놀라운 유체 역학 일러스트레이션
표면 장력, 반짝이는 깨끗한 파란색 물이 그것을 통해 똑바로 흐르게 하는 동시에 어두운 기름진 슬러지와 먼지 입자를 강제로 다시 아래로 튕겨내는 마법의 '리버스 필터'(빛나는 막)를 보여주는 시각적으로 놀라운 유체 역학 일러스트레이션

우리가 매일 쓰는 커피 드리퍼, 정수기, 진공청소기의 공통점은 무언가를 걸러내는 '필터(Filter)'가 들어있다는 것이다. 기존 필터의 원리는 아주 무식하다. 찌꺼기보다 작은 미세한 '구멍(Mesh)'을 수만 개 뚫어놓고 액체를 억지로 들이부어 건더기를 그물에 걸리게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막힘(Clogging)' 현상이다. 필터 구멍에 기름때나 미세 먼지가 꽉 끼어버리면 압력이 차올라 터져버리거나 결국 필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새것으로 갈아 끼워야만 했다. 이 수백 년 된 막힘의 굴레를 박살 내기 위해 과학자들이 '유체역학'과 '표면장력'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끌어왔다. 구멍으로 걸러내는 것이 아니라, 물 분자의 끈끈한 힘을 이용해 찌꺼기가 아예 달라붙지도 못하게 튕겨내 버리는 기적의 '거꾸로 필터(Reverse Filter)' 기술을 들여다보자.

기존 필터의 한계, 구멍의 딜레마

바다에 유출된 검은 원유(기름) 찌꺼기와 바닷물을 분리해야 한다고 상상해 보자. 촘촘한 천이나 그물로 바닷물을 푸면, 끈적한 기름 덩어리가 그물코에 엉겨 붙어 순식간에 구멍을 다 막아버린다(Clogging). 구멍이 막히면 뒤따라오던 바닷물도 빠져나가지 못하고 찰랑거리게 된다. 구멍을 더 크게 만들면 기름이 물과 함께 줄줄 새어 나가 분리의 의미가 없어진다. 미세한 구멍(크기)에만 의존하는 체거름 방식은 점성이 높은 액체 앞에서는 완벽하게 무용지물로 전락해 버린다.

표면장력, 물방울의 미친 결속력

이 문제를 풀 열쇠는 물 분자들끼리 똘똘 뭉치려는 성질인 '표면장력(Surface Tension)'에 있었다. 소금쟁이가 물에 뜨고,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이 동그란 공 모양을 유지하는 이유가 바로 물 분자들이 수소 결합으로 서로의 손을 꽉 쥐고 놓지 않는 표면장력 때문이다. 반대로 기름(오일) 분자들은 물과 섞이는 것을 극도로 혐오한다. 과학자들은 이 두 가지 성질, 즉 '물은 물끼리 뭉치고 기름은 튕겨낸다'는 화학적 본능을 나노 단위의 필터 설계에 집어넣기로 했다. 왼쪽에는 끈적끈적한 진흙과 기름으로 완전히 막혀 쓸모가 없는 일반 종이 필터를 보여주고, 오른쪽에는 막히지 않고 두꺼운 기름에서 순수한 물을 쉽게 분리하는 고도로 설계된 초친수성(물 친화성) 화면을 보여주는 분할 화면

물막이 기름을 튕겨낸다, 초친수성 거꾸로 필터

과학자들은 금속 철망 필터의 표면을 나노 돌기로 거칠게 깎아낸 뒤, 물을 미친 듯이 좋아하는 성질(초친수성 코팅)로 도배를 해버렸다. 이 튜닝된 필터를 바닷물(물+기름)에 담그면, 물 분자들이 필터 표면에 찰싹 달라붙어 아주 얇고 단단한 방어막(물막, Water Shield)을 형성한다. 이 물막의 표면장력은 너무나 짱짱해서, 끈적한 기름 덩어리가 필터 구멍을 뚫고 지나가려고 다가오면 물막이 탱탱볼처럼 기름을 허공으로 확 튕겨내 버린다! 기름 찌꺼기는 구멍에 끼일 새도 없이 미끄러져 버리고, 오직 물 분자들만 뚫려있는 구멍 속으로 쏙쏙 빠져나가는 마법의 분리 쇼가 벌어지는 것이다.

막히지 않는 영구적인 필터의 탄생

이 '거꾸로 필터'의 위력은 구멍의 크기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멍이 제법 커도 표면장력이 만든 튼튼한 물막이 기름을 튕겨내기 때문에 완벽한 정수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찌꺼기가 구멍에 엉겨 붙지 못하고 계속 미끄러져 내려가기 때문에, 압력이 높아지거나 막히는 일이 없이 필터를 씻어서 영구적으로 다시 쓸 수 있다. 심해 기름 유출 사고는 물론이고, 폐수 처리장의 끈적한 오폐수를 걸러내는 산업 현장에서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작동 중인 '표면 장력'을 보여주는 미세 다이어그램: 작은 메쉬가 강한 수소 결합 물 분자를 고정하여 물 분자를 밀어내는 오일 분자가 단순히 미끄러져 튕겨 나가는 보이지 않는 물막(워터 쉴드)을 생성합니다.](https://image.polli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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