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1일 누리호가 발사되었다. 비록 3단 로켓의 연소가 예정보다 46초가량 일찍 끝나 위성이 궤도에 안착하지 못하면서 첫 도전은 미완의 성공으로 남았지만 우리나라의 우수한 발사체 기술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주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우주 산업이 무한히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제 기술이나 안보의 차원을 넘어 민간인의 우주 여행 시대를 열었고 옆 나라 중국 역시 화성 도착과 같은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 내고 있다. 이제 멀게만 느껴졌던 ‘우주’는 우리 생활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 우주 인터넷 역시 그 단적인 예 중 하나이다.
우주 인터넷이란?
이제 인터넷은 우리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지난 10월 25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KT 네트워크 장애는 우리가 삶의 얼마나 많은 부분들을 인터넷에 의존하고 있는지 다시금 일깨워 줬다. 단순한 웹 서핑 뿐만 아니라 QR 체크인, 원격 수업, 카드 결제까지 불가능해지면서 불과 한 시간 정도의 통신마비로 인해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러한 인터넷은 대부분 땅이나 바다에 매립된 광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다. 속도, 레이턴시, 대역폭 등 모든 면에서 싸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어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들이 밀집되어 살아가는 도시에서는 거의 이러한 방식으로 인터넷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의 인터넷을 지구 모든 곳에 제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태평양 한복판에 떠 있는 배에 유선 케이블을 연결해 줄 순 없으니 말이다. 이에 반해 위성 통신망은 지구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으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유선 인터넷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비싸며, 속도도 느리고 지연 시간 역시 엄청나게 높다.
우주 인터넷은 이러한 두 방식의 장단점을 적절히 절충한 새로운 방식의 인터넷이다. 땅이 너무 넓거나 태평양 한복판과 같이 유선으로 인터넷을 제공할 수 없는 환경을 위해 하늘에 위성을 띄운다. 그러나 기존의 위성통신과는 다른 점이 있다. 기존 위성들은 대부분 상공 3만 6천km의 정지궤도에 떠 있다. 하지만 우주 인터넷의 인공위성은 정지궤도가 아닌 저궤도에 위치한다. 이 경우 데이터 송수신 시간이 단축되어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런데 인공위성이 낮은 궤도에 있으면 하나의 위성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역의 넓이가 줄어든다. 그래서 우주 인터넷으로 많은 지역에 인터넷을 제공하려면 되도록 많은 위성을 쏘아 올려야 한다.

우주 인터넷을 선도하는 기업들
이러한 우주 인터넷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이다. 스페이스 X는 우주 인터넷 상용 서비스의 첫 단계로 거의 1천 740개에 이르는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 놓았다. 이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는 1584개를 상회하는 수치이다. 실제로 스타링크는 지난해 가을 북미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유럽 10개국 등에서 사용 가능하다. 스타링크 구축에는 약 11조원 정도가 들지만, 사업이 본격화하면 한 해 34조원 가량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론 머스크는 내년에만 5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서비스에 가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이스 X는 스타링크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모두 1만 2천 개의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스페이스 X만 우주 인터넷 사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2012년 설립된 영국의 윈웹 역시 이미 254개 가량의 통신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 놓았다. 이에 따라 북위 50도 이상의 영국, 북유럽, 캐나다, 그린란드와 북극 지역에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지난달 핀란드 정부기관 대표들을 대상으로 연 시연회에서는 데이터 처리량이 최대 195mbps, 지연시간 70ms를 기록했다. 윈웹은 내년 중반까지 1단계 목표치인 648개 위성을 모두 발사해 세계 전역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윈웹 뿐만 아니라 아마존, 텔레셋과 같은 기업들 역시 우주 인터넷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역시 국가 차원에서 우주 인터넷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우주 인터넷, 문제는 없을까?
이처럼 수많은 기업과 국가들이 앞다투어 연구하고 투자하는 꿈의 기술인 우주 인터넷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이들 위성이 천체 관측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위성들은 지구 망원경에 너무나 밝게 보인다. 특히 우주 인터넷을 위한 위성들은 저궤도에 위치해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일론 머스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주 망원경을 적극 발사해 주겠다고 밝혔지만 망원경 제작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제 지구 대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관측할 수 있어 우주 망원경에 비해 지구 망원경의 성능이 압도적으로 더 좋다. 단적으로 현재 건설 중인 마젤란 망원경은 허블 우주 망원경에 비해 해상도에 10배 더 뛰어나다. 또한 광학 망원경이 아닌 전파 망원경의 경우 현재 기술로는 우주로 쏘아 올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위성이 반사하는 빛의 정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위성을 검정색으로 코팅하는 방법 역시 제시되었지만 위성의 과열로 인해 현재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앞으로 수없이 더 많은 위성이 발사될 예정이기 때문에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또 다른 문제는 너무나 많은 위성들이 지구 저궤도에 떠다니게 되면서 우주 쓰레기가 다량 발생되고, 이에 따라 충돌 등의 이슈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우려는 사실 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1978년 나사 소속의 과학자였던 케슬러 박사는 케슬러 신드롬이라는 우주 재앙이 일어날 수 있음을 주장했다. 이는 지구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들이 서로 충돌을 반복해 파손되어 마치 토성의 고리와 같이 이들 잔해가 지구를 감쌀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달이나 화성으로 진출하는 것은 고사하고, 인공위성 기술을 이용하는 GPS, 위성 통시 시스템 등 현대의 기술을 모두 이용할 수 없게 되어 인류 문명이 1960년대 이전으로 되돌아 갈지도 모른다는 가설이다. 당시에는 인공위성의 수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무시 당했지만 우주 인터넷의 상용화 등으로 인해 수많은 인공위성들이 지구를 공전하게 된다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마지막은 우주 인터넷이 가지는 본질적인 한계이다. 스타링크 위성 1개당 데이터 대역폭은 모델에 따라 17~23Gbps이다. 현재 계획대로 12000개의 위성이 전부 서비스에 이용된다면 이론적으로 약 240Tbps의 대역폭을 제공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서비스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사용자 1명에게 할당되는 대역폭의 양은 감소하게 된다. 사하라 사막의 한 가운데에서는 이와 같은 사실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서울과 같이 좁은 구역에 많은 사용자가 밀집되어 있는 곳에서는 속도 저하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할 것
결국 우주 인터넷은 기존의 유선 인터넷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이는 기존의 방식을 보완해 주는 네트워크의 성격이 짙다. 결국 우주 인터넷의 가치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한다기 보다는 현재 케이블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가령 오지나 바다 한 가운데에서 살거나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속도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있는 것이다.
임재영 학생기자 | Physics & Earth Sci.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ttps://namu.wiki/w/%EC%8A%A4%ED%83%80%EB%A7%81%ED%81%AC
[2] https://www.hani.co.kr/arti/science/future/1002127.html
[3] https://www.voakorea.com/a/world_news-abc_space-internet/6060068.html
첨부한 이미지 출처
[1] https://www.hani.co.kr/arti/science/future/1002127.html
[2] https://www.hani.co.kr/arti/science/future/1002127.html
[3] https://namu.wiki/w/%EC%8A%A4%ED%83%80%EB%A7%81%ED%81%A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