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컴퓨터에서 양자컴퓨터까지, 그리고 초전도큐빗 양자컴퓨터에 관하여
현재 우리들의 컴퓨터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먼저 반도체라고 불리는 트랜지스터가 있고, 트랜지스터는 논리연산자(logic gate; AND, OR, XOR, NAND)을 이루며, 이 논리회로를 모아서 단위회로를 만들고, 또다시 이 회로들은 연산장치(arithmetic unit)를 이룬다. 나아가 연산장치와 제어장치(control unit)를 합쳐서 중앙처리장치, CPU가 되며 여기에 메인메모리를 합치면 컴퓨터가 완성된다. 여기서 현대 컴퓨터까지 다루기에는 너무나도 긴 여정이 되므로 컴퓨터나 컴퓨터의 역사 혹은 컴퓨터와 관련된 공학자나 과학자 등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 싶으면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야밤의 공대생 만화’(http://bitly.kr/xfLQF9YBg)를 참조하자. 참고로 여기서 컴퓨터는 물론이고 과학과 공학에 관련된 꽤 심도있는 이야기를 만화로 가볍고 재미있게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컴퓨터 전기소자가 갈수록 소형화되면서 양자역학적 현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양자컴퓨터이다. 이 기사에서는 양자컴퓨터가 왜 필요한지, 양자컴퓨터는 과연 무엇인지, 자기부상열차 등을 통해서 유명해진 초전도체가 왜 양자컴퓨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 본 기사에서는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 양자중첩(quantum entanglement) 등 본 기사 내에서 일부 설명되지 않은 기초적인 양자역학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양자역학에 대해 접해보신 적이 없는 경우 2019년 겨울호에 실린 “양자도약을 예측하다! - 양자역학의 입문과 현재까지”라는 기사를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양자터널링 현상과 현대 컴퓨터의 문제: 양자컴퓨터가 필요한 이유
현대 컴퓨터에 문제를 알아보려면 먼저 양자역학적 현상 중 하나인 양자터널링(quantum tunneling) 현상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양자터널링은 경우 내용은 간단하다. 작고 가벼운 입자가 벽을 마치 터널을 지나가듯 ‘통과’한다는 이야기이다. 이게 말도 안되는 소리일까. 자세히 살펴보자. 아래 사진은 서울 광화문광장에 경찰측에서 설치한 차벽이다. 만약 경찰과 대치 중인 시위대가 경찰이 시위대의 불법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설치한 차벽에 몸을 들이박는다고 생각해보자. 결과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시위대의 몸만 아프고 튕겨 나올 것이다. 자명하게도 시위대는 차벽을 마치 유령처럼 뚫고 지나갈 수 없다. 만약 시위대가 경찰 차벽을 넘어가려면 장대높이뛰기처럼 장대를 사용하든, 사다리 사용하든 다른 방법을 사용하여 경찰 차벽 이상의 중력 퍼텐셜 에너지를 얻은 후 넘어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고전역학의 결론이며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의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핵심이다.(물론 시위대가 경찰차벽을 넘어가려면 수억번, 수조번 이상 도전해야된다. 애석하게도 이것도 부족할 수도 있다.) 고전역학은 입자는 입자이고, 파동은 그저 매질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지만, 양자역학의 관점에서는 무엇이든지 입자성과 파동성을 모두 가진다. 전자도, 광자도, 그리고 우리 몸에 있는 적혈구도, 심지어 우리 몸까지 입자성과 파동성을 둘 다 지니고 있다. 이러한 우리는 파동함수를 통해 상태를 설명할 수 있는데 간단하게 1차원에 대해서만 다루어보겠다. 가장 먼저 1차원상에서 시간에 무관한 슈뢰딩거 파동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한 번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을 적용해보자. 아래와 같이 1차원상에서의 무한 포텐셜 우물을 생각하자.

이제 위에 나와 있는 1차원상에서의 시간에 무관한 슈뢰딩거 파동방정식에 위의 무한 퍼텐셜 우물에 갇힌 입자를 대입하여 풀어보자. 여기서 양자역학에서는 파동함수를 곧 확률밀도함수로 해석하고 이의 크기의 제곱이 곧 그 상태에 있을 확률을 의미하는데, 슈뢰딩거 파동방정식을 풀면 다음과 같은 파동함수를 얻을 수 있다.

아래는 각 에너지 준위에 따른 위의 파동함수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이 경우에서는 퍼텐셜이 장벽이 무한하기에 전자가 투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퍼텐셜 장벽이 무한하지 않고 유한하다면 어떨까?

입자가 가진 에너지가 퍼텐셜 장벽보다 낮은 경우(큰 경우는 당연히 넘을 수 있기에 굳이 살펴볼 필요성은 없다.) 투과확률을 투과한 입자수를 입사한 입자수로 나눈 값이라고 정의할 때, 이 경우 투과확률을 파동방정식을 이용해서 구하면 근사적으로 다음과 같다.

이는 슈뢰딩거 파동방정식이 퍼텐셜 경계에 가지는 경계조건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위 식에서 볼 수 있듯이 질량이 클수록, 퍼텐셜 장벽의 크기가 낮을수록, 입자가 가진 에너지가 클수록, 퍼텐셜 장벽의 두께가 얇을수록 투과되는 전자수가 증가한다. 이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아래의 사진은 실험결과를 보여준다.

여기서 입자는 마치 전자기파와 같이 행동한다. 빛이 유리에 입사하면 일부는 반사되고 일부는 투과하듯이 전자기파가 벽에 입사하면 일부는 반사하고 일부는 투과하는데 전자기파가 벽을 투과하는 정도는 벽의 재질이나 전자기파의 진동수에 따라서 달라진다. (물론 이 경우는 일부 광자는 원자에 흡수되기도 한다.) 전자도 마찬가지이다. 전자는 파동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자신이 지닌 운동에너지보다 높은 퍼텐셜 장벽을 만나면 일부는 반사하고 일부는 투과할 수 있다. 이는 전자뿐만 아니라 위에서 말했듯이 모든 것에 해당된다. 예로 알파입자(alpha particle)에 대해서 살펴보자. 알파입자는 바로 원자번호 2번, 헬륨(He)의 원자핵을 의미하는데 우라늄(U)과 같이 원자량이 큰 불안정한 원자가 알파입자를 내놓고 안정상태가 되는 것을 알파붕괴(alpha decay)라고 한다. 하지만 시위대가 차벽을 뚫고 넘어갈 수 없었듯, 고전역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는 불가능하다. 원자핵 안의 알파입자는 핵력에 의해 강력히 구속되어 있는데 입자의 역학적 에너지는 핵력에 의한 퍼텐셜 에너지보다 작다. 따라서 고전역학에서는 이 입자가 퍼텐셜 장벽 밖으로 방출되는 알파붕괴를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양자터널효과를 통해서 알파붕괴는 실제로 가능하다. 단, 알파입자는 꽤 무게가 있는 편이라 장벽에 10의 38제곱 이상 충돌한 후 밖으로 방출되면 해당 원자핵은 알파붕괴에 성공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 중 하나는 바로 중력 퍼텐셜만이 아니라 전기 퍼텐셜 장벽, 핵력 퍼텐셜 장벽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양자터널링 현상과 현대 컴퓨터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모두가 아는 것처럼 (물론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는 커지고 있지만) 반도체는 갈수록 소형화되고 있다. 그 이유는 한 실리콘 칩당 많은 내용을 담기 위해서인데, 여기서 한 칩당의 소자의 수를 ‘집적도’라고 한다. 소자는 트랜지스터나 다이오드, 저항 등을 의미한다. 집적도를 높을수록 소형 반도체에서 많은 일을 수행할 수 있기에 좋지만, 문제는 바로 위에 다루었던 현상, 양자터널링이 발생한다.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도록 하자. 컴퓨터의 핵심 중 하나는 바로 Willian Schockley(1910~1989), John Bardeen(1908~1991), Walter Brattain(1902~1987)이 공동 발명한 트랜지스터(transistor)인데 트랜지스터는 전자 신호를 증폭하거나 스위칭하는데 쓰이는 전자소자이다. 여기서 ‘스위칭(switching)’의 의미는 바로 “전류를 흐름을 통제한다”라는 의미이고, 좀 더 바꾸어 설명하자면 “전자가 지나가거나 못 지나가게 한다”라는 의미이다. 먼저 트랜지스터의 구조를 살펴보자.

일단 NPN 트랜지스터부터 보면 베이스(B)에 전류가 흐르지 않으면 이미터(E)에서 콜렉터(C)로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의 특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P형 반도체는 전자 운반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양공’이 많다. 하지만 N형 반도체는 전자가 ‘과잉’되어있는 상태이다. 즉, 전류가 흐르지 않으면 전자는 쌓이게 되고 그러면 전기 퍼텐셜 에너지로 인해 전자가 흐르지 못한다. 이런 성질을 이용해서 아래와 같이 논리연산자인 AND, OR, XOR, NAND를 트랜지스터를 가지고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논리연산자가 컴퓨터의 기본인데 만약 트랜지스터를 계속 소형화하다보면 트랜지스터 스위칭역할을 잘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뜻은 회로 집적화에 한계가 있다는 뜻과 동치이다. 현재 가장 작은 트랜지스터의 크기는 분자정도의 크기로 무려 1 nm의 크기이다. 다행히도 아직 한계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더 작아진다는 뜻은 트랜지스터에서 전자가 지나다니는 것을 막는 전기 퍼텐셜 장벽이 얇아진다는 의미이고 이는 곧 위의 투과확률 식에 대입하면 투과되는 전자의 수가 증가한다는 것과 같다. 이는 양자터널링 현상이 발견된 후부터 이미 많은 과학자가 경고했고 많은 물리학자들이 2020년대 후반 ~ 2030년대 후반에 집적도가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위와 같은 이유로 다들 새로운 컴퓨터인 ‘양자컴퓨터’를 고안해내기 시작하였다. 추가적으로 위에서도 말했듯이 IBM은 1 nm의 크기의 트랜지스터를 만들고 삼성전자는 3 nm 공정이 가능해진만큼 집적도를 어마어마하게 높아졌음에도 다행히 양자터널링 현상으로 인하여 스위칭 작용이 안되는 경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양자컴퓨터와 큐빗(Qubit)
이제 양자컴퓨터가 필요한 이유를 알아보았으니 양자컴퓨터가 무엇인지 알아볼 차례이다.

많은 사람들이 양자컴퓨터를 접하기 전에는 지금 사용하는 컴퓨터에 약간의 첨가를 하여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물론 어느정도 비슷한 면도 있고 둘의 본질적인 목적은 ‘빠른 계산’ 및 ‘전산처리능력’으로 같다는 점에서 닮았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둘은 기본부터 다르다. 비유를 하자면 만약 컴퓨터가 양초라면 양자컴퓨터는 전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양초와 전구는 주변을 밝히기 위함이라는 목적은 같아도 근본적인 기술부터가 다르듯 컴퓨터와 양자컴퓨터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컴퓨터부터 살펴보자. 컴퓨터는 흔히 알고 있듯이 0과 1로 구성되어 있으며 0과 1, 이 하나를 비트(bit)라고 한다. 이렇게 2진수로 컴퓨터는 정수와 실수뿐만 아니라 문자도 나타낸다. 흔히 (매우 느리기도 유명한) 코딩언어로 전세계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파이썬(Python)과 같은 경우 64-bit floating point representation을 통해 실수(float)를 나타낸다. 즉, 하나의 실수를 나타내는데 64개의 비트가 쓰인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로 인해 파이썬과 같은 0.1+0.2이 0.3과 같지 않은 문제가 생긴다. 아무튼, 컴퓨터는 0과 1, bit로 모든 것을 표현한다. 그리고 이러한 비트는 철(Fe) 원자와 같은 원자 여러 개의 스핀방향으로 저장해놓는다. 그리고 현재는 1-bit를 저장하려면 원자 겨우(?) 100만개이면 충분하다. 추가적으로 아래 사진은 2012년 IBM에서 12개의 철 원자로 만든 기억장치를 주사 터널링 현미경(Scanning Tunneling Microscope)로 찍은 이미지이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다르다. 양자컴퓨터는 큐빗(qubit)을 하나의 단위로 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보았을 때 0과 1로 나타내는 것은 같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0과 1사이의 모든 상태가 ‘중첩(superposition)’이 되어있다.

이것이 바로 양자컴퓨터의 핵심인데 이해가 되지 않을 사람들을 위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만약 작은 입자 A와 B가 충돌하였다고 하자. 고전역학에서는 우리는 바로 이 둘의 운동량을 반발계수(coefficient of restitution)과 운동량 보존(conservation of momentum)를 통해서 바로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양자역학에서는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 1901~1976)의 불확정성(uncertain principle) 때문에 불가능하다. 즉, 운동량은 보존되지만 둘의 상태를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A와 B의 운동량을 확률적으로만 알 수 있고 이것이 ‘양자중첩’ 상태이다. 여기서 일반적인 컴퓨터의 비트는 0과 1로 고정되어있지만, 양자컴퓨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예컨대 0일 확률이 0.2, 1일 확률이 0.8 이런식으로 ‘중첩’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핵심은 바로 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이다.

위에서의 입자 A와 B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둘은 중첩상태에 있기에 우리는 일단 둘의 상태를 결정할 수 없다. 하지만, 운동량 보존은 성립하기에 둘의 위치에 상관없이 만약 입자 A의 운동량을 측정하면 입자 B의 운동량을 결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각 큐빗은 항상 중첩상태에 있고 양자얽힘 상태에 있다. 이것이 바로 양자컴퓨터의 핵심이다.
슈퍼컴퓨터 vs. 양자컴퓨터 : 양자우월성(quantum supremacy)
지금의 컴퓨터의 대안으로 양자컴퓨터가 떠오른 이유는 컴퓨터의 집적도에 한계에 있기 때문이며 집적도는 높일수록 일반적으로 성능이 좋아진다는 점에서, 양자컴퓨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뭐니뭐니해도 기존 컴퓨터를 압도하는 성능이다. 이를 흔히 양자우월성(quantum supermancy)라고 부른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컴퓨터 중 슈퍼컴퓨터는 괴물과 같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속도가 빠른 슈퍼컴퓨터를 개발하는 이유는 바로 복잡한 연산을 빠르게 실행하기 위해서이다.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에 있는 코딩프로그램으로 직접 물리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실제로는 1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은 실험도 이를 파이썬(파이썬은 특히 느리다.), C/C++ 등을 사용하여 유한요소해석법에 기반한 알고리즘으로 분석해보면 10시간 이상씩 걸리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따라서 우리가 쓰는 가정용 데스크탑이나 노트북들은 특히 화학이나 생물학에 있는 분자구조 등을 분석하면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전기요금도 장난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공학자들은 일반적인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에는 하나씩 들어있는 CPU를 수십, 수백개씩 병렬로 연결하여 슈퍼컴퓨터를 만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어마어마한 발열으로 인해 냉각장치가 필수적으로 필요하고 전기요금과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심지어 이럼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분자구조 등은 아직도 분석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다르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최단경로를 찾는다고 생각해보자. 일반컴퓨터는 모든 경로를 하나하나씩 찾아봐야 한다. 예컨대 경로가 A, B, C, D가 있다고 하자. 일반컴퓨터는 각 경로마다 시뮬레이션을 돌려서 결과가 나오면 이의 시간을 분석해야 한다. 이렇게 경로 4개이면 쉽게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경로가 100개라면? 1000개라면? 만약 서울특별시 교통망처럼 매우 복잡하다면? 이 경우에는 계산하는데 매우 오래걸린다. 하지만 양자컴퓨터의 경우 다르다. 먼저 큐빗은 모든 값을 중첩적으로 가질 수 있다. 이에 최단경로를 찾는 경우에서는 모든 경우를 동시에 확인하여 목적지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것으로 바로 값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바로 이렇게 큐빗으로 계산하는 것이 하나하나 비트를 통해 게산하는 것보다 느리면 안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문서 몇천 장이 있을 때 이를 잘라버리고 싶다고 하자. 그렇다면 문서 한 장 자르는 방법으로 걸리는 시간이 한번에 잘리는 시간이 더 걸린다면 이 방법은 버려야 할 것이다. 이렇다는 점에서 양자컴퓨터의 알고리즘이 항상 빠르다는 것이 아니며 지금까지 알려진 몇몇 알고리즘 중 대표적인 예시는 도이치 알고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흔히 물리학자와 공학자들은 현대 컴퓨터는 간단한 연산에서 빠르고 양자컴퓨터는 매우 복잡한 계산에서 빠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현재의 양자컴퓨터는 Google, IBM과 같이 기업들이 주로 연구 및 개발하고 있으며 일부 양자컴퓨터는 양자우월성을 보이기도 한다. 예로 아래 사진에 있는 IBM사의 IBM Q System One은 특정한 연산에서 슈퍼컴퓨터보다 매우 우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위의 IBM Q System One와 같은 경우 기본적인 슈퍼컴퓨터가 10억년 걸릴 문제를 무려 100초만에 해결해내었다. 이처럼 속속히 특정한 연산에서 양자우월성을 입증하는 양자컴퓨터들이 나오고 있는데 대표적인 기업은 IBM이나 Google이다. 이들 두 회사 모두 초전도 큐빗 기반 양자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어 컴퓨터 온도를 극저온으로 유지시켜줘야 하는 장치가 필수적이다. 여기서 의문점이 들 것이다. 왜 초전도 현상이 양자컴퓨터에서 쓰일까? 그 이유는 바로 아래 장에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초전도 현상과 양자컴퓨터 : 초전도 큐빗 기반 양자컴퓨터
초전도 현상은 일부 도체에서 도체 내부의 저항이 0이 되는 현상이다. 수은(Hg)와 같은 경우 4.19 K에서 전기저항이 0이 되는 일명 초전도 현상이 생긴다.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전도 현상이 되려면 온도만 매우 낮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초전도 상태에 있으려면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온도가 임계온도보다 낮아야 하고, 자기장 세기가 임계 자기장 세기보다 낮아야 하고, 전류가 임계 전류보다 낮아야 한다.

현재까지 초전도체 중에서 임계온도가 가장 높은 것은 1986년에 발견된 구리-페롭스카이트(perovskite) 계 세라믹으로 임계 온도가 무려 90 K(- 183.15℃)보다 높은 고온 초전도체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액체 질소의 비등점인 77 K보다 높아서 상업적 활용도가 높다.
그렇다면 이렇게 사용하기 까다로운 초전도체가 양자컴퓨터에 왜 필요한걸까? 심지어 가장 선두주자인 IBM와 Google에서 사용하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위에서와 같이 흔히 초전도체는 저항이 0이 되는 현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물리학적인 입장에서는 눈에 보이는 거시적인 물체에서 양자역학적인 상태를 관찰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양자소자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초전도체에서 저항이 없어지는 성질, 자속이 양자화되는 현상, 초전도체의 위상 간섭에 의한 양자역학적인 현상 등의 현상을 이용한 다양한 전자소자의 개발과 응용은 지난 100년동안 꾸준히 연구되고 발전되어 온 주제들 중 하나이다. 여기서 초전도체가 이렇게 양자컴퓨터에서만이 아나라 다양한 전자소자 개발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조셉슨 접합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1973년 노벨상 수상자인 조셉슨이 대학원생시절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등장한 조셉슨 현상은 두 개의 초전도체가 얇은 절연체 혹은 금속 등으로 분리되어 있는 경우 두 초전도체 사이에 일어나는 초전도 전자쌍의 터널링 현상이다. 여기서 (초전도) 조셉슨 접합은 두 개의 초전도체가 얇은 절연체 혹은 금속 사이에 끼어있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이런 조셉슨 접합은 아래의 두 개의 조셉슨 관계식을 따른다.

수식에서 보듯이 조셉슨 접합에서는 고전적인 물리량 중 하나인 전류와 전압의 측정이 바로 양자역학적 위상과 관련되어 있으며, 이것이 양자소자를 구현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렇다면 조셉슨 접합의 이런 성질들은 어떻게 양자컴퓨터에 적용되고 있을까? 위에서 말했듯이 양자컴퓨터의 큐빗은 중첩(superposition) 상태에 있으며 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 상태에 있다. 하지만 이를 유지시키기는 굉장히 어렵다. 현재까지 traped ion, quantum dot, photon 등과 더불어 초전도체를 이용한 거시적 양자역학적 상태 구현이 전기소자를 이용한 유망한 큐빗의 후보로서 제안되었다. 1999년 일본의 NEC팀이 쿠퍼쌍 박스를 이용한 라비 진동(Rabi oscillation)을 네이처지에 보고한 이후 초전도 조셉슨 소자를 이용한 큐빗 연구는 지난 10년간 활발한 연구를 통해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다. 대표적으로 큐빗을 물리적으로 구현하는데 가장 중요한 결맞음 시간(중첩상태가 유지되는 시간)은 1999년 당시 2 ns에서 최근 IBM팀에서는 최고 500 µs까지 어마어마하게 발전했다. 조셉슨 접합을 기본으로 하는 초전도 큐빗은 그 작동방식에 따라서 charge qubit, phase qubit, flux qubit 등으로 분류되며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각 큐빗의 장단점을 서로 보완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큐빗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는 경향이다. 초전도 큐빗은 전자소자의 특성상 외부환경과 상호작용이 크기 때문에 결맞음 상태를 무한히 오래 지속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바로 같은 이유 때문에 다양한 양자상태의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 된다.
이러한 초전도 양자컴퓨터와 같은 경우, 위에서도 말했듯이 임계온도를 지켜줘야 하기에 정말로 상온에서 초전도체가 되는 물질을 찾았다고 할지라도 칩의 발열 등을 고려하면 지금의 노트북처럼 갖고 다니기는 어렵다. 일부 학자들은 이런 초전도 양자컴퓨터와 같은 경우 현재 IBM에서 제공하는 방식처럼 인터넷망을 사용하는 클라우드식으로 이용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현재 초전도 양자컴퓨터 기술과 비전
초전도 양자컴퓨터는 2000년대 초반까지의 학문적 연구, 2008년 이후 미국 정부의 대규모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거쳐, 2014년 구글의 산타바바라대학(UCSB) 연구진 전격 인수, 2016년 IBM의 클라우드 서비스 시작 등 본격적인 기업체 중심의 연구개발이 진행되면서 지금은 수십 개의 큐빗 규모의 초전도 양자컴퓨터 시스템이 일부 회사들에서 꽤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기술 수준에 이르렀다. 현재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Google과 IBM 등이다. IBM과 같은 경우 2016년 5월에 양자컴퓨터 시스템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공개하였으며 계속 업그레이드하면서 운영 중이다. 5-큐빗 및 16-큐빗 시스템은 무료로 일반에게 공개하였고 20-큐빗 시스템은 유료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IBM 양자컴퓨터, IBM Q System One 홈페이지(https://www.ibm.com/quantum-computing/)에서 찾아 볼 수 있다. Google과 같은 경우 특정한 연산에서 세계최초로 양자우월성을 입증한 논문을 네이처지에 투고하였다.(IBM측에서는 아니라고 부인했다.) 특정 분야의 연산에서 슈퍼컴퓨터가 1만년이 필요했던 연산과정을 단 3분 20초만에 끝냈다는 것을 보였다. 해당 양자컴퓨터 칩인 시커모어는 53큐빗을 크로스 형태로 연결했다.
구글이 양자 우월성을 입증하였다고 공개한 YouTube 영상
아직 양자컴퓨터는 일반적인 컴퓨터에 비하면 상용화도 되지 않았고 가격도 매우 비싸다는 점에서 신생아에서 걸음마를 할 줄 아는 아기 수준이다. 특히, 초전도 양자컴퓨터와 같은 경우 이를 가동하기 위한 냉각기술, 차폐기술, 정밀 회로기술, 컨트롤 및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 기술 및 알고리즘 최적화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의 융합적 적용이 필요하며, 각각의 분야에서 극한의 정밀도를 필요로 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발전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다. 이렇다는 점에서 가까운 미래에 양자컴퓨터를 일반인들조차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이런 컴퓨터 기술의 발전은 특히 변수가 어마어마하게 많이 작용하는 생물학 분야에서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인다.
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기준으로도 각 화소의 발광 제어까지 QD만을 이용하는 디스플레이는 아직도 연구 단계로, 개발 속도를 보면 완전한 상용화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신 2014년 후반~2015년 초반부터 LCD의 백라이트에 QD 소자를 입혀 색 재현률을 높이는 이른바 QD-LCD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참고자료
[1] Raymond A. Serway et al., Physics for Scientists and Engineers (9th Edition), Cengage
[2] David Halliday et al., Fundamentals of Physics (10th Edition), Wiley
[3] David J. Griffiths et al., Quantum Mechanics (2nd Edition), Cambridge Press
[4] Leonard Susskins et al., Quantum Mechanics: The Theoretical Minimum, Basic Books
[6] IBM Think Academy : https://www.youtube.com/watch?v=WVv5OAR4Nik&t=29s
[7] 정연욱 et al., 초전도 전기소자. 물리학과첨단기술 (2011)
[8] 정연욱 et al., 초전도 양자컴퓨터의 현재 수준과 활용, 그리고 가까운 미래. 물리학과첨단기술(2019)
[11] 한국초전도학회 홈페이지: http://acoms.atit.co.kr/~kss1/index.html
[12] 이해웅, KAIST 명강 01: 양자정보학 강의, 사이언스 북스
[13] TED Talks: A beginner’s guide to quantum computing by Shohini Ghose
[14]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JhHMJCUmq28&t=81s
[15] 위키피디아(https://www.wikepedia.org/)
[16] Charles Alexander et al., Fundamentals of Electric Circuits (6th Edition), McGrawHill
첨부 이미지 출처
[0] (표지사진) 양자컴퓨터 전기소자 사진 : https://www.autodesk.com/
[1]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경찰 차벽 : http://www.ohmynews.com/
[2] 위키피디아(en/kr)
https://www.wikipedia.org/
[3] YouTube 영상 中 일부장면
https://www.youtube.com
[4] Forbes(online): Forbes(online) : The Quantum Computing Era Is Here. Why It Matters—And How It May Change Our World by Matt Hunter
https://www.forbes.com/sites/ibm/2020/01/16/the-quantum-computing-era-is-here-why-it-mattersand-how-it-may-change-our-world/#5c4004d85c2b
[5] 홍원기(작성자)
첨부 동영상 링크
[1]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v=-ZNEzzDcllU&feature=emb_l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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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홍원기
발행호│2020년 봄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