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초전도체의 불시착 양자컴퓨터에도 초전도현상이 쓰인다고

전기 저항이 없는 초전도체를 활용해 양자역학의 중첩(0과 1이 동시에 존재) 상태를 인공적으로 구현해 낸 '초전도 큐비트' 기반 양자 컴퓨터의 원리를 다룬다.

편집부 · 2023년 10월 18일 · 읽는 데 4분

양자 컴퓨팅, 차갑게 얼어붙은 거대한 황금 샹들리에와 떠다니는 양자 데이터를 가두는 작게 빛나는 과냉각 초전도 칩이 있는 빛나는 첨단 양자 컴퓨터 코어를 보여주는 시각적으로 놀라운 개념적 일러스트레이션
양자 컴퓨팅, 차갑게 얼어붙은 거대한 황금 샹들리에와 떠다니는 양자 데이터를 가두는 작게 빛나는 과냉각 초전도 칩이 있는 빛나는 첨단 양자 컴퓨터 코어를 보여주는 시각적으로 놀라운 개념적 일러스트레이션

인류 최강의 슈퍼컴퓨터가 1만 년 동안 풀어야 할 암호를 단 3분 만에 박살 내버리는 꿈의 기계,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 구글이나 IBM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만들고 있는 이 괴물 컴퓨터의 뚜껑을 열어보면, 마치 화려한 황금색 샹들리에(냉각기)가 거꾸로 매달려 있는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샹들리에의 가장 밑바닥, 우주보다 차가운 영하 273도의 진공실 안에 양자 컴퓨터의 심장인 '초전도 칩'이 꽁꽁 얼어붙어 있다. 도대체 전기 저항을 없애는 '초전도체'가 어떻게 인공지능과 암호 해독을 뒤집어엎을 양자역학의 두뇌로 쓰이고 있는 걸까? 양자 컴퓨터의 가장 유력한 설계도, '초전도 큐비트(Superconducting Qubit)'의 미친 작동 원리를 파헤쳐 보자.

0과 1이 동시에 존재한다, 큐비트(Qubit)의 마법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과 일반 컴퓨터는 '비트(Bit)'를 쓴다. 전기가 흐르면 1, 안 흐르면 0이다. 한 번에 오직 하나의 길만 걸을 수 있어서 미로를 찾을 때 막히면 다시 돌아와서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순차적 계산). 하지만 양자 컴퓨터의 두뇌인 '큐비트'는 양자역학의 마법인 '중첩(Superposition)'을 쓴다. 동전을 튕겼을 때 앞면(0)인지 뒷면(1)인지 땅에 떨어지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것처럼, 큐비트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진 채로 미로의 수만 갈래 길을 한꺼번에(병렬적으로) 탐색해 버린다. 계산 속도가 1만 배 이상 폭증하는 이유다.

거시 세계에 양자를 가두다, 초전도 루프

문제는 0과 1이 중첩되는 양자 현상이 원자나 전자 같은 미치도록 작은 미시 세계에서만 일어난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눈에 보이는 반도체 칩 크기의 기계로 이 양자 현상을 억지로 만들어내기 위해 '초전도체'를 썼다. 아주 작은 알루미늄이나 니오븀 금속을 동그란 고리(루프) 모양으로 만들고, 영하 273도로 얼려서 '초전도 상태(저항 0)'로 만들어버렸다. 저항이 없으니 이 고리 안에 전기를 흘려주면 전자가 시계 방향(0)으로 영원히 돌거나 반시계 방향(1)으로 영원히 돈다. 그런데 양자역학의 간섭 효과 덕분에, 전류가 시계 방향과 반시계 방향으로 '동시에' 흐르는 기괴한 중첩 상태를 눈에 보이는 회로(초전도 큐비트)에서 완벽하게 구현해 낸 것이다! 왼쪽에는 조명 스위치처럼 단순한 '0' 또는 '1' 사이를 완고하게 뒤집는 클래식 컴퓨터 비트를, 오른쪽에는 정확히 같은 시간에 '0'과 '1'이 되어 거칠게 회전하는 빛나는 양자 큐비트(초전도 루프)를 보여주는 분할 화면

벽을 뚫고 지나가는 유령, 조셉슨 접합

이 초전도 큐비트의 핵심 심장부는 '조셉슨 접합(Josephson Junction)'이라는 미세한 끊어짐이다. 초전도체 고리 중간에 전기가 절대 통하지 않는 얇은 부도체(절연체) 벽을 살짝 끼워 넣었다. 상식적으로 전기가 흐르다가 벽에 막혀야 하지만, 양자 세계에서는 뭉쳐있던 전자 커플(쿠퍼 쌍)이 텔레포트를 하듯 얇은 벽을 그냥 통과해 버린다(양자 터널링). 이 유령 같은 터널링 현상을 극도로 미세한 마이크로파(전자레인지 파동)로 통제하면, 과학자들은 큐비트를 0으로 만들지, 1로 만들지, 아니면 중첩 상태로 빙글빙글 돌려놓을지 마음대로 조종(게이트 조작)할 수 있게 된다.

황금 샹들리에가 필요한 이유, 결어맞음(Decoherence)

양자 중첩 상태는 미치도록 예민한 개복치다. 주변에서 약간의 열에너지가 발생하거나, 미세한 와이파이 전파 하나만 툭 치고 지나가도 깜짝 놀라며 중첩(0과 1)이 깨져버리고 평범한 0이나 1로 확정되어 버린다(에러 발생). 그래서 양자 컴퓨터를 외부의 모든 소음과 열로부터 완벽하게 격리하기 위해, 우주 공간보다 더 추운 영하 273(절대영도)의 극한 냉각 장치(황금 샹들리에) 안에 집어넣어 꽁꽁 얼려두는 것이다. ![두 개의 빛나는 파란색 초전도 금속이 붉은 절연체 벽으로 분리되어 있고 전자쌍이 마법처럼 벽을 뚫고 순간 이동(터널링)하여 양자 상태를 생성하는 것을 보여주는 '조셉슨 접합'의 미세한 다이어그램](https://image.pollinations.

이어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