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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역사 : 포켓몬은 진화가 아니라고요!

Introduction – 오잉, 피카츄가 라이츄로 진화했다!

"피카츄 라이츄♬ 라이츄 파이리 꼬부기♪♩ 버터플 야도란♬ 피죤투 또가스♪♩“


어릴 적,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유명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주제곡이다. 닌텐도 사에서 출시한 동명의 게임으로부터 시작된 <포켓몬스터>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을 접해보지 못한 이들도 알 만큼, 세계적으로도 대중적인 문화 컨텐츠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 컨텐츠적 유행의 중심에는 바로, 귀엽고 매력 넘치는 크리쳐, 포켓몬이 있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내부에서 우리 주변의 동물을 반려동물을 대신하여, 함께 성장하고 시련을 극복하는 인생의 동반자로 여겨지는 포켓몬의 존재야말로, <포켓몬스터> 돌풍의 중추 역할을 했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본 닌텐도 사의 대표 게임 중 하나인 <포켓몬스터>는 게임을 넘어, 애니메이션, 인형 등 각종 캐릭터 산업에 진출하며 전세계의 문화 시장의 핵심 중추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렇게 귀여운 포켓몬에 대한 언급을 엄격히 금지하는 단체가 있다면 믿겠는가? 놀랍게도 여러 가지 이유에서 포켓몬이 제재당하는 경우는 많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포켓몬 GO> 열풍 당시, 러시아 정교를 둘러싸고 벌어진 소동이 있다. 기본적으로 러시아 내 공공장소에서 <포켓몬 GO>를 플레이하는 것은 합법이다. 실제로, 아직까지도 러시아 모스크바 등지에서는 <포켓몬 GO>를 하는 시민의 모습을 찾아볼 수도 있고, 이의 운영사 나이앤틱 역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모스크바 등지에 특수한 포켓몬을 설치하며 서비스가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지난 2016년 9월,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피의 성당'에서 <포켓몬 GO>를 한 뒤, YouTube에 영상을 올린 루슬란 소코로브스키는 신성모독죄로 고발당해, 구금 처분을 받은 바가 있다. 기독교의 성지 내에서 비기독교적인 게임을 하며, 영상까지 찍어 올린 그의 행위가 매우 비도덕적이라는 이유에서 내려진 형사처벌은 여러 차례 게이머 단체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다만, 이 경우는 처벌 수위의 적절성에 관한 논박이 있을 수는 있으나, 예카테린부르크 '피의 성당'이 러시아의 역사적, 문화적 중심 교회인 만큼 제재가 아예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는 아니다. 신성모독을 근거로 하는 형사 처벌까지 이어진 적은 없으나, 미국, 일본, 영국, 이란 등지에서도 <포켓몬 GO>로 인해 사유지 침입 및 문화재 훼손이 이어지자, 특정 지역에 한해 이를 제한하는 경우는 빈번하니 말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전혀 다른 이유로 국가 전역에서 <포켓몬스터> 시리즈와 관련된 모든 물품을 금지한 국가가 있다. 2001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종교 최고 지도자, 그랜드 머프티인 Sheikh Abdulaziz al-Sheikh는 파트와라는 율법적 성명을 발표하며, 진화론의 요소를 다루며, 일본 다신교적 요소, 서양 기독교적 요소가 다분히 포함된 불순한 문화로 <포켓몬스터>를 지정, 일체 금지하기에 이른다. 이어서, 카타르와 이집트, 말레이시아의 종교 최고 지도자 역시, 관련 성명을 발표, 모든 문화적 요소를 금지한다. 정교분리가 성문법화되어 있는 한국으로서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극단적인 제한은 그 이유조차 너무 놀랍다.


'진화론적 요소와 타 종교와 관련된 요소가 있다.‘


이러한 이들은 이슬람 원론주의자뿐만이 아니다. 놀랍게도 이와 관련된 태도를 취한 극단적 종교주의자들은 또 존재한다. 미국 남부의 개신교 극우파 교회들은 자신의 교인들에게 Charles Darwin의 진화론을 연상시키는 포켓몬을 이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쯤 되니 슬슬 궁금증이 쏟아진다. 도대체 무엇을 보고, 그들은 진화론을 떠올렸을까?


<포켓몬스터> 세계관에서는 피츄가 진화하면 피카츄가 되고, 피카츄가 진화하면 라이츄가 되는 등 굉장히 여러 포켓몬이 싸움과 아이템, 친밀도 등 특정 조건을 만족함에 따라 진화하게 된다. 포켓몬 게임 시리즈의 아주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로, 진화하며 성장하는 포켓몬을 보는 것은 게임 플레이어의 행복이기도 하다.

작중 배틀이나 아이템 등을 이용하여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포켓몬이 형태를 바꾸어 상위 개체로 진화한다. 마치 귀여운 피츄가 진화하여 피카츄가 되고, 피카츄가 진화하여 라이츄가 되듯 말이다. 이러한 설정을 토대로, <포켓몬스터>가 창조론을 신뢰하는 그들의 교리에 어긋나는 진화론을 주장한다고 종교 극단주의자들은 외치고 있다. 이러한 그들의 태도는 진화론에 대한 그들의 무지를 보여준다. <포켓몬스터>에서의 진화는 진화가 아니며, 진화론과 창조론이 서로를 부정하는 차원에서 출발한 것이 아님을 그들은 모르고 있다. 이렇듯, 진화론과 창조론이 서로 경쟁하고 있다 보니, 진화론에 대한 오해는 매우 많다. 진화란 도대체 무엇일까? <포켓몬스터>의 진화는 왜 진화가 아닌 것일까? 진화의 시작부터 지금까지를 간단하게 살펴보자.


그리스⦁로마와 고대 중국 : 진화 vs 고정, 무엇이 진실인가?

진화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평소에 이에 대한 답변을 잔뜩 준비하고 있는 생물학 면접 준비생이나 강의를 준비 중인 진화 발생생물학자가 아닌 이상, 아무리 뛰어난 생물학자도 잠깐 머뭇거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진화의 정의의 변천사가 굉장히 길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개 일반적인 생물학적 진화하면 떠오르는 것은 비슷할 것이다. 계통수, 종 분화, Charles Darwin, 자연선택, 갈라파고스, 핀치. 대부분이 아마 Darwin 이후에 발전한 개념에 대해서 먼저 떠올릴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이는 Darwin 이전의 기독교 사회에서는 성경적 원론인 창조론을 신봉하여 원론적으로 진화라는 개념을 받아들이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말은 결코, Darwin이 진화의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인물이라는 뜻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등 유일신 사상의 영향이 적었던 사회에서는 무수히 많은 방식으로 진화에 관한 제안이 등장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Anaximader는 우주가 원통형이라 주장하는 등 다양한 자연에 관련한 주장을 펼친 인물이다. 특히, 그는 진화론과 같이 종의 유래를 주장하는 등, 상당히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진화를 논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가 바로, Anaximander이다. 610 B.C.E.에 Miletus에서 태어난 그는 현대적 진화의 개념과 매우 유사한 이론을 주창한다. 그는 Miletus의 다른 철학자 Thale과 교류하며, 독자적인 우주관과 원소론을 추구했다. 특히, 원소론의 경우, 가장 기본적인 물질은 1종류로 정의 내릴 수 없으며, 따라서 불확정적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는 그가 생물의 탄생을 얘기할 때, 생물은 습한 곳, 다시 말해 바다에서 시작되었고, 이들이 불확정성을 각 환경에 맞추어 적응하며 그 모습을 변형시켜 현재의 모습을 이루었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그는 인간 역시, 결국 다른 동물로부터 유래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이 영유아기에 굉장히 연약한 존재이므로, 최초의 인간은 반드시 인간이 유래된 동물로부터 보호받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의 진화관은 비록, 획득 형질과 선천 형질의 유전을 구분하지 않고, 진화나 적응의 단위를 개체 수준에서 생각하였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중세의 기독교적 사고와 비교할 때 굉장히 진취적인 진화관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의 무수히 많은 철학자들은 4원소설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Empedocles로, 그는 이러한 원소론을 확장하여 그만의 독특한 진화관을 제시했는데, 이는 모든 생물의 특징을 갖고 있던 과정의 종이 분산되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그의 상상을 바탕으로 만든 human-animal creature는 가히 혐오스럽게 생겼다.

Anaximander 사후, 약 100년 이후인 495 B.C.E. 선구적인 원소론인 4원소설 (four-element theory)로 대한민국 중학교 교육과정에서도 종종 언급되는 Empedocleus가 태어난다. 4원소설은 세상이 땅, 공기, 물, 불 총 4가지의 원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원소론이다. 여기서 각 원소는 인력과 척력 2가지 형태의 힘으로 상호작용하며 우주를 구성한다고 Empedocles는 주장한다. 그는 4원소설에 입각하여, 이러한 상호작용이 결과적으로 지구, 나아가 생명을 구성한다고 믿었다. 이를 확장하자면, 결국 생물의 죽음과 탄생 자체를 단순하게 원소의 결합과 분리의 차원에 불과하다고 하며, 생물 종의 다양성 역시, 최초의 생물에서 있던 특징이 분리된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남자도 여자도, 새도, 물고기도 결국 모두 하나의 존재"였다가 나누어졌다는 것이다. 흔히 현대에 이르러서는 human-animal creature 또는 monster-like creature로 묘사되는 그가 제안한 최초의 생물은 정말 모든 생물을 지점토와 같이 뭉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위 2명의 철학자는 나름대로 원소론과 상상을 덧붙여, 아주 흥미로운 진화론을 주창했다. 그러나, 이렇듯 진화에 대한 여러 철학자의 의견은 다른 두 철학자의 주장이 대두되며, 금방 사장되고 만다.


라파엘로의 걸작 <아테네 학당>의 중심부에 묘사된 Plato와 Aristotle의 모습이다. 스승 Plato와 제자 Aristotle은 다양한 자연 철학적 연구를 토대로, 그리스 철학의 핵심 중추를 쌓았다. 철학, 수리학, 자연 관찰 등 무수히 많은 부분에서 학문적 업적을 쌓아 이후 약 1천 년에 걸쳐서 Aristotle의 사상이 유럽의 중심 사상을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들이 진화에 대해 회의적이고 반대를 표했던 만큼, 생물학에 있어서는 알게 모르게 원망스러운 이들 중 하나이다.

그리스의 대표 철학자인 Plato는 고대 그리스 역사상 가장 권위 있는 <Academy>의 학장이었던 만큼, 후세의 학문 분야에 영향을 끼친 바가 엄청나다. 여기서 육성된 철학자는 Aristotle, Antiochus, Xenocrates, Polemon 등 서양 고대 철학의 핵심 인물을 끊임없이 배출한 위대한 교육의 장소였다. 이러한 Plato는 진화생물학자에게 있어서는 최악의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저명한 생물학자 Ernst Mayr의 표현을 빌리자면, "the greatest antihero of evolutionism", 진화론의 최대 적이다. 그는 실재론, 이데아론 (essentialism)을 맹신하고 있던 만큼, 이러한 실재론이 생명의 형성 역시 결정한다고 믿었다. 모든 생물 종 (species)은 아주 완벽한 이상적인 생물의 짝퉁이기에, 모든 생물 종이 창시와 함께 생겨나야 안정적이라고 논했다. 특히, 그의 저서 Timaeus에서는 일종의 창조주인 Demiurge가 우주를 만들며, 존재 가능한 모든 종을 동시에 만들었다고 서술한다. 이러한 풍요함의 이론 (principle of plenitude)은 기독교적 사상 형성은 근간이 되었다.


그의 제자 Aristotle은 더욱 나아간 주장을 한다. 그는 Lesobos 섬에 머물며 여러 자연 연구를 진행했는데, 이때, 생물학의 시발점이라고도 불릴 수 있는 저서들을 무수히 출간한다. De anima (On the Soul), Historia animalium (History of Animals), De partibus animalium (On the Parts of Animals), De generatione animalium (Generation of Animals) 등등 관찰을 기반으로 scala naturae라고 표현되는 생물 분류학부터 해부학까지 여러 분야를 개척한다. 문제는 이 근간에 그의 스승 Plato의 사상이 짙게 깔려 있다는 것이다. 그는 생물 종에 대한 자세한 관찰을 토대로, 생명의 사다리를 만들어, 형태학적 특징의 공통에 입각하여, 종을 분류하기까지 했으나, 계속 이러한 분류는 단순한 학문적 분류일뿐, 생물은 그 자체, 특히 생물의 근간인 eidos가 변화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Eidos는 현대의 말로 번역하자면 정수나 종에 가까운 표현으로, 각 생물을 구분하는 요소를 의미한다. 필자가 계통수와 굉장히 유사한 그의 저술을 생명의 다리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가 중세 자연과학 형성의 핵심 중추 중 한 명인만큼 수많은 후대 학자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약 1천 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진화론이 부정되는 뿌리가 된다.


고대 중국 역시, 여러 가지 진화론적 철학이 창시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도(道)이다. 장자와 같은 노장철학자들은 생물학적 종이 계속 변화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대표 저서 장자는 이러한 종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진화 과정은 좀 더 신화적 요소가 산재하다. 물이 만물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는 모습은 Anaximander의 모습과 유사하지만, 이러한 물이 위치에 따라 덩굴이 되기도 하고, 신발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물이 변화한 모습에 흙 등 다른 요소와의 상호작용으로 현재의 다양한 생물 종이 만들어지고, 계속 변화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렇듯, 노장철학에서 진화의 설명은 신화적 요소가 다분하지만, 자연의 이치에 따라 생물의 변화가 당연하다는 것이 당시 고대 동양의 주된 사상임을 알 수 있다.


한편, 로마는 그리스와 문화적 맥락을 함께 한 만큼, Plato나 Aristotle의 학문적 권위를 인정함과 동시에, 본인의 진화관으로 이를 논박하고자 하는 시도 역시 굉장히 활발했다. 이중 Empidocles와 굉장히 유사한 주장을 하여 Aristotle에 반대한 학자로는 Lucretius가 있다. 99 B.C.E.에 태어난 그는 시 De rerium natura (On the Nature of Things)를 통하여, Empedocles와 유사하게 원소의 결합이 생명을 이루었다는 주장을 표현했다. 특히, 그는 Empedocles의 주장에서 더욱 나아가, 이러한 현상의 무작위성을 주장하는데, human-animal creature가 여러 가지 다른 특징을 각 개체 별로 보이고 있어, 힘, 지능, 속력 등 요소에 의하여 생존 여부를 달리하며, 환경에 더욱 잘 적응하는 형태를 보인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그는 앞선 두 철학자와 달리, 최초의 생물은 단일 개체나 종으로부터 진화했다는 주장에 회의적이었는데, 이러한 주장은 그가 환경 별로, human-animal creature를 분리하여, 각각 독자적으로 분리하게 생각하는 주원인이 된다. 그런 차원에서 그는 육상 생물은 육상 생물대로 해양 생물은 해양 생물대로 진화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러한 다양한 진화적 관점을 포함한 De rerum natura는 훗날, 르네상스에 붐을 일으킨, 고전 문학의 재해석에서 크게 주목받으며, 르네상스 시대에서 진화에 관한 여러 이론이 창발되는 근간이 된다. 로마의 대표적인 철학자 Cicero는 스토아 철학적 관점을 통해, 가장 생존에 적합한 종이 살아남는다는 글을 남기는 등 꾸준하게 진화론에 관한 주장은 계속 되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Aristotle은 서양 철학의 주류를 고정된 종으로 바꾸어 놓기에 충분했다. Seneca나 Pliny 같은 이들은 생물 종이 변화가 없다는 여러 저서를 펼치며, 암암리에 퍼져있던 기독교적 신앙과 연관되었고, 밀라노 칙령 반포 이후, 기독교가 전 지중해적으로 장려되며 완전히 자리 잡게 된다. 이후, 서유럽을 중심으로 카톨릭 및 교황청의 영향이 심해지며 암흑시대, 중세가 시작되자 결과적으로 진화론, 생물의 변화에 관한 언급 자체는 엄격히 금지된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오히려, 이슬람을 중심으로 진화론적 철학이 발달해 가기 시작한다.


이슬람과 카톨릭 : 창조와 진화의 공존은 가능한가?

376 C.E.에 게르만 족의 침입으로 서로마제국이 완전히 몰락하며, 유럽은 비잔틴 제국의 동유럽과 여러 영웅과 제후가 혼돈의 각축전을 벌이는 서유럽으로 나누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7세기, 마호메트가 알라로부터 계시를 받으며, 이슬람교를 창시하며, 중동에서 아주 빠른 속도로 이슬람 세력권이 성장했고, 전성기에 이르러서는 북아프리카, 이베리아 반도, 소아시아, 중동,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국 서북부 지역에 이르기까지 세력을 떨쳤다. 이러한 상황 속, 이슬람 군주는 세속 권력 강화의 수단으로, 종교를 사용했고, 당시 서유럽과 달리 같은 교도들의 학문 활동에 대하여 큰 제약을 두지 않았다.

이슬람의 전성기였던 8세기에서 13세기경, 현대의 극단적 이슬람과 달리, 중동, 북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 이베리아반도까지 널리 퍼져있던 이슬람교는 잦은 전쟁과 원정으로 대개 실리 중심주의적 분위기가 강했다. 또한, 동방 무역의 활성화로 인해 여러 항로가 개척되며 외부와의 교류가 늘어나며 학문적으로도 동서양 모두의 영향을 받으며 새로운 세계를 개척했다.


Abū ʿUthman ʿAmr ibn Baḥr al-Kinānī al-Baṣrī, 줄여서 Al-Jahiz는 아랍의 문학, 정치신학 작가였다. 그는 350종 이상의 생물에 관한 이야기와 시, 설명을 모아 Kitāb al-Ḥayawān (كتاب الحيوان, Book of the Animals)를 발간했다. 일부 학자들은 Aristotle에 대한 표절보다 살짝 위 수준에 그친다며 이 책을 비판했지만, 현대에 들어서 Conway Zirkle 등의 학자에 의하여 완전히 재평가받고 있다. 특히, 적자생존 (struggle for existence)에 관한 부분이 아주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동물들은 더 강한 동물에 의해 죽거나 먹이가 된다는 책의 한 이야기는 당시 신정 사회에서도 적자생존이랑 개념이 통용되어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주요 예시 중 하나이다.


Ramon Lull이 그린 Ladder of Ascent and Descent of the Mind이다. 그림을 잘 보면 알겠지만, 가운데 ‘scala naturae’가 써져 있고, 계단에는 ‘planta’, ‘homo’, ‘angel’, ‘god’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계층적으로 표현되어,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던 생물의 분류는 우리가 아닌 진화학적 의미가 아닌, 고정된 개체 중 무엇이 더 상위의 단계에 있는 우월한 존재냐의 여부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이슬람의 사회과학자인 Ibn Khaldun은 저서 Muqaddimah의 첫 번째 챕터에서 Darwin의 주요 서술 사항 중 하나인 수용 가능한 개체보다 많은 수의 개체가 탄생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한, 식물의 초기 단계가 허브나 비종자 식물이며 이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야자나무나 포도나무가 되었으며 이가 더욱 진화하면 동물의 초기 단계인 달팽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자면 현존하는 종 간의 관계와 공통조상 개념을 오용한 부분이지만, 동물과 식물이라는 요소를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아주 높은 평가를 받는다. 나아가, 챕터 6에서 인간에 관해 이야기하며, 인간이 가장 전한 형태의 동물이라고 평가하는 것을 종 간의 특징을 위주로 설명하는 대목 역시 학문적으로 뛰어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는 이슬람의 저명한 지식인이 이러한 식의 표현을 하는 것은 당시 이슬람 사회에서는 진화론의 가치가 종교와 대립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에 의한 생물의 시발과 진화는 완전히 별도의 관계라고 받아들이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당시의 모든 사회에서 종교가 진화를 받아들였던 것은 아니다. 중세 카톨릭 사회의 교리가 Plato, Aristotle의 이론과 결합하며, 당시 서유럽 기독교인들에게는 진화론에 대한 뿌리 깊은 저항성이 생겨났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무작정적인 학문의 탄압과 소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신학의 인정을 받는 범위 안에서 신이 만든 위대한 산물인 생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하는 것은 허용하고 장려했다. 예를 들어, Aristotle이 진행했던 scala naturae의 방식으로 분류학을 연구하는 것을 매우 장려했다. Peter Albelard나 Thomas Aquinas와 같은 수도사 학자들이 Aristotle의 분류 기준과 Plato의 이데아론을 섞어 이를 더욱 공교화했고 체계적으로 분류하였다. 이러한 관점 상에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Great Chain of Being이다. 성경 및 실제적 요소를 모두 일종의 계급으로 배치하여 만든 분류표로, 신, 천사, 인간, 동물, 식물, 광물을 순으로 이어진다. 당시 생명이라는 개념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었던 만큼, 비생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