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찍을 수 없는 가장 아름다운 것들 중 하나는 향기입니다. 우리는 사물의 냄새를 통해 맛, 감정 등을 느끼게 됩니다. 코를 막으면 우리는 맛을 느끼기 힘들고, 주위의 상황을 인지하기 어려워 심할 경우 위험을 피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또 냄새는 주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들을 매혹시키는 능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향기가 대체 뭐길래 우리들을 이렇게나 휘어잡을 수 있는 것일까요? 지금부터 우리의 매력적인 친구, 향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냄새는 어떻게 느껴지나요?

냄새는 코로 맡을 수 있는 모든 기운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우리는 코를 막으면 냄새를 맡을 수 없죠. 냄새는 우리 코가 느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코는 어떻게 냄새를 맡을 수 있을까요?
잠깐 생물학적인 이야기를 해 볼까요? 후각의 기관들은 후각세포 혹은 후세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후각세포는 후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감각세포인데요, 이 세포가 기체상태의 화학물질과 반응하면 이를 접한 후각돌기는 냄새에 대한 정보를 대뇌로 전달합니다. 화학적 자극을 전기적 신호로 바꾸어(임펄스) 뇌로 정보를 보내는 것이죠. 따라서 후각세포가 많을수록 후각이 발달하게 되는데요, 대표적으로 토끼와 개는 넓은 후각상피조직을 가지고 있어 만 배 이상 발달한 후각을 가진다고 합니다.
향수는 어떻게 향기를 퍼뜨리죠?

우리가 멋진 향기를 만드는 대표적인 방법은 향수입니다. 이 멋진 도구는 너무 매력적인 나머지 많은 사람들이 조향사를 꿈꾸며 화학 공부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역사도 깊은데요, 향수는 5,000여년 전 고대 이집트인들의 향료로 사용한 이후로 계속하여 발전하고, 연구되어 왔습니다.
향수(Perfume)란 라틴어 ‘per fumum’에서 유래된 말로 ‘연기를 통하여’ 라는 의미입니다. 말 그대로 향수는 천천히 증발하며 연기의 형태로 확산되며 우리에게 향기를 전합니다. 이를 위해 향수는 다량의 알코올을 구성 성분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향수는 만드는 과정에서도 화학을 포함하고 있는데요, 향수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가압수증기 증류법이 사용됩니다. 이는 철제 원주형의 가마 속에 꽃잎을 넣고 가압수증기를 불어 넣어 정유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수증기와 함께 추출되는 정유는 냉각탱크를 통해 냉각되어 그릇에 모이고 하단부에는 물이, 밀도가 가벼운 정유는 상단에 떠서 두 개의 층으로 분리됩니다. 여기서 생산된 정유는 알코올에 잘 녹지 않아 향수는 완성까지 3개월~1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향기를 창조하는 방법

향수의 향기가 만들어지는 비밀은 방향 화합물에 있습니다. 향수는 한 가지 물질이 아니라 여러 물질들이 각각 가지는 여러 가지 향기를 일정 비율로 섞으면서 만들어지는데요, 냄새는 물질의 화학적 특성입니다. 이 말은 물질마다 대응하는 향기가 있다는 것이고, 어떤 물질을 통해 우리가 만들고 싶은 향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향기를 내는 화합물들을 방향 화합물이라고 하는데요, 향수는 물감의 색을 섞듯이 여러 방향 화합물들을 섞으면서 만들어집니다. 이들 방향 화합물은 방향 화합물은 분자 질량이 300 미만인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방향 화합물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첫 번째 향기는 바닐라 향의 바닐린(Vanillin) 입니다. 바닐린은 방향족 고리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 고리를 가진 방향족의 특성이 향기를 가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바닐린은 천연상태로 존재하는 단일 착향료인데요, 유기용매에 잘 녹고 승화성이 있습니다. 천연 반닐린은 매우 희귀하여 보통 천연 바닐린보다는 합성 바닐린이 자주 사용되는데요, 이는 단맛이 나지는 않으나 달콤함을 가미해주는 바닐라 향의 원료로 초콜릿,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에 자주 사용됩니다. 또다른 방향족 알데하이드인 에틸바닐린 또한 바닐라 향이 나는데, 이는 바닐린의 3~4배에 달하는 향을 내지만 공기중에서 산화하므로 1일 허용 섭취량을 준수하는 선에서 음료, 초콜릿, 껌 등에 착향 목적으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두 번째 향은 ‘딸기향’ 입니다. 딸기향을 내는 성분은 약 200여 가지 정도 되는 데, 대표적인 화합물로는 스트로베리 알데하이드(Strawberry aldehyde)가 있습니다. 스트로베리 알데하이드는 무색의 점성도가 높은 액체로 C16-알데하이드라고도 불립니다. 구조식을 보면 스트로베리 알데하이드 역시 바닐린처럼 방향족 고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딸기향은 인기가 많아 향수, 비누, 세제, 의약품부터 립스틱 향료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는 향으로도 유명합니다. 딸기향은 꽃향기를 내는 데에도 사용된다고 하는데요, 장미, 히아신스, 아카시아, 시클라멘 등의 향기가 만들어지는 데는 딸기향이 필수라고 합니다.


장미향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β-Phenylethyl Alcohol은 다양한 에센셜 오일에서 발견되는 부드러운 장미 방향을 갖는 무색의 액체입니다. 이 물질의 구조식 또한 육각형의 벤젠 고리를 지니는 방향족성 물질입니다. 장미향은 향수 또는 장미계 화장수에 많이 사용되며, 담배 첨가제로도 사용되고 향균성을 갖고 있어 비누와 방부제로도 사용됩니다.
이들 외에도 레몬향, 계피향 등의 좋은 향기들부터 썩은 고기 향, 비린내 등 피하고 싶은 향기까지 정말 다양한 향들을 방향 화합물을 통해 얻어낼 수 있습니다.
원하던 케미 2019 여름호
작성자: 19-106 천준성
분야: 유기화학
참고문헌:
[1] 사이언스올-과학백과사전-후각세포
https://www.scienceall.com/%ED%9B%84%EA%B0%81%EC%84%B8%ED%8F%AColfactory-cell/
[2] LG케미토피아-화학을 입다, 향수의 모든 것!
https://blog.lgchem.com/2015/02/all-about-perfume/
[3] LG케미토피아- 향기에 담긴 다양한 화합물 조합! 향기로운 화학 이야기
https://blog.lgchem.com/2016/12/22_scent-chemistry-editor/
이미지:
[1]https://ko.wikipedia.org/wiki/%EB%B0%A9%ED%96%A5_%ED%99%94%ED%95%A9%EB%AC%BC#cite_not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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