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더하기 유체역학의 또 다른 기둥 코안다 효과
숟가락을 흐르는 물에 대면 물줄기가 숟가락을 타고 휘어지는 마법, 비행기를 날게 하고 다이슨 선풍기를 돌리는 '코안다 효과'의 유체 역학을 분석한다.
편집부 · 2024년 11월 13일 · 읽는 데 4분
수도꼭지를 틀고 흐르는 물줄기 옆에 숟가락의 둥근 뒷면을 살짝 갖다 대 보자. 상식적으로라면 물이 숟가락에 부딪혀 밖으로 튕겨 나가야 정상이다. 그런데 기괴하게도 물줄기가 숟가락의 둥근 표면을 찰싹 끌어안듯 타고 흐르면서 물의 방향이 아예 안쪽으로 꺾여버린다. 마치 숟가락이 물을 자석처럼 빨아당기는 것 같다. 이 기상천외한 현상은 1910년 루마니아의 공학자 앙리 코안다(Henri Coandă)가 제트 엔진을 실험하다가 불꽃이 비행기 동체를 타고 흐르며 비행기를 홀라당 태워 먹을 뻔하면서 발견한 유체 역학의 숨겨진 마법, '코안다 효과(Coanda Effect)'다. 물과 공기는 왜 직진하지 않고 둥근 표면을 따라 찰싹 달라붙어 휘어지는 걸까? 다이슨 선풍기와 비행기 날개의 숨은 공신, 코안다 효과의 끈적한 물리학을 뜯어보자.
표면과 유체의 마찰, 경계층(Boundary Layer)
공기나 물(유체)이 어떤 물체의 표면을 스치고 지나갈 때, 유체와 물체 표면 사이에는 끈적한 마찰력이 발생한다. 표면에 가장 가깝게 닿아있는 공기 층은 마찰 때문에 속도가 확 느려지는데, 이 느려진 공기 층을 '경계층'이라고 부른다. 속도가 느려지면 베르누이의 법칙에 따라 그 좁은 공간의 '압력'이 주변보다 미세하게 낮아지게 된다(진공 상태처럼 됨). 즉, 물체 표면 주변에 공기를 빨아들이는 아주 얕은 저기압의 늪이 형성되는 것이다.
저기압의 늪으로 빨려 들어가는 물줄기
빠르게 흐르던 물줄기나 공기 덩어리가 이 둥근 물체 표면(저기압의 늪) 옆을 지나가게 되면, 유체는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밀려가는 자연의 법칙 때문에 표면 쪽으로 훅 빨려 들어가게 된다. 한번 표면에 달라붙은 유체는 직진하려는 성질을 잃어버리고, 표면의 둥근 굴곡을 그대로 따라가며 기괴하게 휘어져서 흐르게 된다. 이것이 수도꼭지 물이 숟가락을 감싸 안고, 촛불 앞에 와인잔을 놓고 입김을 불면 바람이 와인잔을 타고 돌아가서 촛불을 꺼버리는(마술 트릭) 코안다 효과의 원리다.
비행기를 하늘에 띄우는 진짜 비밀
우리는 학교에서 비행기가 뜨는 이유가 '날개 위아래의 공기 속도 차이(베르누이 원리)' 때문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수백 톤의 쇳덩어리를 띄울 힘이 턱없이 부족하다. 비행기를 띄우는 진짜 핵심은 바로 코안다 효과다. 비행기가 앞으로 달리면, 공기가 날개 윗면의 둥근 곡선을 따라(코안다 효과) 찰싹 달라붙어 밑으로 확 꺾여서 아래쪽으로 쏟아져 내린다(내리흐름, Downwash). 공기를 아래로 엄청나게 밀어내니, 뉴턴의 작용-반작용 법칙에 의해 그 반발력으로 날개가 위로 번쩍 들려 올라가는 것이다. 코안다 효과가 없다면 비행기는 절대 이륙할 수 없다.
날개 없는 선풍기의 마술
날개 없이 바람이 뿜어져 나오는 '다이슨 선풍기'는 코안다 효과를 극한으로 이용한 발명품이다. 둥근 고리 안쪽에 있는 미세한 틈새에서 바람을 강하게 뿜어내면, 이 바람이 고리의 둥근 안쪽 표면을 타고(코안다 효과) 앞으로 부드럽게 꺾여 나간다. 이때 뿜어져 나가는 바람이 주변에 있는 엄청난 양의 공기까지 저기압의 늪으로 함께 끌고 들어가서(유도 기류) 바람의 양을 15배나 뻥튀기시켜 버린다. 날개가 공기를 억지로 자르지 않으니 바람이 부드럽고 끊김이 없는 것이다.
남은 과제
코안다 효과는 유체의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표면이 너무 급격하게 꺾이면, 공기가 표면을 타고 흐르지 못하고 '박리(떨어져 나감)'되면서 엄청난 소음과 난기류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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