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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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이 빛의 속도에 가까워질수록 시간이 느려지는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을 통해, 공상과학 속 시간 여행이 어떻게 물리학적 현실이 될 수 있는지 탐구한다.

편집부 · 2024년 4월 19일 · 읽는 데 4분

천체 물리학, 거대한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으로 빨려 들어가 시간과 공간의 구조를 늘리고 왜곡하는 빛나고 뒤틀린 회중시계의 시각적으로 놀라운 개념적 일러스트레이션
천체 물리학, 거대한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으로 빨려 들어가 시간과 공간의 구조를 늘리고 왜곡하는 빛나고 뒤틀린 회중시계의 시각적으로 놀라운 개념적 일러스트레이션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 쿠퍼는 거대한 블랙홀(가르강튀아) 근처의 행성에 잠시 착륙했다가 우주선으로 돌아온다. 그에게는 고작 몇 시간의 수색 작전이었지만, 지구에 두고 온 10살짜리 딸은 어느새 할머니가 되어 병상에 누워 그를 맞이한다. 이 잔인하고도 소름 돋는 장면은 할리우드 감독의 억지 상상력이 아니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에 이미 수학 공식으로 증명해 낸 '시간의 왜곡'을 가장 정확하게 묘사한 것이다. 인류의 영원한 판타지인 '시간 여행(Time Travel)'은 타임머신이라는 마법의 기계를 타고 뿅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속도와 중력이라는 우주의 물리적 압력으로 '시간의 고무줄'을 잡아당겨 미래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지독하게 차가운 상대성 이론의 세계다. 물리학이 허락한 유일하고도 합법적인 시간 여행의 원리 속으로 들어가 보자.

빨리 달리면 시간은 느리게 간다, 특수 상대성 이론

아인슈타인은 "우주에서 빛의 속도(초속 30만 km)는 누가, 어디서 보든 절대 불변이다"라는 미친 전제 조건을 내걸었다. 이 룰을 지키기 위해 우주는 기괴한 타협을 해야 했다. 만약 내가 우주선을 타고 빛의 속도에 가깝게 엄청나게 빨리 날아가면, 우주의 법칙은 빛의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내 우주선 내부의 '시간' 자체를 엿가락처럼 쭉 늘려서 천천히 흐르게 만들어 버린다(시간 지연, Time Dilation). 즉, 내가 광속의 99%로 날아가는 우주선 안에서 1년 동안 컵라면을 먹고 지구로 돌아오면, 멈춰있던 지구의 달력은 이미 수십 년이 훌쩍 지나버린 미래가 되어있는 것이다. 빨리 달리는 것만으로 나는 합법적으로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을 해낸 셈이다.

무거운 별 주변은 시간이 멈춘다, 일반 상대성 이론

속도뿐만 아니라 '중력'도 시간을 잡아 늘인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질량이 어마어마하게 큰 별(블랙홀 등)은 주변의 시공간이라는 매트리스를 깊숙하게 푹 꺼지게 만든다. 짓눌리고 찌그러진 공간을 통과하는 빛과 시간은 늪에 빠진 것처럼 허우적대며 아주 느리게 흘러간다. 블랙홀 바로 옆에 서 있는 사람의 1초는, 중력이 약한 지구에 있는 사람의 10년과 맞먹을 수 있다. 중력이 강한 곳에 머물다 오는 것 역시 완벽하게 미래로 점프하는 타임머신이 된다. (실제로 지구를 도는 GPS 인공위성은 지구보다 중력이 약한 우주에 떠 있어서, 지상보다 시간이 하루에 38마이크로초씩 '빠르게' 흘러간다. 이를 인공적으로 늦춰주지 않으면 내비게이션은 하루 만에 망가진다.) 왼쪽에는 빛나는 우주선에서 매우 빠르게 이동하는 젊은 우주 비행사(천천히 늙어감)를, 오른쪽에는 길고 하얀 수염을 가진 노인으로 지구에 남아있는 쌍둥이 형제를 보여주는 분할 화면

과거로 가는 것은 불가능할까? 웜홀(Wormhole)의 꼼수

상대성 이론을 쓰면 '미래'로는 얼마든지 갈 수 있지만,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듯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 증가)이 철통같이 막고 있어서 불가능하다. 하지만 천체물리학자 킵 손(Kip Thorne) 등은 수학적으로 과거로 갈 수 있는 꼼수, '웜홀(벌레 구멍)'을 제시했다. 종이(시공간)의 양 끝에 점을 찍고, 종이를 반으로 딱 접어서 두 점이 맞닿은 곳에 연필로 구멍(웜홀)을 뚫어버리는 것이다. 웜홀의 한쪽 입구를 빛의 속도로 뺑뺑 돌려 시간을 과거로 늦춰버린 다음, 그 터널을 뚫고 지나가면 시간의 순서가 뒤틀리면서 과거의 우주로 빠져나올 수 있다는 기적의 논리다.

할아버지 역설(Grandfather Paradox)의 붕괴

만약 정말 웜홀을 타고 과거로 가서, 젊은 시절의 할아버지를 죽여버리면 어떻게 될까? 할아버지가 죽으면 내가 태어날 수 없고, 내가 안 태어나면 과거로 가서 할아버지를 죽일 사람도 없어진다. 물리학자들은 이 모순을 피하기 위해 '다중 우주(Multiverse)'라는 치트키를 꺼낸다. 과거로 돌아가 역사를 바꾸는 순간, 우주는 가지치기하듯 '내가 할아버지를 죽인 우주'와 '원래의 우주' 두 개로 갈라져 평행하게 흘러간다는 양자역학적 해석이다. ![평평한 격자 모양의 시공간 구조를 'U'자 모양으로 구부려 시간과 공간의 두 먼 지점을 연결하는 빛나는 지름길 터널을 만드는 '웜홀'의 선명한 3D 다이어그램](https://image.polli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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