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지식더하기 마션 martian 의 집 이글루

화성의 살인적인 우주 방사선을 막기 위해 철판 대신 화성의 물을 얼려 거대한 얼음 돔(Ice Home)을 짓는 나사(NASA)의 기발한 우주 건축술을 소개한다.

편집부 · 2025년 1월 20일 · 읽는 데 4분

항공 우주 공학, 화성의 붉고 먼지가 많은 표면에 지어진 빛나고 반투명한 얼음 돔 기지(얼음 집)의 사실적인 영화 같은 와이드 샷, 우주복을 입고 밖을 걷고 있는 우주 비행사들
항공 우주 공학, 화성의 붉고 먼지가 많은 표면에 지어진 빛나고 반투명한 얼음 돔 기지(얼음 집)의 사실적인 영화 같은 와이드 샷, 우주복을 입고 밖을 걷고 있는 우주 비행사들

영화 <마션>에서 주인공 맷 데이먼은 화성에 고립된 채 감자를 키워 먹으며 기지 안에서 살아남는다. 영화 속 화성 기지는 하얀색의 멋진 텐트나 캡슐처럼 생겼다. 하지만 실제 나사(NASA)의 공학자들은 그런 얇은 텐트를 쳤다가는 화성에 도착한 우주비행사들이 단 몇 달 만에 끔찍한 암에 걸려 죽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다. 화성에는 지구처럼 방사선을 튕겨내 줄 든든한 '자기장 방패'가 없어서, 우주에서 날아오는 살인적인 방사선(태양풍, 우주선)이 비처럼 쏟아지기 때문이다. 방사선을 막으려면 쇳덩어리나 납을 두껍게 발라야 하지만, 그 무거운 철판을 지구에서 화성까지 로켓에 실어 나르는 것은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사의 과학자들은 기상천외한 '에스키모의 지혜'를 빌려오기로 했다. 화성의 땅속에 묻힌 얼음을 파내어 투명하고 거대한 '얼음 이글루(Ice Home)'를 짓겠다는 것이다. 붉은 행성에 세워질 차가운 얼음 성벽의 물리적 비밀을 파헤쳐 보자.

수소 덩어리가 방사선을 먹어 치운다

방사선을 막는 데 가장 좋은 물질은 무엇일까? 두꺼운 납이나 강철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우주 방사선(고에너지 양성자나 중성자)을 튕겨내는 데 가장 훌륭한 방패는 다름 아닌 '수소(H)' 원자가 빽빽하게 뭉쳐있는 물질이다. 가벼운 수소 원자핵(양성자)은 우주에서 날아온 방사선과 무게가 비슷해서, 당구공끼리 부딪히듯 방사선의 에너지를 쫙쫙 흡수하며 튕겨내 버린다. 우주에서 수소가 가장 빽빽하게 뭉쳐있으면서도 구하기 쉬운 물질이 바로 '물(H2O)'이다. 벽과 지붕 안에 물이나 얼음을 두껍게 채워 넣으면, 무거운 강철판을 덧대는 것보다 훨씬 훌륭한 궁극의 방사선 차폐막이 완성되는 것이다.

지구에서 가져가지 마라, 화성 현지 조달

문제는 돔을 지을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지구에서 로켓에 싣고 가는 건 미친 짓이라는 점이다. 다행히 최근 화성 탐사선들이 화성 표면 바로 아래에 거대한 얼음(물) 층이 수백만 톤이나 묻혀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사(NASA)가 구상한 '마스 아이스 홈(Mars Ice Home)' 프로젝트는 3D 프린터 기능을 갖춘 채굴 로봇을 화성에 먼저 보낸다. 로봇은 화성 땅을 파서 얼음을 녹인 뒤 물을 뽑아내고, 거대한 튜브로 만들어진 뼈대(풍선 텐트) 안쪽에 그 물을 펌프로 콸콸 채워 넣는다. 영하 60도에 달하는 화성의 극강의 추위 때문에 텐트 안의 물은 며칠 만에 수십 센티미터 두께의 단단한 '얼음 장벽'으로 꽁꽁 얼어붙는다. 치명적인 보이지 않는 방사선 광선이 내부로 침투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는 거주지를 샌드위치처럼 감싸고 있는 빛나는 두꺼운 파란색 물/얼음 층을 보여주는 화성 아이스 홈의 횡단면 다이어그램

자연 채광, 우울증을 막는 반투명한 벽

만약 방사선을 막겠다고 화성의 흙을 파서 벙커를 짓거나 동굴 속으로 파고 들어가면, 우주비행사들은 햇빛 한 줄기 없는 시커먼 암흑 속에서 극심한 폐쇄공포증과 우울증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얼음(Ice)'으로 만든 돔은 기가 막힌 장점을 하나 더 제공한다. 얼음은 방사선은 완벽하게 차단하면서도, 화성의 붉고 아름다운 태양 빛(가시광선)은 반투명하게 투과시켜 기지 내부를 은은하게 밝혀준다. 창문 하나 없는 우주 감옥이 아니라, 따뜻한 빛이 스며드는 온실 같은 공간에서 우주비행사들이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며 식물을 키울 수 있는 완벽한 거주 공간이 탄생하는 것이다.

로켓의 주유소 역할까지

얼음 돔의 벽체로 쓰인 이 거대한 '물(H2O)' 덩어리는 비상시에는 완벽한 자원 창고가 된다. 물에 전기를 가해 분해하면 사람이 숨을 쉴 수 있는 '산소(O2)'가 나오고, 로켓을 다시 지구로 쏘아 올릴 때 쓸 수 있는 최고의 추진 연료인 '액체 수소(H2)'를 얻을 수 있다. 즉, 화성의 얼음 이글루는 단순한 집이 아니라 언제든지 뽑아 쓸 수 있는 거대한 산소통이자 우주 주유소 역할을 겸하게 되는 것이다. ![왼쪽에는 거대한 강철 기지가 고에너지 우주 방사선에 쉽게 뚫리는 것을 보여주고, 오른쪽에는 물로 채워진 저렴한 얼음 돔이 방사선을 완전히 흡수하는 분할 화면](https://image.polli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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