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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더하기] 대칭성의 세계 - 게이지 이론이란?

최종 수정일: 2019년 3월 31일

그림 1. 입자 물리학

현대 물리학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입자 물리학은 어떤 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을까요? 표준모형, 초끈 이론등 많은 대답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근간이 되는 이론은 게이지 대칭성을 이용한 게이지 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칭성이란?



대칭성이란 무엇일까요? 대칭성이란 말을 들었을 때 머리에 뭐가 떠오르는지 생각해 봅시다. 많은 사람들은 아마도 정삼각형, 원, 정사각형 등과 같은 도형들을 떠올릴 것입니다. 왜 이런 도형들은 대칭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정삼각형은 내심을 기준으로 120도만큼 돌렸을 때 모양이 바뀌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원과 정사각형 또한 대칭이나, 회전시켰을때 원래의 모양과 달라지지 않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즉, 대칭성이란 어떤 물체에 무언가 변화를 주었을 때 그 물체가 원래 모양 그대로면 우리는 그 물체를 대칭적이라고 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말을 수학적으로 바꾸어 보면, 어떤 변환에 대해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 때 대칭성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대칭성의 개념은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장 쉬운 예시로 뉴턴 역학을 들 수 있습니다. 뉴턴 역학은 언제 어디서 성립할까요? 서울에서는 성립하던 뉴턴역학이 부산에서는 성립하지 않게 될까요? 당연히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뉴턴 역학은 공간 이동에 대한 대칭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동서남북 회전한다고 해서 뉴턴역학이 성립하지 않게 되지는 않습니다. 뉴턴 역학은 회전 이동에 대한 대칭성 또한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물리에 대해 조금 깊게 공부하신 분들은 맥스웰 방정식을 한번씩은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맥스웰 방정식은 물리학적으로 전자기 현상을 기술한 방정식으로 전자기적인 사건들을 전부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맥스웰 방정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 2. 맥스웰 방정식

맥스웰 방정식의 1번째와 2번째 식, 그리고 3번째와 4번째 식이 서로 대칭적인 형태를 띄고 있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전기장과 자기장은 나중에 서술할 '게이지 변환'에 대해 대칭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게이지 대칭성



이렇듯 세상엔 많은 대칭성이 존재합니다. 패리티 대칭성, CP 대칭성 등과 같은 대칭성들은 물리학에서 유명한 대칭성의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대칭성들 중에서도 가장 으뜸이고 중요한 대칭성이라고 할 수 있는 개념이 있는데, 바로 게이지 대칭성(gauge symmetry)입니다. 게이지 대칭성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게이지 대칭성이라는 이름으로 보았을 때, '게이지'라는 변환을 하였을 때, 변하지 않는 양에 대한 대칭성이라는 의미로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게이지'라는 것은 사전에 따르면 철사의 굵기, 실린더의 치수처럼 공작물을 재거나 검사할 때, 길이 · 각도 · 모양 따위의 기준이 되는 것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게이지는 무언가를 측정하는 기준, 또는 척도를 뜻합니다. 게임과 영화에서도 '게이지바가 차고 있어!' 와 같이 게이지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텐데, 일맥상통하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게이지 대칭성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감이 오시나요? 게이지 대칭성을 가진다는 것은 측정 기준, 척도, 혹은 측정을 하는 시공간의 위치에 변환이 생겨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게이지 대칭성은 우리 눈에 보이는 성질에 관한 대칭성이 아니라 내부에 숨어 있는 성칠에 관한 대칭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 3. 게이지 대칭성을 가진 슈뢰딩거 고양이가 위상각을 변화시키는 거울에 다가갔을 때, 어느 것이 진짜 고양이인지 구분할 수 없다.

예를 들어서 쉽게 게이지 대칭성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운동장에 사람들이 줄을 맞추어서 가로와 세로가 같은 수인 바둑판 모양으로 서 있습니다. 사람들의 주머니 속에는 시계가 하나씩 들어 있습니다. 게이지 변환은 무언가를 측정하는 기준에 대한 변환입니다. 그 기준은 사람마다 마음대로 12시나 6시처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게이지 변환이란 각각의 사람이 시계의 시계 바늘을 돌려서 시계의 기준을 바꾸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람마다 언제든지 자신의 주머니 속 시계의 바늘을 돌려 기준을 바꿀 수 있지만, 그 사실이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진다면 물리적 상황은 바뀌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계에서 시계 바늘을 돌리는 게이지 변환에 대해서 게이지 대칭성을 유지시키기 위해 각각의 시계 바늘들이 서로 가는 줄로 연결되어 바늘이 돌아갈 때마다 바뀐 사실을 줄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알려준다고 가정합시다. 이 경우에는 아무나 자기 시계를 마음대로 돌리더라도(게이지 변환) 그 효과는 모든 사람을 연결하고 있는 줄을 통해 상쇄되어 대칭성이 유지됩니다. 이와 같이 게이지 대칭성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시계 바늘을 연결한 줄처럼 게이지 변환을 상쇄시키는 매체가 필요합니다. 그런 역할을 하는 매체를 게이지장(gauge field)라고 합니다.


 

물리학과 게이지 대칭성


이러한 게이지 대칭성과 게이지장의 개념은 앞서 언급했던 맥스웰 방정식에 숨어 있습니다. 맥스웰 방정식의 전기장과 자기장의 포텐셜(potential)이라고 불려지는 양이 게이지장의 구조와 같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처음으로 파악한 사람이 독일의 수학자 헤르만 바일 입니다.

그림 4. 헤르만 바일

바일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의 원리를 추상적인 공간으로 확장하여 게이지 대칭성이라는 개념을 만들고 이것을 통해 맥스웰 방정식을 유도해 낼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바일은 최초로 게이지 대칭성이라는 개념을 물리학에 도입하고 통일장 이론에 업적을 남겼다는 점에서 물리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일이 도입시킨 게이지 대칭성을 잘 이용한 다음 물리학자는 브룩헤이븐 국립 연구소의 양전닝과 로버트 밀스입니다. 당시 물리학계는 시모어 슈윙거, 리처드 파인만, 도모나가 신이치로가 양자역학과 전자기학을 합친 양자 전기역학이 재규격화 가능한 이론임을 보이는 데 성공하여 매우 들떠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재규격화 가능한 이론이라는 뜻은 이론에 모순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양전닝과 밀스는 바일이 맥스웰 방정식을 게이지 이론으로 유도하였던 것처럼 게이지 대칭성을 바탕으로 양자 전기역학을 일반화하는 이론을 만들어 보려고 시도하였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일반화된 양자 전기역학 이론이 양-밀스 이론입니다.

그림 5. 양전닝과 로버트 밀스

하지만 양-밀스 이론은 뭔가 실제 자연 현상과 맞지 않았습니다. 우선 게이지장의 질량이 문제였는데 양-밀스 이론의 게이지장이 전자기장과 같이 질량을 가지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전자기 현상을 크게 변화시켜야 하고, 게이지장이 질량을 가진다고 가정하면 이론이 재규격화되지 않아 모순이 발생합니다. 비록 양전닝과 로버트 밀스는 양-밀스 이론을 완성시키는데 실패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서 '자발적 대칭성 깨짐'이라는 현상이 도입됨으로써 1971년 헤라르뒤스 토프트가 양-밀스 이론이 재규격화 가능함을 보이게 됩니다.


'자발적 대칭성 깨짐'이라는 현상에 대해 연구한 물리학자가 바로 잘 알려진 피터 힉스입니다. '자발적 대칭성 깨짐'이라는 현상은 초전도체의 연구에서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존 바딘, 리언 닐 쿠퍼, 그리고 존 로버트 슈리퍼의 이론 '보스 응축(Bose condensation)'에 따르면 보손으로 된 계가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에 있을 때,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를 유지하는 한 더 이상의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때, 보손들의 스핀 방향들은 모두 한 방향으로 정렬되게 됩니다. 이것은 회전 변환에 대한 대칭성이 깨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다시 말해서 낮은 에너지 상태에서 보손들의 대칭성이 자발적으로 깨진다는 뜻입니다.

그림 6. 자발적 대칭성 깨짐

양-밀스 이론의 문제가 게이지장이 질량을 가진다고 가정하면 게이지 대칭성이 깨진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발적 대칭성 깨짐이라는 현상으로 게이지장이 질량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64년 프랑수아 엥글레와 로베르 브라우, 그리고 피터 힉스가 각각 스핀 0인 스칼라 장을 이용해 게이지 대칭성이 깨지는 과정에 관한 논문을 발표합니다. 만약 스칼라장이 가장 낮은 상태에서 보스 응축되었는데, 그 상태가 대칭성이 깨진 상태라면, 이론의 게이지 대칭성은 깨지지 않은 채로 자연 현상은 대칭성이 깨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통해 게이지 입자에 질량이 부여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렇게 게이지 대칭성의 자발적 대칭성 깨짐을 통해 게이지 입자에 질량이 부여되는 과정을 '힉스 매커니즘(Higgs mechanism)'이라고 하고, 이 과정에서 반드시 나타나는 스핀이 0인 중성인 입자를 '힉스 입자(Higgs particle)'이라고 합니다. 이 힉스 입자가 2012년 LHC에서 발견됨으로서 힉스 매커니즘은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 7. 피터 힉스

힉스 매커니즘의 등장으로 이제 약한 상호작용과 전자기력을 같이 설명하는 이론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과제를 해결한 다음 물리학자가 압두스 살람, 스티븐 와인버그, 존 클라이브 워드 등입니다. 이들은 약한 상호작용과 전자기력을 한번에 설명하는 이론인 와인버그-살람 이론을 만드는데 성공하였고, 와인버그-살람 모델은 표준모형으로 발전하여 강력, 약력, 전자기력을 한번에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맺음


아직도 입자 물리학의 세계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중성미자의 질량, 중력, 암흑물질의 존재 등이 아직 우리가 답할 수 없는 질문들입니다. 여러분들이 대칭성을 이용해 이러한 질문들을 해결할 다음 물리학자가 되어보는건 어떨까요?


 

필요한 피직스 2019 봄호


작성자: 17-006 공진석

분야: 양자역학


참고문헌

[1] 이강영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 사이언스 북스, 2011

[2] https://ko.wikipedia.org/wiki/%EC%96%91-%EB%B0%80%EC%8A%A4_%EC%9D%B4%EB%A1%A0

[3] http://igoindol.net/siteagent/100.daum.net/encyclopedia/view/124XX35100003

[4] https://www.scienceall.com/%EC%99%80%EC%9D%B8%EB%B2%84%EA%B7%B8-%EC%82%B4%EB%9E%8C%EC%9D%98-%EC%9D%B4%EB%A1%A0weinberg-salam-theory/

[5]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059181&cid=40942&categoryId=32240


이미지

[1] https://www.symmetrymagazine.org/article/lhc-scientists-detect-most-favored-higgs-decay (커버 이미지)

[2] https://www.ibs.re.kr/cop/bbs/BBSMSTR_000000000901/selectBoardArticle.do?nttId=14113&pageIndex=4&mno=sitemap_02&searchCnd=&searchWrd= (그림 1)

[3] https://horizon.kias.re.kr/archives/allarticles/naturalsciences/%EB%AF%BF%EA%B8%B0-%ED%9E%98%EB%93%A0-%EC%96%91%EC%9E%90-incredible-quantum-4-%EA%B2%8C%EC%9D%B4%EC%A7%80-%EB%8C%80%EC%B9%AD%EC%84%B1/

(그림 3)

[4] https://ko.wikipedia.org/wiki/%ED%97%A4%EB%A5%B4%EB%A7%8C_%EB%B0%94%EC%9D%BC (그림 4)

[5] https://ko.oclifescience.com/1502895-theory-of-yang-mills (그림 5)

[6] https://www.eolss.net/sample-chapters/C05/E6-06B-05-03.pdf (그림 6)

[7] https://ko.wikipedia.org/wiki/%ED%94%BC%ED%84%B0_%ED%9E%89%EC%8A%A4 (그림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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