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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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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더하기] 가라앉는 공기방울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줄기 등은 수면과 만나 작은 공기 방울들을 만들게 됩니다. 실생활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공기 방울들은 굴절률의 차이로 인해 물 속에서만 볼 수 있지만, 이를 둘러싸고 있는 물에 의한 부력에 의해 수면 위로 떠올라 사라지며 일시적으로만 존재합니다. 실제로 수영장에 가서 물장난을 치거나, 유리잔에 물을 따를 때 잠시 생기는 공기방울들은 수면을 향해 다시 떠오르고 사라집니다.


만약 수직으로 진동하는 용기에서는 이 공기방울들이 물 속에서 뜨지 않고, 오히려 용기의 바닥을 향해 가라앉는다면 믿으실 수 있겠습니까?


수직으로 진동하는 용기에 담긴 물 속의 공기방울은 이따금 가라앉는 현상이 관찰됩니다.

1900년대 초기 로켓 공학에서 다단계 로켓을 테스트 하던 중, 많은 로켓들이 이륙 후 얼마 되지 않아 폭발하는 사고가 자주 일어나며 큰 피해와 심각한 자원 낭비가 계속되었지만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많은 연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게 되는데, 이는 바로 로켓의 높은 효율을 위해 다 쓰고 빈 연료탱크들을 분리하려 설치했던 작은 폭탄들이 의도한 바보다 더 일찍 터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다단계 로켓에서는 이 폭탄들의 점화 타이밍이 아주 중요합니다. 만약 너무 일찍 터진다면 아직 연료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폭발로 인해 연료가 한꺼번에 점화되고, 폭발을 일으키게 됩니다. 반대로 너무 늦게 터진다면 충분한 추진력을 얻지 못하여 로켓이 궤도에 진입하지 못합니다. 이를 정확히 맞추기 위해, 과학자들은 연료통의 바닥에 압력 센서를 부착하여 액체 연료가 다 떨어져 압력이 일정수준 이하로 내려가게 되면 폭탄을 점화시키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문제는 이 압력센서들이 왜 아직 연료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압력을 측정하는 것일까요?바로 로켓의 수직 진동으로 인해 액체 연료 속의 공기방울들이 연료 통 밑으로 가라앉아 바닥에 매우 낮은 압력이 측정되어, 폭탄이 점화되는 것이었습니다.


드디어 이유를 알아낸 과학자들은 기뻐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다른 호기심이 그들을 자극했습니다. 왜 수직으로 진동하는 용기 내에서는 공기방울이 가라앉을 수 있는 것일까요?

 

부가질량과 압축성


물체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그 주변 유체들을 밀어내야 합니다.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정성적인 개념은 바로 ‘부가질량’ (Added mass) 입니다. 먼저, 물체가 유체 속에서 움직이기 위해서는 그 주변에 있는 유체들을 이동시켜야 합니다. 이는 물체가 겉으로 보기에는 실제의 관성보다 더 큰 관성을 가지는 것으로 관찰되며, 다르게 표현하자면 물체에 부가적으로 질량이 추가되는 효과를 나타내게 됩니다. 이는 물체가 더 클수록, 움직여야 할 유체의 양도 함께 증가하므로 그 부피에 비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런데 이게 도대체 떠올라야 할 공기방울이 가라앉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요?


공기방울은 깊이에 의한 압력차에 의해 물 속 깊이 있을수록 크기가 작고, 수면에 가까워질수록 크기가 커집니다.

우리가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바로 공기방울은 압력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 압축성을 띤다는 것입니다. 흔히 알려져 있는 베르누이 법칙에 의하면, 물 속에서 받는 수압은 그 높이에 비례하게 됩니다. 외부의 수압과 내부의 기압이 평형 상태일 때 존재하는 공기방울은 수면에 떠오를수록 수압이 작아져 팽창하고, 이와 반대로 가라앉을 때는 수압이 높아져 압축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추론할 수 있죠. 바로 공기방울이 떠오를 때는 크기가 커져 부가질량이 추가되고, 가라앉을 때는 크기가 작아져 부가질량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뉴턴의 두번째 법칙을 고려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공기방울이 같은 크기의 힘을 받았을 때 아래로 움직이는게 위로 움직일 때보다 더 큰 가속도를 가지게 됩니다.


수직으로 진동하는 용기에서는 그 진동에 의해 공기방울 또한 강제적으로 진동하게 되고, 이 진동 과정에서 위로 떠오를 때는 작은 가속도, 밑으로 가라앉을 때는 비교적 큰 가속도가 가해져 전체적인 움직임을 고려하였을 때, 공기방울이 가라앉게 되는 것입니다.

 

공기방울의 지배방정식


우리는 위 정성적 설명에서 언급된 개념들을 통해, 공기방울의 운동을 정량적인 식들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엄밀한 서술을 위해, 다음과 같은 변수들을 설정하겠습니다.


먼저 공기방울에 가해지는 힘들을 고려해보면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진동하는 유체들이 공기방울을 진행방향으로 누르려는 힘

과 둘째로 물 속에서 진행방향의 반대로 작용하는 힘인 저항력

이 있습니다. 또한, 세번째로 주위 유체들이 공기방울에 가하는 부력

이 존재하고, 마지막으로 공기방울 자체에 작용하는 중력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이를 모두 더하면, 공기방울에 작용하는 알짜 힘을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습니다.

공기방울의 자유물체도


다음으로 공기방울의 부피에 대하여 생각해봅시다. 보일의 법칙에 의하면 부피와 압력의 곱은 항상 일정하므로 공기방울의 압력 P와 부피 V의 곱은 대기압에서의 압력 P_0와 부피 V_0의 곱과 같으므로,

관계가 만족되어야 합니다. 용기와 함께 진동하는 유체의 압력은

이므로, 공기방울에 가해지는 압력 P는

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식 (2)와 (3)에 의하여, 공기방울의 부피 V는 다음과 같이 표현됩니다.

테일러 전개와 표면장력에 대한 몇가지 가정을 적용하면 더 간단히 나타내어집니다.

마지막으로 공기방울의 겉보기 질량(고유질량 + 부가질량)을 고려합시다. 공기방울의 부가질량 m은 다음과 같이 표현됩니다.

이로 인해 공기방울의 전체 질량 M은 아래와 같습니다.

질량과 힘에 대한 표현을 얻었으니, 이에 뉴턴의 제 2법칙 F=dp/dt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식 (1)과 (4), (5)를 대입하면 다음과 같은 지배 방정식이 얻어집니다.



위 지배방정식을 통하여 공기방울의 운동을 정량적으로 표현하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공기방울의 운동


공기방울의 상승이나 하강을 표현하는 이 초기 값 미분방정식은 수치해석을 통해 각 초기 값에 해당하는 근사해를 구할 수 있습니다. 공기방울의 초기 깊이 x0를 통해서 속도를 구한 뒤, 이를 통해 다음 단위 시간의 깊이를 구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공기방울의 위치 x를 시간에 대한 함수로 얻을 수 있습니다. 아래는 다음과 같은 초기 값 조건에서 진동 주파수를 200 Hz, 243 Hz, 280 Hz로 변화시키며 얻은 x Vs. t 그래프 입니다.

초기 값 조건

떠오르는 공기방울, w = 200 Hz

가라앉는 공기방울, w = 243 Hz

멈춰있는 공기방울, w = 243 Hz

이 결과들을 관찰함으로서, 공기방울의 운동들을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부력에 의해 떠오르는 공기방울과 둘째, 부가질량에 의한 효과가 지배적인 가라앉는 공기방울, 그리고 마지막으로 두 효과가 서로 상쇄시켜 불안정한 평형 위치에 있는 멈춰있는 공기방울입니다. 이들이 일어날 조건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이 초기 위치 x0와 진동 주파수 w를 변화시키며 공기방울의 최종 위치 xf를 그래프로 나타내어 보았습니다.


초기위치 x0와 주파수 w에 따른 공기방울의 최종위치 x0. 붉은 점들은 떠오르는 공기방울, 푸른 점들은 가라앉는 공기방울에 해당하는 해이다.

붉은 점들은 공기방울의 최종 깊이 xf가 0에 해당하는 떠오르는 공기방울에 대한 해, 푸른 점들은 xf가 H0와 같게 되는 가라앉는 해입니다. 또한, 두 경계면 사이에서 불안정한 평형상태에 해당하는 점들도 존재합니다. 이 그래프를 통하여 유추할 수 있는 점 2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초기 위치가 특정 깊이보다 위에 있을때는 어떤 주파수에서도 가라앉는 해가 없다는 점, 두번째는 주파수가 특정 주파수보다 느릴때는 어떤 초기 위치에서도 가라앉는 해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가라앉는 공기방울


간단한 실험장비로도, 가라앉는 공기방울을 쉽게 관찰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스피커에 물이 담긴 바이알을 붙인 뒤 80 Hz로 진동시킨 실험 영상입니다.



관찰을 통하여, 정량적 모델에서 예측하였던 세 가지 해 (떠오르는 공기방울, 가라앉는 공기방울, 멈춰있는 공기방울)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다단계 로켓들의 잇다른 실패로 인해 발견된 이 직관에 반하는 현상은 우리들에게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추후 주목받게 될 우주 산업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대기압이 지구의 대기와 다른 조건에서 이/착륙을 하게 될 때면 공기방울들이 가라앉을 조건이 달라질 것이고, 이에 따라 연료통의 압력 센서를 다르게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기사는 공기방울이 정상상태에서 1차원적 운동을 하고, 공기방울과 유체를 부분적 강체로 가정한 역학적 모델을 사용하였지만 이러한 가정들 없이 비 구형 공기방울, 공기방울의 3차원적 운동, 용기의 모양과 액체의 성질 등을 모두 고려해야 실제 세계와 더욱 잘 맞는 모델을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우주 산업과 로켓 공학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적용될 수 있는 이 신기한 현상은 앞으로 기술의 발달을 통해 그 쓰임새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입니다.


 

필요한 피직스 2019 봄호


작성자: 18-087 이민석

분야: 운동학, 유체역학


참고문헌:

[1] J. Wymer, M. McIntire, M. Ghallab; "Sinking Bubbles in an Oscillating Liquid" University of Arizona, 2014


이미지:

[1] J. Wymer, M. McIntire, M. Ghallab; "Sinking Bubbles in an Oscillating Liquid" University of Arizona, 2014

[2] J.H. Lee, A. Koushesh; "Parametric Investigation of the Common Geometry Shapes for Added Mass Calculation", American University of Sharjah, United Arab Emirates, 2015

[3] Pinterest

https://www.pinterest.co.kr/pin/414401603187148275/


동영상:

[1]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Ekq7fWcDN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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