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밖에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우주의 명당자리(골디락스 존)를 중심으로 외계 생명체를 추적하는 천문학자들의 여정을 소개한다.
편집부 · 2022년 12월 4일 · 읽는 데 4분
밤하늘에 떠 있는 수천억 개의 별(항성)들 사이로, 과연 지구처럼 생명체가 바글거리는 또 다른 푸른 행성이 존재할까? 우주가 미치도록 넓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이 광활한 우주에 오직 우리 인류만이 유일한 지적 생명체라고 믿는 것은 기적이라기보다는 공간에 대한 지독한 낭비에 가깝다. 과거의 천문학자들이 그저 밤하늘의 밝은 별을 구경하는 데 그쳤다면, 현대 천문학자들은 별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보이지 않는 행성(외계 행성)을 사냥하는 미친 스나이퍼들로 진화했다. 그들이 외계 행성을 찾을 때 가장 중요하게 묻는 조건은 딱 하나다. "그 행성에 출렁거리는 '물'이 있는가?" 우주의 완벽한 명당자리인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을 샅샅이 뒤지며 외계 생명체의 숨결을 추적하는 치열한 우주 생물학의 최전선 속으로 뛰어들어 보자.
외계 행성을 찾는 마법, 식현상(Transit)
스스로 빛을 내는 거대한 태양(항성)과 달리, 행성은 크기도 쥐꼬리만 한 데다 빛을 내지 못해 캄캄하기 때문에 지구의 망원경으로 직접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천문학자들은 기가 막힌 꼼수를 썼다. 먼 우주의 밝은 별 하나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만약 그 별 주변에 행성이 뱅글뱅글 돌고 있다면, 어느 순간 행성이 별 앞을 쓱 지나가면서 별빛을 살짝 가리게 될 것이다(일식 현상). 별빛이 100에서 99로 미세하게 깜빡거리는 그 찰나의 어두워짐(식현상, Transit)을 포착하여, 그곳에 숨어있는 외계 행성의 크기와 궤도를 귀신같이 역산해 내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 인류가 찾아낸 외계 행성의 숫자만 벌써 5천 개가 넘는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곳, 골디락스 존
하지만 아무 행성이나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태양계의 금성은 태양에 너무 가까워서 표면 온도가 400도가 넘어 피가 펄펄 끓어 증발해 버리고, 화성은 너무 멀어서 피가 꽁꽁 얼어붙는다. 오직 지구만이 태양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 물이 액체 상태로 출렁일 수 있다. 천문학자들은 영국의 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서 소녀가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딱 적당한 온도의 수프'를 먹었다는 내용에서 힌트를 얻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이 완벽한 궤도 구역을 '골디락스 존(Habitable Zone, 생명 거주 가능 구역)'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 명당자리에 들어와 있는 암석형(돌덩어리) 행성을 찾는 것이 나사(NASA)의 가장 거대한 미션이다.
케플러-186f, 제2의 지구를 찾아서
우주 망원경(케플러, 테스 등)을 동원한 이 숨바꼭질에서 가장 흥분되는 순간은 지구와 크기도 엇비슷하고 온도도 적당한 '슈퍼 지구'들을 발견했을 때다. 대표적으로 지구에서 5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케플러-186f'는 항성의 골디락스 존 안에 정확하게 쏙 들어가 있으면서 지구와 크기가 거의 똑같은 바위 행성이다. 과학자들은 이곳의 표면에 거대한 바다가 출렁이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확신한다. 게다가 우리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 주변에서도 생명체가 살 법한 행성(프록시마 b)이 발견되면서, 제2의 지구는 우주에서 기적이 아니라 흔해 빠진 동네 돌멩이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폭발하고 있다.
대기의 지문을 읽어라, 제임스 웹의 활약
골디락스 존에 있다고 100% 생명체가 사는 것은 아니다. 물과 함께 '산소'나 '메탄' 같은 생명 활동의 가스가 있어야 한다. 최근 우주로 올라간 12조 원짜리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은, 외계 행성의 대기를 통과해 지구로 날아오는 별빛의 무지개(스펙트럼)를 쪼개어 그 안에 숨겨진 화학 물질의 바코드(흡수선)를 완벽하게 읽어내고 있다. 외계 행성의 구름 속에 이산화탄소가 섞여 있는지, 물 분자가 있는지를 냄새 맡듯 샅샅이 스캔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우주 망원경 배열이 복잡한 빛 스펙트럼 데이터를 지구로 다시 쏘아 보내 외계 대기에서 산소와 메탄의 보이지 않는 흔적을 감지합니다](https://image.polli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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