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이뤄낸 연구성과들을 살펴보면 자연에서 해답을 얻은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것을 청색기술(blue technology)라 부른다. 청색기술이란 자연의 생명체들로 부터 영감을 얻거나 이를 모방하여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을 말한다. 청색기술의 역사는 14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새의 날개에서 영감을 받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 구조를 모방하여 ‘Flying Machine’을 디자인하였고, 이는 1903년 라이트 형제에 의해 실제 구현된다. 지금 일상 속에서 널리 이용되는 비행기의 시초이자, 자연모방기술의 출발점인 셈이다. 이기사에서는 현재 연구 되고 있는 연구나 우리주변에서 찾아볼수있는 청색기술들에 대해서 설명할것이다.
개미독을 이용한 진통제 개발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사무엘 로빈슨 박사는 개미의 독에서 진통제의 원료가 되는 물질을 찾고 있다. 일반적으로 개미들은 포름산을 분비하여 자신보다 더큰 동물을 공격할수있다. 포름산은 통증을 유발하지만 독성자체는 그리 크지않다. 하지만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호주 브리즈번에 서식하는 황소개미의 독은 포름산과 는 비교할수없을 정도로 강한 통증을 유발하고 침벌류의 독과 유사한 펩타이드 독을 분비한다. 로빈슨 박사는 유사한 독을 분비하는것은 공통조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신경을 자극하거나 차단하는 기능은 진통효과의 작용과 직결되므로 황소개미의 독을 연구하면 뛰어난 진통제를 만들수있다는 주장이다.
햇빛으로 수소를 만드는 인공 나무잎

이탈리아의 광화학자 치아치미안은 1912년에 식물 광합성에너지를 사용해서 높은 효율의 에너지를 생산 할것이라고 예언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팀이 햇빛을 빨아들여 수소를 생산해 내는 인공나뭇잎을 개발했다. 인공나뭇잎은 기존 5%였던 태양광 전환 효율을 8%로 늘려 약한 파장으로도 많은 에너지를 변환한다고한다. 이를 통해 이제 막 보급되기 시작한 수소전지 자동차에 값싸고 안정적인 수소연료를 보급할수있을것으로 예상된다.
상어의 속도를 훔치다, ‘리블렛(Riblet)

상어는 바닷물 속에서 시속 50km로 헤엄을 칠 수 있다. 이는 웬만한 구축함보다 빠른 속도이다. 비밀은 바로 상어의 비늘이다 상어는 겉으로 보기에 미끈해 보이지만 몸 전체를 자세히 보면, ‘리블렛(Riblet)’이라 불리는 미세돌기로 덮여있다.. 이 돌기들이 만들어내는 작은 소용돌이들이 표면을 흐르고 지나가는 큰 물줄기를 막아주며 표면마찰력을 줄여주는것이 상어가 빠른 속도를 낼수있는 원리이다. 또한 상어의 리블렛은 매끈할수록 빠른 속도를 낼수있다는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을 깨버리는 예이기도 한다.
인간도 상어의 일한 비늘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패스트 스킨’을 이용하면 물속에서 보다 빠른 속도를 낼수있다. 패스트 스킨 수영복은 전신에 미세한돌기를 부착한 첨단 소재를 활용해서 만든 수용복이다. 이 수영복은 빠른 속도를 낼수있다는 장점때문에 여러 대회에서 사용되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신기록을 내 지난 2010년부터 국제대회에서 전면 금지된적도 있었다. 이처럼 환경에 최적화된 상어 비늘은 청색공학의 좋은 사례로 꼽히며 항공기, 잠수함, 자동차 등 공기와 물의 저항을 받는 운송수단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정교한 흑백의 기술, ‘얼룩말 무늬’

우리는 대부분 얼룩말 무늬의 효과로 포식자로 부터의 보호 정도로만 알고있었다. 얼룩말의 흰 줄과 검은 줄은 서로 간의 상호작용으로 피부 표면온도를 8도까지 낮춰준다. 흰 부분이 빛을 반사하고, 검은 부분이 빛을 흡수하며 공기 사이에 흐름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 원리는 건축분야에서도 사용할수있다. 위의 사진의 일본 센다이에 있는 ‘다이와 하우스’로 건축가 안데르스 나이퀴스트가 얼룩말에서 착안해 설계한 것이다. 이 건물은 표면의 보색 아이디어로 기계적 통풍장치 없이 내부 온도를 5도가량 낮출수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약 20%의 에너지 절감효과까지 얻었다고 하니, 얼룩말무늬가 얼마나 경제적인 무늬 인지 알수있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