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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계엔 파란색이 없다?!

9월 18 업데이트됨


푸른 날개를 지닌 푸른모르포 나비

커튼을 걷으면 보이는 하늘, 지구 표면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바다부터 스마트폰 배경화면 속 트위터 로고의 파랑새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모두 파란색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파란색은 우리 생활 속에서 고개만 돌리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아주 익숙한 색깔입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실제로 보신 파란색 동물은 얼마나 있으십니까? 아, 파란색으로 염색한 친구는 잠시 잊어두도록 합시다. 어렸을 적 가본 곤충 박물관에 박제되어있던 파란색 나비, 누가 봐도 맹독을 가진 것 같은 아마존의 파란색 개구리, 또는 몇몇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파란색 눈을 떠올리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그렇다면 이 파란색들이 모두 ‘가짜’ 파란색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파란색이면 파란색이지 ‘진짜’와 ‘가짜’가 어딨냐고요? 지금부터 자연에 존재하는 ‘진짜’와 ‘가짜’ 파란색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인간의 눈을 속이는 ‘가짜’ 파란색 동물

약 39억 년 전, 지구에서 최초의 생명이 탄생한 이후 수없는 진화를 거치면서 현대의 동물들은 흰색부터 검은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처럼 무지갯빛을 모두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파란색만큼은 예외입니다. 파란색 동물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선 동물의 색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부터 알아봅시다. 동물의 색을 결정하는 것은 ‘색소’라는 화학물질입니다. 자연계엔 말의 털 색깔과 패턴을 결정짓는 멜라닌 색소, 홍학이 붉은색을 띠게 해주는 베타카로틴 색소 등 매우 다양한 종류의 색소들이 있습니다. 이 색소들이 동물의 색깔을 결정하는 과정을 멜라닌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멜라닌은 피부 표피층에 있는 멜라닌 생성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색소로, 아미노산인 티로신(Tyrosine)이 변형된 분자에 여러 가지 분자와 단백질이 달라붙은 복잡한 고분자입니다.

멜라닌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검은색에서 갈색 계열인 유멜라닌(Eumelanin)과 붉은색 계열인 페오멜라닌(Pheomelanin)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멜라닌을 얼마만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생물의 색깔이 달라지게 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머리카락에는 주로 유멜라닌이 분포하여 검은 계열의 머리카락을 가지게 되며 몇몇 서양인들이 가진 붉은 빛이 도는 머리카락에는 페오멜라닌이 주로 들어있어 붉은 머리카락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멜라닌 색소의 현미경 관찰 모습

이처럼 생물이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색소와 그 양에 따라서 생물의 색깔이 결정되게 됩니다. 동물들은 분홍색, 주황색, 황록색 등 매우 다양한 색을 가진 색소들을 가지고 있지만 파란색 색소는 아주 드뭅니다. 그리고 파랗게 보이는 동물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실제론 파랗지 않습니다. 파랗게 보이는 동물들은 대부분 색소가 아니라 신체구조와 빛을 이용해서 인간의 눈을 속이는 것입니다.

인간의 눈을 속이는 동물들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인간이 어떻게 색을 인식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인간은 빛을 통해 색을 인식하게 됩니다. 빛은 파장 순으로 X선, 초음파,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초단파, 극초단파로 나뉘게 됩니다. 이 중에서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역은 대략 380nm에서 780nm의 가시광선입니다. 이 영역에 위치한 빛을 보게 되면 눈의 망막에 있는 시신경 세포들이 빛의 파장에 따라 색을 구분하여 인간이 색을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빛의 스펙트럼

인간은 색을 인식할 때 색 그 자체를 눈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빛을 통해 들어온 정보를 바탕으로 색을 재구성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실제 색과 인간이 인식한 색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을 이용해서 인간의 눈을 속이는 동물들이 있는데 그 가장 대표적인 예는 푸른 모르포 나비입니다. 푸른 모르포 나비의 이름에 있는 ‘Morpho’는 ‘반사된다’는 의미의 그리스어입니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푸른 모르포 나비의 푸른색 날개는 실제로 푸른색을 띠는 것이 아니라 날개의 특별한 구조가 푸른색 빛만을 반사하여 푸르게 보이는 것입니다. 푸른 모르포 나비의 날개 표면의 단면을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해보면 마치 기와를 얹은 것처럼 규칙적인 배열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런 구조에 빛을 비추면 특정 파장의 빛만 반사되고 나머지는 통과되는데 이러한 구조를 ‘광구조’라고 부릅니다. 이런 현상은 빛의 반사에 의해 일어나기 때문에 날개의 표면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빛이 반사되는 각도도 달라져 아예 다른 색깔이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날개 표면의 구조 때문에 나비의 날개가 푸르게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알코올을 떨어뜨려 날개의 표면 구조를 달라지게 하면 날개의 색 역시 달라지게 됩니다.

푸른 모르포 나비 날개 표면 구조
표면에 알코올을 떨어뜨린 날개의 모습

푸른 모르포 나비의 날개처럼 광구조를 이용해 실제 색과는 다른 색으로 보이게 하는 구조를 가진 동물로는 반짝이는 녹색 겉날개가 아름다운 비단벌레, 유리새, 열대림의 푸른색 잎이 난 양치류 식물 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광구조를 가지고 있는 동물들이 아주 많은데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동물학과 앤드류 파커 교수는 광구조의 생물학적인 기능은 아직 모르지만, 아마도 서로를 알아보거나 짝짓기하는데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생명체들은 언제부터 이러한 화려한 광구조를 지니게 되었을까요?


파커 교수는 약 5억년 전 있었던 캄브리아 대폭발 시기에 광구조가 형성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캄브리아기에 갑작스럽게 생물종이 폭발적으로 출현해 ‘캄브리아 대폭발’이라고 이름 붙여진 시기에 바다 속에 살던 생물체가 육지로 올라오게 되어 빛을 잘 다루는 구조를 가진 생물체들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 진화하여 아직까지 그 구조가 남아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파커 교수는 그 근거로 5천만년 전 시신세의 이판암에서 발견된 딱정벌레의 화석을 제시했습니다. 독일 메셀에서 발굴된 이 암석에 박혀있는 딱정벌레 겉날개 화석은 5천만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화려한 파란색을 띄고 있으며 현재의 딱정벌레 날개의 구조와 매우 비슷하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광구조가 오랜 세월 동안 보존되어왔음을 증명하였습니다. 이처럼 생물은 생존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하였고 그 과정에서 형성된 광구조가 아직까지 남아 인간의 눈을 속이고 있습니다. 파란색은 동물에게만 희귀한 색이 아닙니다. 파란색은 자연계 전체에서 희귀한 색입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파란색 음식을 드셔보신 적 있으십니까? 물론 드셔보신 분도 계실테지만 그 색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인공 색소가 첨가된 음식이었을 것입니다. 또 우리가 전형적으로 파란색이라고 생각하는 하늘과 바다도 사실은 파란색이 아닙니다.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은 빛의 산란 때문입니다. 태양에서부터 지구로 들어오는 빛은 대기층을 지나게 됩니다. 이 때 대기를 구성하고 있는 질소와 산소, 수소 등의 기체 분자와 부딪치면서 다양한 색깔로 분산되는데요, 가시광선 중 파장이 긴 빨간색 계열은 대기층을 통과하지만 파장이 짧은 파란색 계열은 대기층에서 산란되어 퍼지기 때문에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입니다. 바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빛이 바닷물을 통과할 때 파장이 긴 붉은 계열이 먼저 흡수되고 파란 계열이 늦게 흡수되기 때문에 파란색을 띠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파란색 색소를 가져 파랗게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자연계에 파란색이 드문 이유는?

그렇다면 자연계에 파란색이 드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쉽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학자들은 푸른 모르포 나비처럼 실제로는 파란색이 아니지만 파란색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위장한 동물들이 파란색을 이용해 위장한 이유에 대한 여러 추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첫 번째 추측은 자신이 독을 가진 생물처럼 보이게 하여 생존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함입니다. 아래 보이는 사진의 황금독화살개구리처럼 독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나 식물들은 자신의 외형이나 색을 화려하게 만들어 주변의 먹잇감들이 쉽게 유혹될 수 있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을 역이용해서 독이 없는 약한 생물들이 자신의 외형과 색만을 화려하게 만들어 독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자신보다 강한 동물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추측입니다.

황금독화살개구리

두 번째 추측은 짝을 유혹하여 자손을 남기기 위함입니다. 동물 세계에선 자신과 성이 다른 생물을 유혹하기 위해선 평범한 외형과 색을 갖추고 있는 것보단 화려하고 특이한 외형과 색을 갖추고 있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 예로 공작이 있습니다. 공작 수컷은 아주 화려하고 거창한 깃털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자신의 건강을 화려함을 통해 과시하고 이러한 거추장스러운 몸을 가지고 있음에도 너끈히 천적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암컷에게 과시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원리로 자연계에 파란색이 아주 드물기 때문에 자신을 암컷에게 과시하기 위한 목적에서 파란색을 사용한다는 추측입니다.

이외에도 자연계에 파란색 색소가 너무 희귀해서 몇몇 동물들이 돋보이기 위해 파란색을 지닌 것처럼 위장한다는 추측과 같이 다양한 추측들이 있습니다. 아직까진 자연계에 파란색이 드문 이유도, 그리고 일부 동물들이 파란색을 가진 것처럼 위장하는 이유도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의 눈은 너무나도 잘 속는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눈앞에 있는 것과 실제로 존재하는 것 사이엔 큰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기 자신의 눈도 믿을 수 없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믿어야 할까요?


참고 자료 [1] http://www.hani.co.kr/ [2] http://lg-sl.net/ [3] https://www.youtube.com/ [4] https://www.goeonair.com/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es.wikipedia.org/wiki/ [2] http://blog.daum.net/ [3] https://m.blog.naver.com/ [4] https://www.youtube.com/ [5] https://m.blo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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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형준

발행호│2020년 봄호

키워드#생명과학 #동식물 #광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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