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플 때, 우리는 약을 사용합니다. 바르는 약, 먹는 약, 혈액에 투여하는 약…그 종류도 다양하죠. 우리는 이 약들이 어떻게 안전한지 알 수 있을까요? 약이 안전한지 알기 위해서 우리는 약을 출시하기 전에 안전성을 검사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약의 안전성 검사는 동물실험으로부터 시작되죠. 하지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약을 동물에게 투여하는 실험을 하는 것, 괜찮은 것일까요? 동물실험이란 교육, 실험, 연구 및 생물학적 제제의 생산 등 과학적 목적을 위하여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실험 또는 그 과학적 절차를 말합니다. 동물실험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는데, 그 중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동물실험은 새로운 제품이나 치료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의약품만이 아니라 농약이나 화장품, 식품 등의 영향을 조사하는데도 이용됩니다.

이런 동물실험에는 연간 5억마리가 넘는 동물들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동물실험에 이용되는 동물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거의 500만 마리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동물실험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많이 행해지지만, 그만큼 정확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죠.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조사 결과, 안타깝게도 동물실험에서 효과적이고 안정성이 입증된 약물의 92%가 사람에게 행한 임상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25년에 걸친 약물 안전에 대한 캠브리지 병원과 하버드 의과 대학의 연구는 시장에 나온 약물의 약 20%를 철회하거나 경고를 받게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동물들의 윤리 문제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90%이상의 과학자들은 동물실험이 꼭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죠. 그럼, 이대로 동물실험을 계속 진행해야 하는 걸까요?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인체 장기 칩 입니다. 인체 장기 칩이란 오노가이드(장기 유사체)를 활용한 임상대체시험이 발전한 형태로, 사람의 중요 장기를 모사한 작은 칩을 통해 독성시험을 할 수 있게 설계된 것 인데, 칩 안에 피와 공기의 흐름까지 재현되어있기 때문에 특정 물질이 인체 내에서 일으키는 반응을 유추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구조를 더 정확하게 살펴보자면, 전자회로가 놓여 있는 칩 위에 살아있는 어떠한 장기를 구성하는 세포를 배양시킴으로써 해당 장기의 기능과 특성, 세포반응을 모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장기의 세포운동이나, 물리적, 화학적 반응의 기작을 연구할 수 있어 신약 개발, 혹은 독성 평가에 이용될 것으로 기대 받고 있기도 합니다.
인체장기칩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종류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최초로 발명된 폐부터, 간, 위장, 심장, 골수, 심지어 눈마저 전자 칩 위에 배양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런 인체장기칩들은 신체 기관의 관찰에 굉장히 큰 이점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폐 칩을 통하여 허파꽈리가 실시간으로 호흡운동을 하는 과정, 모세혈관을 통한 산소 공급과 영양분, 노폐물 교환 역시 관찰 할 수 있습니다. 눈의 망막을 칩 위에 이식한 망막 칩은 눈물을 공급 받으며 스스로 깜빡일 수 있기도 합니다.


-폐 칩과 망막칩의 모습
이렇게 장기들을 각각 관찰할 수 있는 것뿐만이 아닌, 여러 개의 장기를 한 칩 위에 이식하는 것 역시 가능합니다. 10개의 장기를 한꺼번에 칩 속에 유기적으로 이식하여 더욱 정확한 반응들을 관찰할 수 있는 10-organ chip이 여기에 포함이 됩니다.

-10-organ chip의 모습
그렇다면 이렇게 만들어진 인체장기칩 들을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앞에서 말한 동물 실험을 줄일 수 있게 되는 것 말고도 여러 가지 응용이 가능한데, 먼저 신약 개발 등을 위한 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의약품 개발을 위한 시험 단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 중, 분홍색으로 표시된 부분을 인체장기칩으로 대체하여 시험 단계를 줄이고, 결국 약품 개발을 위한 시간 역시 단축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 이외에도 맞춤형 치료에 대한 활용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인체장기칩은 인간에 대한 연구 뿐만 아닌 실용성 부문에서 역시 큰 주목을 받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목록
http://www.ecomedia.co.kr/news/newsview.php?ncode=1065593374179595
http://news1.kr/articles/?2923773
인체장기칩(Human-on-a-chip)”의 미래. 글 김선지(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