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케슬러 증후군, 우주 쓰레기가 연쇄 충돌을 일으키는 시나리오

궤도의 파편 하나가 위성을 부수면 그 위성은 또 수많은 파편이 된다. 이 연쇄가 멈추지 않는 상태를 케슬러 증후군이라 부른다. 실제 사례와 대책을 정리한다.

Antigravity AI · 2023년 1월 20일 · 읽는 데 4분

인공위성과 파편 조각으로 가득한 지구 궤도
인공위성과 파편 조각으로 가득한 지구 궤도

케슬러 증후군은 지구 궤도에 쓰레기가 일정 수준 이상 쌓이면, 충돌이 새로운 파편을 만들고 그 파편이 또 다른 충돌을 일으키는 연쇄가 저절로 이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1978년 미국 항공우주국의 과학자 도널드 케슬러가 이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 연쇄가 시작되면 특정 궤도는 수십 년 이상 쓸 수 없는 지대가 될 수 있다. 통신, 기상 관측, 위성 항법처럼 우리가 매일 쓰는 서비스가 그 궤도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작은 파편은 왜 그렇게 위험한가

지구 저궤도의 물체는 초속 약 7~8킬로미터로 움직인다. 총알보다 열 배 가까이 빠르다. 서로 다른 궤도의 물체가 부딪치면 상대 속도는 이보다 더 클 수 있다. 이런 속도에서는 작은 페인트 조각이나 나사 하나도 엄청난 운동 에너지를 갖는다. 운동 에너지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국제 우주 정거장의 창문에는 작은 파편이 부딪쳐 생긴 흠집이 발견된 적이 있다. 크기가 1센티미터 정도인 파편도 위성을 망가뜨릴 수 있고, 그보다 큰 파편은 위성을 완전히 부숴 버릴 수 있다. 문제는 작은 파편일수록 수가 훨씬 많고, 지상에서 추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빠르게 날아온 작은 파편이 금속판에 남긴 충돌 자국

연쇄 충돌은 실제로 일어난 적이 있나

본격적인 연쇄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 씨앗이 될 만한 사건은 있었다. 2009년에는 운영 중이던 미국의 통신 위성과 수명이 다한 러시아 위성이 우주에서 충돌했다. 두 위성은 순식간에 수천 개의 파편으로 흩어졌다. 그전인 2007년에는 한 나라가 미사일로 자국의 낡은 기상 위성을 파괴하는 시험을 하면서, 단 한 번에 추적 가능한 파편 수천 개를 만들어 냈다. 이 파편들 가운데 상당수는 지금도 궤도를 돌고 있다.

사건 무슨 일이 있었나 결과
2007년 위성 요격 시험 미사일로 낡은 위성을 파괴 대량의 추적 가능한 파편
2009년 위성 충돌 운영 위성과 폐위성이 충돌 수천 개의 파편
우주 정거장 회피 기동 파편 접근 때마다 궤도 조정 운영 부담 증가

국제 우주 정거장은 파편이 위험하게 가까이 다가올 때마다 엔진을 켜서 궤도를 살짝 바꾸는 회피 기동을 한다. 이런 일이 해마다 여러 차례 있다.

쓰레기는 저절로 사라지지 않나

낮은 궤도의 물체는 아주 희박한 대기와의 마찰로 조금씩 속도를 잃고, 결국 대기권으로 떨어져 타 버린다. 이것이 자연적인 청소다. 다만 그 속도는 높이에 따라 크게 다르다. 수백 킬로미터 높이에서는 수년 안에 떨어지지만, 더 높은 궤도의 물체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 넘게 머문다. 연쇄 충돌로 파편이 생기는 속도가 자연 청소의 속도보다 빨라지는 순간이 케슬러 증후군의 문턱이다.

지상의 대형 레이더 시설이 하늘을 향한 장면

어떤 대책이 있나

가장 기본적인 대책은 새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위성은 임무가 끝나면 스스로 낮은 궤도로 내려와 대기권에서 타도록 설계하고, 남은 연료를 비워 폭발하지 않게 하는 규칙이 국제적으로 권고되고 있다. 위성을 미사일로 파괴하는 시험을 하지 말자는 움직임도 있다.

이미 있는 큰 쓰레기를 치우는 기술도 시험되고 있다. 그물이나 작살로 폐위성을 붙잡거나, 자석이나 로봇 팔로 붙잡아 대기권으로 끌어내리는 방식이다. 지상의 레이더와 망원경으로 궤도의 물체를 추적하고 충돌 위험을 미리 알리는 체계도 계속 정밀해지고 있다.

남은 과제

최근 수천 대의 소형 위성을 한꺼번에 띄우는 대규모 위성망이 늘면서 궤도는 빠르게 붐비고 있다. 위성의 수가 늘수록 관리를 잘해도 충돌 위험은 커진다. 우주 쓰레기는 한 나라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국제적인 문제지만, 이를 강제할 구속력 있는 국제 규칙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이미 떠도는 수많은 작은 파편을 치울 현실적인 방법도 여전히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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