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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 없다.


극지 생물들이 좁은 얼음 위에 위태롭게 서 있다. 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기후 위기’의 이미지이다.

환경문제는 현대사회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20년 이후의 한국 뉴스를 보면 환경문제가 자주 언급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뉴스 검색 및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카인즈(BIG KINDS)에서 ‘기후위기’라는 검색어로 검색을 진행한 결과, 2018년에는 두 자릿수에 그쳤던 뉴스의 수가 2019년에는 639건, 2020년에는 4,338건 등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검색 데이터베이스가 최근에 가까울수록 방대하다는 것을 고려하여도 이는 이례적인 증가세이다.


전체 기간을 대상으로 하여 ‘기후위기’라는 단어가 등장한 뉴스의 수를 시각적으로 나타냈다. (2020년 12월 5일 기준)

환경문제를 보도하는 방식 또한 달라졌다. 기존에는 극지에 사는 동물들의 멸종, 멀고 먼 어느 섬의 해안선 상승 등의 문제가 자주 들려왔다면, 최근에는 한국과 관련된 환경문제가 자주 뉴스에 등장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과거부터 꾸준히 보도되어온 단어인 ‘환경오염’으로 빅카인즈 검색을 진행, 2010년과 2020년의 뉴스에서 ‘환경오염’이라는 단어와 함께 등장한 기관과 키워드를 관계도 형태로 분석해보았다. 2010년에는 대중의 생활과 직결된 키워드가 등장하지 않고, 환경법에 대한 언급이 적었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19라는 키워드의 증가와 동시에 환경법에 관한 관심 또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 헷갈린다. 지금까지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곰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더니, 갑자기 기후위기로 인해 자연재해마저 늘어날 거라고 말한다. 혼란스러울 수 있겠으나, 이건 ‘북극곰만의 기후위기’라는 프레임에서 환경문제를 바라봐왔던 우리에게 필요한 관점의 전환이다.


각각 2010년(좌), 2020년(우)간 ‘기후위기’라는 단어가 등장한 뉴스를 대상으로 하여 빅카인즈에서 제공하는 관계도 분석을 진행한 그래프이다. 기관과 키워드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2020년 12월 5일 기준)

인간은 지금껏 편의를 위해 무생물환경을 입맛에 맞춰 바꿔왔다. 생태계의 상호작용은 아직 완벽히 분석해낼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즉, 우리가 만들어낸 무생물 환경의 변화가 예측하지 못한 생태계 내의 상호작용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 변화가 지속할 경우, 자연은 이 땅 위에 살아가는 많은 생명체, 특히 인간에게 위협적으로 모습을 바꿀 것이다. 이 글에서는 우리의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이 변화가 우리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얼음이 녹고 있다

급격한 기후변화 탓에 빙하를 포함한 얼음이 녹고, 해수면이 증가해 저지대 국가는 침수피해를 겪고 있다는 소식은 익히 들어온 사실이다. 실제로 2019년에는 남극의 대륙 빙하가 40년 전보다 6배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졌다. 그러나 얼음이 녹는 것은 이제 ‘누군가의 피해’가 아니다. 당장 우리가 그 피해를 직면할 수 있다.


남극 빙하가 지금과 같이 녹으면 동아시아 지역의 기온이 0.2도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는 최근 남극의 모습을 반영하여 모델링을 진행한 결과인데, 근미래라고 할 수 있는 22년~71년 후 동아시아 지역의 온도가 뚜렷하게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온실기체의 증가는 모델링에서 고려되지 않았으므로, 실제로는 0.2도보다 더 큰 평균온도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모델링을 통한 연구는 현상의 원인을 설명할 수는 없으나, 이를 통해 우리는 얼음이 녹아 해수면만이 변화하는 것이 아닌, 기후 그 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바이러스와 연관되어있다. 2015년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된 ‘몰리바이러스 시베리쿰’은 3만 년 전의 바이러스라고 알려져 있다. 이때 해당 바이러스는 일반적인 바이러스에 비해 그 크기가 훨씬 크고, 유전자의 수도 많다. 바이러스의 경우 유전자의 수가 많을수록 전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위험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접해오지 못한 형태의 바이러스가 얼음 속에 갇혀 있다는 사실이다. 바이러스는 세균과 달리 생명 활동 없이도 얼음 속에서 보존되다가, 얼음이 녹고 적절한 온도를 찾는 순간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새로운 바이러스가 인간을 숙주로 삼지 않더라도 인간에게는 충분히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인간은 지금껏 안락한 삶을 위해 야생동물의 터전을 인간의 생활공간으로 만들어왔는데, 이로 인해 인간과 다른 야생동물 사이의 접촉이 증가하였다. 코로나19가 그러했듯, 생태계의 타 종에 발생한 바이러스가 인류에 위협을 끼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몰리바이러스 시베리쿰의 사진이다. 해당 바이러스의 크기는 600nm인데, 바이러스 중에서 큰 편에 속하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는 120nm, 현재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는 80~100nm이다. 즉, 일반적인 바이러스에 비해 훨씬 그 크기가 크다. 유전자의 수도 500개로 많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는 9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식물이 자라기 쉬운 환경이 된다고?


식물은 어떤 환경에서 잘 자랄까. 식물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식물은 효소가 변성되지 않는 범위에서는 온도가 높을수록 광합성량이 높아진다. 즉, 잘 자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면 식물이 그만큼 잘 자라고,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를 그만큼 잘 흡수하지 않을까? 이러한 의문은 지구온난화가 큰 위기가 아니라는 맥락에서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이를 반박하는 연구 결과가 등장하였다. 단순히 식물이 빨리 자라는 것은 이산화탄소 저장능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넓은 아마존 숲의 나무 성장을 꾸준히 추적하여 조사한 결과, 나무가 빨리 자랄수록 일찍 죽는 경향이 나타났다. 즉, 기후변화로 인해 아마존 숲의 나무가 빨리 자라더라도 이산화탄소 저장능력이 향상되기는커녕, 저장능력이 줄어들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오리건과 워싱턴주 내 국유림에 존재하는 지름 21인치 이상의 나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숲에 존재하는 전체 나무의 3% 미만을 차지하는 해당 개체들이 숲이 저장할 수 있는 탄소의 총량의 42%만큼을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능력은 작은 나무보다는 지름이 큰, 즉 같은 종의 나무일 경우 수명이 오래된 나무가 클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이는 삼림 보호에 대한 강력한 근거가 된다.


자연재해, 정말로 심각해질까?

2020년의 한국은 무척 이상했다. 태풍피해가 지속하고, 매미나방이 산을 뒤덮고,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망가지고……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기후위기라고 하면 믿겠는가?


우리가 앞으로 접하게 될 ‘기후위기’의 이미지는 위태로운 북극곰보다는 위의 그림에 가깝지 않을까?

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에서 2020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발생한 재해가 1980년부터 1999년 발생한 재해에 비해 2배 증가했다고 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두 기간 모두 사망자 수는 비슷하나, 경제적 손실이 약 2배 증가하였다. 재해의 발생 횟수를 확인하였을 때는 날씨와 관련된 재해의 빈도가 크게 증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심각한 수준의 홍수는 과거 1,389건이 보고되었으나 최근 20년간 3,254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태풍의 경우 과거 1,457건에서 2,034건으로 1.4배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 보고서에는 코로나19와 같은 생물학적 재해는 제외되어있는데, 위에서 언급하였듯 생물학적 재해 또한 증가할 위험이 있다. 실제로 많은 연구자는 앞으로 제2의, 제3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비하여야 한다고 경고한다.


1980년부터 1999년간 발생한 재해의 횟수와 2000년부터 2019년간 발생한 재해의 횟수를 나타냈다.

우리는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 없다

그래, 우리는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 없다. 지금의 우리는 2020년을 최악의 해로 평가하지만, 어쩌면 시간이 지나 2020년을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학기술의 발전이 환경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아니다. 환경 보호 기술에 대한 과도한 신뢰는 기후 변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 다양한 환경 보호 기술이 등장하지만 활용되지 못하는 현대사회의 상황과 달리, IPCC 보고서나 각국의 기후정책에서 발표하는 기후 변화 대책에는 이러한 기술이 떡하니 등장한다. 이를 ‘기술 착시 효과’라고 부르는데, 이는 강력한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미루는 상황을 정당화한다.


그렇다면 대책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대중의 움직임? 맞다. 그러나 ‘개인이 실천하는 환경보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중이 환경보호정책에 갖는 관심, 그리고 국가 단위의 움직임이다. 이 글이 독자인 당신을 설득할 수 있기를 바라며, 아래의 영상으로 글을 끝맺고자 한다.




정예진 학생기자│Biology│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ttp://dongascience.donga.com

[2] https://www.sciencetimes.co.kr

[3] https://www.mdon.co.kr

[4] https://www.undrr.org

[5] https://pixabay.com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pixabay.com

[2] https://www.bigkinds.or.kr

[3] https://www.bigkinds.or.kr

[4] https://www.pnas.org

[5] https://pixabay.com

[6] https://pixabay.com

[7] https://www.undrr.org


첨부 동영상 출처

[1] https://youtu.be/eVdQ4H4DL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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