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와이파이로 스마트폰 충전이 가능하다고

공기 중에 떠다니는 와이파이(Wi-Fi) 전자기파를 빨아들여 직류 전기로 바꾸는 에너지 수확(Energy Harvesting) 기술과 무선 충전의 미래를 다룬다.

편집부 · 2021년 2월 22일 · 읽는 데 4분

미래 지향적 기술, 공중에 떠 있는 빛나는 스마트폰이 라우터의 빛나는 파란색 Wi-Fi 전파를 마법처럼 흡수하여 배터리 전력으로 변환합니다
미래 지향적 기술, 공중에 떠 있는 빛나는 스마트폰이 라우터의 빛나는 파란색 Wi-Fi 전파를 마법처럼 흡수하여 배터리 전력으로 변환합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5% 남았을 때 붉게 변한 아이콘을 보며 우리는 충전기 선을 찾아 헤맨다. 현대인에게 충전 케이블은 탯줄이나 다름없다. 최신 스마트폰들은 '무선 충전' 기능을 자랑하지만, 결국 충전 패드 위에 얌전히 올려놓아야만 전기가 흐르는 반쪽짜리 무선에 불과하다. 그런데 만약,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공기 중에 둥둥 떠다니는 '와이파이(Wi-Fi)' 신호나 '5G' 통신 전파를 안테나로 빨아들여 스마트폰 배터리를 자동으로 충전할 수 있다면 어떨까? 충전기 선도, 묵직한 보조 배터리도 영원히 사라지는 마법 같은 일이 가능할까? 우주 공간을 빛의 속도로 날아다니는 전자기파(전파) 찌꺼기들을 싹싹 긁어모아 스마트폰을 돌리는 마법의 기술, '공간 에너지 수확(RF Energy Harvesting)'의 짜릿한 물리학 속으로 접속해 보자.

공중에 버려지는 에너지, 전자기파의 낭비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지금 당신이 숨 쉬는 공기 중에는 수십 개의 와이파이 공유기와 기지국에서 뿜어져 나온 '전파(Radio Frequency)'들이 거미줄처럼 빽빽하게 날아다니고 있다. 이 전파들의 정체는 빛과 똑같은 '전자기파', 즉 에너지를 품고 진동하는 전기와 자기장의 파도다. 문제는 공유기에서 쏜 와이파이 전파 100개 중 내 스마트폰 안테나에 꽂히는 것은 고작 1개뿐이고, 나머지 99개는 벽에 부딪히거나 허공으로 날아가 버리는 완벽한 '잉여(버려지는) 에너지'라는 점이다. 물리학자와 공학자들은 허공에 둥둥 떠다니며 버려지는 이 막대한 양의 전자기파 파도(교류 신호)를 잠자리채처럼 싹 긁어모아서 스마트폰을 돌리는 전기(직류)로 쥐어 짜낼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마법의 안테나, 렉테나(Rectenna)의 등장

공기 중의 전파를 전기로 바꾸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마법의 장치가 바로 '렉테나(Rectenna)'다. 이것은 전파를 낚아채는 '안테나(Antenna)'와, 물결처럼 출렁거리는 교류(AC) 전파를 건전지처럼 한 방향으로 똑바르게 흐르는 직류(DC) 전기로 펴주는 '정류기(Rectifier)'를 하나로 찰싹 합쳐놓은 아주 얇고 유연한 부품이다. 최근 MIT 연구진은 고가의 딱딱한 칩 대신 이황화몰리브덴(MoS2)이라는 머리카락보다 1만 배 얇은 기적의 신소재 필름을 이용해 종이처럼 휘어지는 초박형 렉테나를 개발했다. 스마트폰 뒷면이나 옷감에 이 얇은 필름을 넓게 바르기만 하면, 사방에서 날아오는 와이파이 전파가 렉테나 필름에 부딪히면서 곧바로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짜릿한 전력(직류 전류)으로 변환되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Wi-Fi파를 포착하여 안정적으로 흐르는 빨간색 직류로 변환하는, 네온 색상으로 빛나는 정류 안테나(rectenna)의 복잡한 도식

왜 아직 스마트폰은 와이파이로 충전하지 못할까

원리는 완벽한데 왜 당장 내 폰은 와이파이로 충전되지 않을까? 문제는 와이파이가 품고 있는 '에너지의 양(출력)'이 너무 쥐꼬리만 하다는 것이다. 전파는 공유기에서 멀어질수록 에너지가 거리에 비례해서 미친 듯이 뚝뚝 떨어진다(거리의 제곱에 반비례). 와이파이 공유기 바로 옆에 바짝 붙어야 겨우 몇십 마이크로와트(μW) 수준의 코딱지만 한 전력이 모이는데, 최신 스마트폰의 커다란 화면을 켜고 유튜브를 돌리려면 최소 수 와트(W, 마이크로와트의 10만 배)의 거대한 전기가 필요하다. 즉, 공기 중의 와이파이 신호만으로 방전된 스마트폰을 100% 꽉 채우려면 수백 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IoT와 웨어러블, 배터리 없는 세상의 서막

그렇다고 이 기술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처럼 덩치가 큰 전자기기에는 무리지만, 전기를 거의 먹지 않는 초소형 기기(IoT 센서, 피부 부착형 심박수 측정기, 전자 태그 등)에는 이미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숲속의 화재 감지 센서나 공장 벽에 붙여놓은 진동 센서에 배터리를 끼워 넣을 필요 없이, 그냥 허공을 떠도는 근처의 통신 전파만 렉테나로 빨아먹으며 영구적으로 죽지 않고 스스로 살아가게 만드는 완벽한 '무전원(배터리 프리) 시스템'이 이미 상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스마트 시티, 보이지 않는 흐르는 RF 에너지(Wi-Fi, 5G)의 강으로 가득 찬 도시의 거리, 빛나는 센서와 공기 중에서 자동으로 충전되는 소형 장치들](https://image.polli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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