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jpg
55.jpg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 블랙 페이스 북 아이콘
  • 블랙 인스 타 그램 아이콘

여러 분야에서의 매듭이론의 응용

어렸을 때 자주하며 놀던 실뜨기는 한 개의 원형으로 묶여 있는 실을 다양하게 변형하여 수 많은 모양을 만드는 놀이로, 어린시절의 나에게는 굉장히 신기했던 놀이었다. 잘 묶인 신발끈이나 잘 만들어진 매듭을 보면 미적인 아름다움과 균형 잡힌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매듭은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수학자들과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주요 연구 대상이며, 이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매듭이론은 매듭을 수학적으로 해석하는 위상수학의 한 분야이다. 수학에서의 매듭의 정의는 우리가 알고 있는 매듭과는 조금 다르다. 매듭은 얽혀 있고 양 끝이 붙어 있는 끈이라고 정의한다.


잘 묶인 매듭
19세기부터 시작된 매듭이론의 역사

매듭을 연구 대상으로 삼기 시작한 사람은 우리가 잘 아는 독일의 수학자, 가우스이다. 하지만 그 이전 본격적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화학이었다. 매듭이론은 ‘소용돌이(vortex)’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소용돌이는 유체의 일부가 원운동을 하는 부분을 뜻하며 방해가 없는 이상적인 상황에서는 영원히 회전한다. 여기서 켈빈의 보텍스 이론이 등장한다. 이 이론은 미세한 소용돌이가 최소 단위를 이루고 이들이 모여 커다란 유체의 움직임을 구성한다고 보는 이론이다. 따라서 단위 소용돌이를 분석한다면 전체 유체의 흐름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켈빈은 원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보텍스 이론으로 새로운 화학 체계를 구상하였다. 원자는 단단한 입자가 아니라 특정한 모양과 구조에 따라 물질의 성질과 화학반응이 결정된다고 생각하였으며, 이 모양을 ‘매듭’에 대응하여 생각했다. 서로 다른 종류의 매듭은 서로 다른 원소에 대응된다고 생각했다. 몇몇 수학자들과 물리학자들은 이 ‘보텍스 이론’을 토대로 매듭의 목록을 작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래 그림은 19세기 미국 수학자 테이트와 리틀이 처음으로 만든 매듭 분류표 중 하나이다.


19세기의 매듭 분류표

시간이 지나고, 마이컬슨-몰리 실험의 결과로 에테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원자구조 모델이 19세기에 나오게 되며 틀린 가설임이 밝혀졌지만 수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며 지금까지 100년 이상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20세기에 들어서는 대수적 구조를 이용하여 매듭을 함수 형태로 분석하기 시작하며 체계화되었고, ‘땋임군’과 통합된다.

무한히 많은 종류의 매듭을 분류하는 방법은?

원형의 영매듭은 묶이고 비틀리며 다양한 형태의 매듭을 만들 수 있다. 매듭이론에서는 이와 같이 만들어진 모든 형태의 매듭은 같은 종류의 매듭이라고 분류한다. 매듭이론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매듭을 보면서 이것들이 같은 것인지를 찾아내는 연구를 한다. 그렇다면 같은 종류의 매듭인지를 알아내는 규칙은 존재할까? 이것이 바로 라이데마이스터 변환이다. 이 변환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교차점 하나를 생성한 매듭과 원래 매듭은 같다. 둘째, 매듭의 두 선을 교차하여 두 개의 새로운 교점을 만든 매듭은 원래 매듭과 같다. 셋째, 교차점의 개수는 변하지 않지만 다른 위치에서 교차하는 경우 두 매듭은 같다. 이 세가지 변환을 적용하여 복잡하게 꼬여 있는 매듭을 같은 매듭으로 변환할 수 있고, 두 매듭이 동치인지를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정리하자면, 라이데마이스터 변형으로는 결코 변하지 않고 보존되는 수학적인 양이 존재하고, 이 양에 따라 매듭을 구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라이데마이스터의 세 가지 변형

매듭이론에서 매듭을 분류하는 기준은 교차점의 개수이다. 교차점이 3개인 매듭은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는 언뜻 보면 같아 보이며 거울에 비춘 모양을 하고 있지만 변형만으로는 서로를 만들 수 없어 다른 매듭으로 분류한다. 아래 그림에서 큰 숫자는 교차점의 개수를 의미하며, 오른쪽 아래의 작은 숫자는 번호이다. 영매듭이 아닌 다중 매듭의 경우, 오른쪽 위의 작은 숫자로도 표기하는데, 이는 단위 매듭의 총 개수다. 교차점의 개수가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매듭의 종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최근에 밝혀진 바로는 교차점이 16개 이하인 매듭은 총 170만 1936가지라고 한다.


교차점 9개까지의 모든 매듭과 영매듭 2개와 3개로 만들 수 있는 매듭들
매듭이론과 생물학

매듭이론은 DNA처럼 분자량이 굉장히 큰 물질들을 설명할 때 응용된다. DNA는 전체적으로 원 모양을 하지만 자체 장력 때문에 원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꼬여서 뭉치며 우리가 아는 이중나선 형태가 된다. DNA는 스스로를 복제하고 유전정보를 통해 유전자 발현이 일어나게 한다. 이때 이중나선 사이의 수소결합이 끊기며 한 가닥이 되어야 한다. DNA 복제 시 필요한 부분을 정확히 한 가닥으로 풀어주고 복제 과정이 끝난 이후에는 다시 이중나선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여기에서 효소가 이러한 역할을 한다. 매듭이론은 효소가 어떻게 특정 지점을 끊었다가 이어 붙이는지에 대한 해답을 준다.


DNA의 이중나선 구조
매듭이론의 다양한 응용

생물학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매듭이론은 응용된다. 21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며 필즈상을 수상한 미국 고등과학연구소의 에드워드 위튼 교수는 양자장론과 매듭이론을 결합시켜 우주를 설명한다. 국내에서는 땋임군을 이용한 암호이론이 발표되었다. 세계에서 최초로 한국의 연구자가 개발한 암호체계로 후속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매듭이론은 초끈이론에서도 응용된다. 초끈이론에서는 전자나 쿼크 같은 입자가 점의 형태가 아닌 진동하는 끈의 형태라고 말한다. 우주는 작고 유연한 고리로 가득 채워져 있는데, 이 고리를 이루는 끈이 어떻게 진동하느냐에 따라 다른 물질이 된다는 것이다. 여러 끈들이 상호작용을 하게 되면 도넛 껍질 같은 서로 얽힌 복잡한 모양이 되는데, 초끈이론을 연구하는 이론물리학자인 히로시와 쿰룬바파는 매듭이론의 ‘존스 다항식’과 끈이론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냈다고 한다. 이 이론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들이 매듭에서 해답을 찾고 있는 것이다.


초끈이론
매듭이론의 미래

매듭이론은 물리학과 생물학, 그리고 여러 다른 분야에서도 활용되는 현대 수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론이다. 수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가 매듭이론과 관련해서만 여러 명이 나왔으며, 국내에서는 IBS의 오용근 기하학수리물리연구단장을 필두로 많은 연구자들이 매듭이론의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2014년에는 고려대학교 수학과 오승상 교수가 매듭이론을 응용하여 DNA 이중나선의 최소 길이를 밝힌 연구도 있었다.


매듭이론에서 중요한 문제를 정리해보자면, 첫째, 주어진 두 매듭이 동위관계에 있는지를 판단하는 문제, 둘째, 매듭을 분류하는 문제가 있다. 마지막이자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인, ‘Does there exist a knot in R3, different from the unknot, whose Jones polynomial is equal to 1?’은, ‘존스 다항식의 값이 1이 되는 영매듭이 아닌 매듭이 있는가?’이다. 매듭이론의 향후 연구 방향은 이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예상하며,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웅비 학생기자 | Mathmatics & Computer Sci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매듭이론: 수학적 매듭이론의 기초 입문서

[2] https://ko.wikipedia.org/

[3] https://news.joins.com/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kr.freepik.com/

[2] https://seoul.co.kr/

[3] https://sciencemag.org/

[4] https://seoul.co.kr/

[5] https://namu.wiki/w/

[6] https://legatoda.co.kr


ⓒ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KOSMOS


조회 121회댓글 0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