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마리 퀴리 새로운 세계를 열다
방사능이라는 보이지 않는 불꽃을 손에 쥐고 노벨상을 두 번이나 거머쥔 천재 마리 퀴리의 고독한 투쟁과 빛나는 헌신의 생애를 돌아보는 에세이.
편집부 · 2022년 8월 12일 · 읽는 데 4분
인류의 과학사에서 빛을 좇아 어둠 속으로 기꺼이 뛰어든 많은 천재가 있었지만, 마리 퀴리(Marie Curie)만큼 찬란하게 타오르다 스러진 인물은 없다. 폴란드 출신의 헐벗은 이민자, 남성 중심의 과학계에서 멸시받던 이방인. 그러나 그녀는 우라늄 광석 찌꺼기가 쌓인 허름하고 차가운 헛간 실험실에서 4년 동안 미친 듯이 쇠꼬챙이를 저으며, 자연계의 가장 은밀하고 끔찍한 비밀인 '방사능(Radioactivity)'을 기어코 끄집어냈다.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동시에 거머쥔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이자, 자신이 낳은 기적의 빛(라듐)에 몸을 갉아 먹히면서도 과학을 향한 헌신을 거두지 않았던 위대한 영혼. 원자 속에 숨겨져 있던 신의 불꽃을 꺼내어 현대 물리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힌 마리 퀴리의 아름답고 비극적인 화학적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우라늄보다 강한 미지의 불꽃
프랑스의 물리학자 베크렐이 우라늄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세한 빛(방사선)이 뿜어져 나온다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 세상은 금방 흥미를 잃었다. 그러나 퀴리 부인은 달랐다. 그녀는 우라늄이 섞여 있는 광석(피치블렌드)을 측정해 보다가 기괴한 현상을 목격했다. 광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방사선의 세기가 순수한 우라늄 덩어리보다 무려 4배나 강력했던 것이다! 이것은 수학적으로 도무지 말이 안 되는 결과였다. 퀴리의 머릿속에 번개가 쳤다. "이 쓰레기 같은 광석 덩어리 안에, 우라늄보다 수백 배 더 강력한 빛을 뿜어내는 '미지의 새로운 원소'가 아주 극미량 숨어 있는 게 틀림없어!" 남편 피에르 퀴리와 함께, 보이지 않는 유령 원소를 사냥하기 위한 지독한 연금술이 시작되었다.
4년의 헛간 노역, 라듐의 탄생
그들은 난방도 되지 않는 버려진 창고에 피치블렌드 찌꺼기 8톤을 산더미처럼 쌓아놓았다. 마리 퀴리는 자기 몸집만 한 거대한 철제 가마솥에 광석을 넣고 산(Acid)을 부어 펄펄 끓이며 매일 밤낮으로 자기 키만 한 쇠막대기로 끈적한 진흙탕을 휘저었다. 독한 산성 가스에 폐가 상하고 손이 부르텄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4년이라는 미친 듯한 땀방울 끝에, 8톤의 찌꺼기는 마침내 '0.1그램'이라는 먼지 같은 양으로 응축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불 꺼진 창고 안에서 이 0.1그램의 가루가 신비롭고 푸른 빛을 스스로 뿜어내며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우라늄보다 200만 배 강한 방사선을 뿜어내는 마법의 원소 '라듐(Radium)', 그리고 조국 폴란드의 이름을 딴 '폴로늄(Polonium)'이 세상에 태어난 숭고한 순간이었다.
원자의 심장을 쪼개다
라듐의 발견은 단순히 돌멩이 하나를 주운 것이 아니었다. 당시 물리학자들은 원자가 쪼개질 수 없는 우주의 가장 단단하고 작은 구슬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마리 퀴리가 끄집어낸 방사능은, 원자가 스스로 붕괴하면서 심장을 쪼개어 무한한 에너지를 바깥으로 뿜어내고 있다는(방사성 붕괴) 충격적인 증거였다. 즉, 원자 속에는 인간이 상상도 못 할 엄청난 에너지가 갇혀 있으며, 한 원소가 다른 원소로 변할 수 있다는 현대 원자 물리학과 핵물리학의 거대한 문을 그녀가 걷어차 열어버린 것이다.
전장으로 간 과학자, 리틀 퀴리
마리 퀴리의 위대함은 실험실에만 갇혀 있지 않았다.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그녀는 연구를 멈추고 직접 엑스선(X-ray) 촬영 장비를 짐차에 구겨 넣었다. 이른바 '리틀 퀴리(Little Curie)'라 불린 이동식 엑스선 구급차를 몰고 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최전선 병원으로 달려갔다. 부상당한 군인들의 몸통을 투시하여 살 속에 박힌 총알과 파편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내어 수백만 명의 다리를 자르지 않고 목숨을 살려냈다.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기꺼이 전장의 진흙탕을 구르며 자신의 뼈를 갉아먹는 방사선 피폭을 훈장처럼 받아들인 숭고한 헌신이었다.
남은 과제
라듐은 암세포를 죽이는 기적의 치료제로 찬양받았지만, 동시에 정상 세포의 DNA를 처참하게 찢어발기는 악마의 빛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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