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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질러진 기름, 주워 담을 수 없으니 분해하자!

2020년 9월 29일 업데이트됨

2007년 태안의 기름 유출 사고, 태안 앞바다는 검은 기름으로 뒤덮여 희망을 잃은 듯 보였습니다. 푸른 바다의 해양 생물들은 사라졌고, 새와 조개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태안은 ‘죽음의 바다’로 불리며 전문가들에게 생태계가 원상 복귀되는데 최소 2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수많은 봉사자의 노력과 초기 대응을 바탕으로 현재는 굉장히 회복된 상태입니다. 바다는 푸른빛을 되찾았고 해수욕장도 운영하는 등 상당히 짧은 기간 안에 엄청난 회복세를 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고 직후 2007년과 10년이 지난 2017년 태안반도의 사진이다.

2010년 미국 멕시코만에서는 석유 시추시설이 폭발해 태안에서 기름 유출량의 약 50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원유가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3달 가까이 기름 유출이 진행되었으며 멕시코만 뿐만 아니라 루이지아나, 미시시피, 알라바마, 그리고 플로리다까지 기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9년이 지난 지금 개체 수에 영향을 받지 않은 해양 생물도 있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많은 부분 정화가 이뤄졌습니다.


멕시코만 기름 유출 후 기름에 뒤덮인 펠리컨

기름 유출에 의한 피해 및 대처

대형 기름 유출 사고의 경우, 기름이 물에 떠 유막을 형성합니다. 유막에 의해 햇빛 투과량이 감소하고 산소 공급이 차단되어 용존 산소량이 감소합니다. 기름이 다른 물질과 섞여서 가라앉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해양 바닥까지도 오염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출된 기름이 파도에 밀려 육지까지 올라오면 직접적인 해양이 아니더라도 갯벌, 그리고 인접한 육지까지도 오염될 수 있습니다. 기름이 어류의 아가미에 달라붙으면 호흡을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조류의 경우 깃털에 기름층이 방수 역할을 해서 원래 젖지 않습니다. 하지만 원유는 기름이기 때문에 조류의 깃털 사이사이가 기름에 젖을 수 있고 보온성과 방수성이 떨어지면 새의 체온이 내려갑니다. 그 외의 생물들도 원유의 방향족 탄화수소 등의 독성 물질에 노출될 경우 생명이 지장이 생깁니다.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위와 같이 환경에 지대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기에 빠르고 적절한, 친환경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먼저 피해가 커지지 않고 오염 범위가 넓어지지 않도록 오일펜스를 이용해 기름을 사고 부근에 가두는 작업을 합니다. 육지의 바위에 묻은 기름은 흡착포나 걸레를 이용해 닦거나 끈적끈적한 부분은 일일이 파내고 닦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바닷물 위의 유막에는 불을 질러 제거하거나 유화제를 넣어 원유 농도를 희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비효율적이거나 친환경적이지 못한 방법입니다. 이때, 인간은 박테리아의 도움을 받습니다.


박테리아를 뿌린다?

Bioremediation. 생물정화란 주로 미생물, 미생물 효소, 식물, 혹은 식물 효소를 통해 토양 외 환경을 정화하는 과정을 말합니다[출처:ScienceDirect]. 1989년 알래스카 연안에서 엑손 발데즈호가 엄청난 양의 기름을 운반하던 도중 암초에 부딪혀 탱크의 원유가 바다에 쏟아져 큰 문제를 일으켰다. 당시 사용된 주 정화 방법은 청소 대원들을 파견해 4년간 수작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추가로 기름을 분해하는 박테리아를 대량으로 투입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 중국 랴오닝성 다롄항에서 대량의 기름이 유출되었을 때는 중국에서 베이징의 바이오기술 회사에서 박테리아 23톤을 구매해 다롄항에 뿌렸습니다. 이렇게 오염된 환경, 이 상황에서는 기름으로 오염된 해양을 정화하기 위해 박테리아를 투입하는 것을 생물정화라고 합니다. 유류 미생물들에게서 자연 친화적인 환경 정화 활동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물정화의 장점은 친환경적이라는 것입니다. 박테리아를 사용하지 않을 때 대형 기름 유출 사건에서 주로 가장 먼저 기름띠 제거를 위해 불을 지릅니다. 불을 사용하면 일차적으로는 기름이 사라지는 듯 보이지만 대량의 환경 오염 물질이 대기 중으로 퍼져나갑니다. 그리고 두 번째 장점은 사람의 손이 닿기 어려운 부분에서까지 기름의 분해가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멕시코만 석유 유출 사건 이후 오염된 심해를 사람이 직접 정화하기 어렵고, 깊지 않은 바다라도 광활한 범위를 사람이 수작업하면 최소 수년에서 10년이 넘게 걸리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석유에서 나오는 가스 성분이 분해된다는 것입니다. 가스 성분은 석유에서 대기 중으로 날아가기도 하지만 바닷물에 용해되기도 합니다. 바닷물에 골고루 녹아있는 유해 가스는 사람이 제거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넓은 범위에 퍼져있는 가스를 미생물이 제거해준다면 사람의 걱정을 덜어줄 것입니다.


하지만 생물정화가 갖는 단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박테리아가 기름을 분해할 때도 최소한의 원치 않는 물질과 온실가스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박테리아가 탄화수소를 분해해내도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의 가스 발생은 불가피한 것입니다. 또한, 같은 이화 작용이 일어날 때 불을 지르는 폭발적인 반응은 그 속도가 매우 빨라 기름 유출에 대한 우선적 대응이 가능하지만, 박테리아를 활용하면 그에 비해 정화 속도가 떨어져 가시적인 효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리고 박테리아를 대량으로 투입하는 경우 박테리아도 물 안에서 호흡합니다. 기름에 의해 외부와 차단돼 턱없이 부족한 용존산소를 박테리아마저 소비하게 된다면 기름 유출로부터 생존한 개체들이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생물정화, 기름을 분해하는 박테리아는 무구한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자연에서 서식하는 박테리아도 물론 있지만 기름 분해에 특화된 박테리아는 인간의 실험실에서도 충분히 제작될 수 있습니다. 유전자 조작과 여러 실험을 통해 실전에 활용될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박테리아가 발견된다면 태안, 멕시코만, 알래스카 등 기름 유출 사고를 겪은 지역에 대량으로 사용해 환경을 원래대로 회복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름을 분해하는 미생물

해양에는 특별한 기름 유출이 없더라도 항상 탄화수소가 존재합니다. 녹조류인 시아노박테리아가 만들어내는 탄화수소만 하더라도 1년에 수억 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탄화수소의 양이 끊임없이 증가하지 않는 이유는 다른 탄화수소 분해 박테리아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탄화수소 분해 박테리아는 평소 해양 안의 일반적인 탄화수소를 분해하다가 기름 유출이 일어나면 원유 속의 탄화수소를 분해합니다.


기름방울에 붙은 Candidatus Methanoliparia의 형광현미경 사진이다. 회색의 기름방울에 빨간색의 Candidatus Methanoliparia가 모여있다. 아래의 하얀 막대는 10 μm

막스플랑크 해양미생물연구소와 해양환경과학센터 MARUM은 2019년 8월 20일 멕시코만에서 발견된 새로운 미생물을 발표했습니다. 메타놀리파리아(Candidatus Methanoliparia)는 주로 기름방울에 직접 붙어서 canonical methyl-coenzyme M reductase(MCR) 이라는 효소를 분비합니다. 이 효소는 탄화수소의 긴 체인을 산화시키면서 탄화수소를 분해합니다.


Candidatus Methanoliparia 말고도 여러 종류의 미생물이 넓은 바다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기름을 비롯한 탄소 화합물 분해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알려진 미생물만 해도 많은 수와 종류의 박테리아와 고세균, 미생물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생물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태안반도는 물론 세계 곳곳에 남아있을 기름에 찌든 바다를 생각하면 사람이 바다에 엎지른 기름을 가스로 분해해주는 미생물들이 새삼 고맙게 느껴집니다. 댓글에 미생물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말을 작성하여 감사함을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참고 자료>

[1] Science – Deepwater Horizon: After the oil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48/6230/22

[2] The Science Times – 기름 먹는 미생물 수수께끼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A%B8%B0%EB%A6%84-%EB%A8%B9%EB%8A%94-%EB%AF%B8%EC%83%9D%EB%AC%BC-%EC%88%98%EC%88%98%EA%BB%98%EB%81%BC-%ED%95%B4%EA%B2%B0&s=%EA%B8%B0%EB%A6%84%20%EB%B6%84%ED%95%B4%20%EB%AF%B8%EC%83%9D%EB%AC%BC

[3] 산하온환경연구소 - 엑손 발데즈호 기름 유출 사건(Exxon Valdez Oil Spill Case)

http://ksk08412.host.whoisweb.net/redboard/redboard/redboard.asp?tn=board&key_id=14&b_no=12&page=1&category=0&searchword=&keyword=&orderby_1=No&orderby_2=Desc

[4] The Science Times - 석유를 분해하는 미생물 발견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84%9D%EC%9C%A0%EB%A5%BC-%EB%B6%84%ED%95%B4%ED%95%98%EB%8A%94-%EB%AF%B8%EC%83%9D%EB%AC%BC-%EB%B0%9C%EA%B2%AC&s=%EA%B8%B0%EB%A6%84%20%EB%B6%84%ED%95%B4%20%EB%AF%B8%EC%83%9D%EB%AC%BC

[5] mBio – Anaerobic Degradation of Non-Methane Alkanes by “Candidatus Methanoliparia” in Hydrocarbon Seeps of the Gulf of Mexico

https://mbio.asm.org/content/10/4/e01814-19

[6] MAX PLANCK GESELLSCHAFT – Some microbes degrade oil to gas

https://www.mpg.de/13814654/0819-mbio-064278-all-in-one-new-microbe-degrades-oil-to-gas


<이미지>

[1] 중앙일보 - 10년 전엔 '죽음의 바다' 태안…명품 굴이 돌아왔다

https://news.joins.com/article/22179657

[2] sputnik – Deepwater Horizon Trustees Include $123Mln for Gulf of Mexico Restoration

https://sputniknews.com/environment/201504211021150618/

[3] MAX PLANCK GESELLSCHAFT – Some microbes degrade oil to gas

https://www.mpg.de/13814654/0819-mbio-064278-all-in-one-new-microbe-degrades-oil-to-gas



Bio 학생기자 강찬우

2019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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