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33.jpg
55.jpg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 블랙 페이스 북 아이콘
  • 블랙 인스 타 그램 아이콘

얼음이 휘어진다고?

여러분의 집 창문에 고드름이 달려 있다고 해봅시다. 여러분은 그 고드름을 똑 따서 고드름 끝을 손으로 꾹 눌러봅니다. 고드름은 똑 부러져 땅바닥에 떨어집니다.

여러분이 고드름을 아주 살짝 녹였다가 다시 얼리는 것을 반복하지 않는 이상 고드름은 부러질 것입니다. 왜냐고요? 얼음은 잘 부서지니까요. 조금 어렵게 말해서 “fragile”하니까요.

얼음이 잘 부서지는 이유는 얼음결정에 생기는 미세한 ‘결함’ 때문입니다. 불규칙한 표면과 미세한 구멍, 결정구조의 작은 균열(crack)들이 해당되는데, 이러한 결함들이 얼음의 탄성변형률(Elastic Stain)을 0.3% 미만까지 떨어뜨립니다. 그런데 이 말은 곧 ‘결함’을 줄이면 얼음이 휘어지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뜻. 결함이 없는 얼음은 더 높은 탄성변형률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얼음이 휘어진다니, 믿어지시나요?

중국 저장 대학(Zhejiang University)의 나노 과학자 Peizhen Xu의 연구팀은 결함이 없는 얼음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극저온에서 전기장을 통해 얼음결정을 성장시키는 방식(electric field–enhanced growth method)을 이용했습니다. -50℃의 Chamber에 텅스텐 바늘을 놓고 2kV의 직류전압을 걸어 물 분자가 위쪽으로 확산되면 바늘 끝에서 얼음 결정이 성장하게 됩니다.

중국 저장 대학(Zhejiang University)의 나노 과학자 Peizhen Xu의 연구팀은 결함이 없는 얼음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극저온에서 전기장을 통해 얼음결정을 성장시키는 방식(electric field–enhanced growth method)을 이용했습니다. -50℃의 Chamber에 텅스텐 바늘을 놓고 2kV의 직류전압을 걸어 물 분자가 위쪽으로 확산되면 바늘 끝에서 얼음 결정이 성장하게 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영상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겠죠.

연구진은 여기서 두 가지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됩니다. 그림을 보면 IMF가 변형전후 원래모양으로 튀어오르는게 보이실 겁니다. 연구진은 이 현상의 이유가 얼음의 상전이(Phase Transition)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변형전후 얼음의 상이 lh에서 ll로 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실제로 얼음의 상은 여러개가 존재하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육각형 결정 형태의 상을 lh상이라고 하고, 육각기둥형태의 상을 ll상이라고 부릅니다. 연구진은 얼음이 구부러지는 도중 lh에서 ll상으로, 펴질 때 ll상에서 lh상으로 상전이가 일어남을 관찰한 것입니다. 학자들은 이 결과가 얼음의 상전이 연구에 새로운 방향이 될 수 있다고 . 더 낮은 온도에서 더 강하게 구부려 ll상 뿐만 아니라 lll, V, Vl, lX상까지도 관찰할 수 있다면, 얼음의 상전이를 연구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연구진이 IMF의 RMS 표면 거칠기(RMS surface roughness)를 측정해보았더니 0.2nm이하로 매우 작았고, Diameter uniformity 역시 매우 균일했습니다. 또 IMF가 휘어져도 이 특성을 잃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보고 극저온 광케이블로의 사용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광케이블은 표면에 부딪쳐 산란되는 빛의 손실을 막기 어렵고, 구부림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를 IMF로 해결하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IMF에 실리콘 튜브를 연결하고 빛을 쏘아봤는데요, 반대쪽 끝에서 빛의 약 99%가 검출되었으며 가시광선 스펙트럼에서 WGM(Whispering Gallery Mode)가 일어났습니다. (WGM은 오목면에서 나타나는 파동으로 IMF 표면에서 파동의 전달을 향상시킵니다.)

또한 IMF에 오염물질이 흡착되었을 때 빛 흡수/반사율이 달라지는 것을 이용해 대기오염을 파악하는데 쓰일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결함이 없는 얼음이 이렇게 대단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왜 엄청 얇게 만든걸까요? 그것도 극저온에서?

이 질문에 답변을 하려면 ‘저차원 물질’에 대해 알아보아야 합니다. 저차원 물질이란 말그대로 저차원, 그러니까 기존 3차원 물질(Bulk Materials)을 나노스케일로 축소시킨 물질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2차원 물질 같은 경우, 두께가 원자 몇 개 정도이며 넓은 평면구조를 형성하고 있죠.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그래핀도 2차원 물질에 포함됩니다. 그런데 저차원 물질이 왜 IMF와 관련이 있는 걸까요?

2차원 물질부터 얘기를 해 보죠 여러분 눈 앞에 케이크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이 케이크를 아주 얇게 잘라볼 겁니다.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 얇게, 그러니까 두께가 거의 수 나노미터 정도로 얇게요. 그럼 얇게 잘라진 조각은 케이크라고 할 수 있을까요?


2차원 물질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어떤 재료의 두께가 분자수준으로 얇아지게 되면 그 물질 내부 전자의 이동이 제한되고(평면에 수직한 방향으로 이동할 수 없기 때문), 각 층 사이에 작용하는 반데르발스 힘(van der Waals force)이 사라지고, 표면적/부피 값이 증가하는 등의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전자의 이동이 제한된다는 것은 그 물질의 밴드 다이어그램(물질 내부 전자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 값을 함수로 나타낸 것)이 변화된다는 뜻이고, 2차원 물질이 극도로 높은 전도도를 가지거나, 형광특성을 띠는 이유가 됩니다. 뿐만 아니라, 반데르발스 힘이 사라져 물질의 강도가 매우 높아지게 됩니다. 분자간의 힘은 원자간의 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데, 이것이 물질의 강도를 낮추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죠. 표면적/부피 값이 증가한다는 건 그만큼 상호작용을 잘 할 수 있다는 뜻임은 여러분도 추리할 수 있으실 겁니다. 2차원 물질은 얇고 유연하며 높은 전도도를 가지고 있어 반도체 분야에 자주 사용되는데요, 육방정계 질화붕소(h-BN), 이황화몰리브덴(MoS2), 흑린(BP), 그래핀(Graphene) 등의 물질이 있습니다.


자 이제 매우 얇은 케이크 조각을 다시 매우 잘게 썰어봅시다. 그럼 1차원 물질에 비유할 수 있겠죠. 탄소 나노 튜브(CNT)나 실리카 나노와이어(Silica Nanowire) 등이 1차원 물질에 해당되는데, 전자는 2차원 상에서만 이동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2차원 물질보다 훨씬 큰 표면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차세대 컴퓨팅, 에너지 및 생물 의학 기술에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하버드 대학교 Lieber group이 수행한 나노와이어 트랜지스터를 사용해 배양된 심장세포와 뇌 조직의 전기적 활동을 고해상도로 기록하는 연구가 있습니다. 1990년 탄소나노튜브의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1차원 물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지금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고 합니다.


짧게나마 저차원 물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언급된 내용들은 자세한 설명 없이 정말 얕은 내용입니다. 자세한 원리를 알기 위해서는 물질의 밴드 다이어그램과 같은 개념의 이해가 필요하고, 저차원 물질의 응용분야도 매우 넓어 이 기사에 다 소개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때문에 깊은 내용을 설명하기엔 어려움이 있었고,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신다면 밑에 출처에 논문들도 적어 놓았으니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IMF를 매우 얇게 만들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쯤되면 여러분도 짐작하셨을 듯 한데요, 얼음을 3차원 물질로, 그러니까 Bulk하게 만들면 분자들 간의 반데르발스 힘, 분자 층 사이 전자들의 이동과 같은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많이 생기게 되고, 이는 곧 앞에서 설명했던 결함이 됩니다. 즉 이러한 결함을 줄이기 위해서는 얼음을 매우 얇은 막대기처럼, 그러니까 저차원 물질로 만들어야 했던 것이죠.


저차원 물질은 그래핀과 같은 신소재 분야에서 많이 연구됩니다. 때문에 상당히 최신 연구주제이고, 과학자들의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혹시 재료공학, 신소재쪽에 관심이 많다면 한 번쯤 저차원 물질이라는 용어를 머릿속에 담아두는 것은 어떨까요? 언젠가 좋은데 쓰일지도 모르니까요.

 

이진규 | Chemistry & Biology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ttps://www.science.org/doi/suppl/10.1126/science.abh3754

[2] https://pubs.acs.org/doi/10.1021/acs.chemrev.9b00423

[3] https://pubs.acs.org/doi/abs/10.1021/acs.chemmater.6b02906

[4] file:///C:/Users/jingy/Downloads/abh3754_xu_sm.pdf

[5] https://www.sciencealert.com/scientists-have-created-a-new-bendy-and-flexible-form-of-ice

[6] https://www.sciencemagazinedigital.org/sciencemagazine/09_july_2021/MobilePagedArticle.action?articleId=1706349#articleId1706349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www.newspenguin.com/news/photo/202101/3795_11853_337.jpg

[2] https://images-cdn.dashdigital.com/sciencemagazine/09_july_2021/data/articles/img/103.png

[3] https://images-cdn.dashdigital.com/sciencemagazine/09_july_2021/data/articles/img/105.png

[4] https://images-cdn.dashdigital.com/sciencemagazine/09_july_2021/data/articles/img/107.png

[5] http://korean.indiumphosphidewafer.com/photo/pl27248270-borosilicate_lid_glass_wafer_with_ultra_thin_thickness_for_fiber_optic_awg.jpg


첨부 동영상 출처

[1]https://youtu.be/gsd_Q4hYhpo


ⓒ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KOSMOS

조회수 1,285회댓글 0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