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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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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기후의 경고 : 기후가 미쳤다?!

Introduction : 봄, 여~~~~~~름, 갈!, 겨~~~~~~울
세계적인 보이 그룹 BTS의 멤버 석진, 지민, 남준이 서로 제각기 다른 스타일의 옷을 입고 있다. 석진은 적당한 긴 팔 옷을, 지민은 여름 같은 반팔 옷을, 남준은 겨울과 같이 꽁꽁 몸을 싸매고 있는 모습은 여러 SNS 상을 달구었다.

인터넷 상에서 유독 화제가 되었던 사진이 있다. 세계적인 보이 그룹, BTS 멤버들의 3가지 패션 스타일 차이에 관해서였다. 아무리 24시간, 바쁘게 돌아가는 월드스타들의 시간이라지만, 분명 그들 셋은 같은 시간대에 생활하고 있을 터인데, 누구는 여름의 더위를 보여주는 평범한 반팔 티셔츠를, 누구는 적당히 따스해 보이는 긴팔 티셔츠를, 누구는 코트에, 목도리로 중무장이라니. 사진만 본다면 BTS가 살고 있는 계절은 어떤 계절인가 감히 상상하기도 힘들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10월 한 달 동안은 이런 시간축을 벗어난 듯한 패션의 모임이 일반인, 연예인을 가리지 않고 유독 자주 보였다.


2021년 10월 14일에 예측한 서울 지역 고도 800m 상공의 기온 예측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16일 영화 5℃로 온도가 급락하며 18일까지 한파가 지속된다.

10월 초만 해도 뒤늦은 열대야와 무더위가 기성을 부렸다. 10월 5일, 울산 울주군의 기온은 31.6℃까지 오르며 여름의 날씨와 같았다. 서울 등 중부지방 역시, 최저기온이 22.9℃라는 수치를 보이며 1907년 기온 관측이 시작된 이래, 114년만에 역대 10월 최저기온의 최고 온도를 보였다. 10월 3일, 강원도 강릉은 최고 기온 32.3℃를 보이는 등 더위는 전국적인 현상이었다. 여러 언론사에서는 이를 두고 “이상한 날씨”라는 표현을 선택했을 정도로 일상적인 10월의 풍경과 다른 더위가 극성을 부렸다. 작년 2020년 10월의 날씨가 서울 최저 기온 9℃, 최고 기온 19℃를 보이며 평년과 유사했던 것을 고려하면 매우 특이했다. 서태평양의 고수온 현상에 따라 형성된 아열대 고기압이 18호 태풍 곤파스에 의해 한반도에 장기간 자리잡았기에 생긴 변화였다. 자연스레 시민들은 반팔 티셔츠, 가벼운 점퍼 정도를 챙기게 되었다. 그러나 날씨가 한국인에게 무슨 억하심정이라도 있는 것일까. 때 아닌 10월 더위의 끝은 때 아닌 10월 한파였다. 18호 태풍 곤파스가 사라지며 아열대고기압이 급속도로 약회되고 이 자리를 시베리아 기단이 채우며 겨울의 날씨가 찾아왔다. 10월 17일, 전국을 반겼던 소식은 사상 초유의 첫 10월 한파특보였다. 서울 최저 기온은 1.3℃. 1954년 이후 67년만에 역대 10월 최저 기온이었다. 춘천 등 내륙지역은 최저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지는 등 상상하기 힘든 기온 변화가 보여졌다.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시민들은 트렌치코트를 입을 틈조차 없이, 겨울 패딩을 꺼내기 시작했다.


서울 시민들이 상반된 옷차림을 보여주고 있다. 일교차가 큰 탓에 여름 옷과 겨울 옷이 혼재해있다.

이러한 날씨적 배경이 시간대를 알 수 없는 수상한 옷차림의 모임이 탄생하게 된 계기였다. 정말 말 그대로, 가을이 순식간에 삭제되었다. YouTube, 트위터, 여러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두고 “봄, 여~~~~~름, 갈!, 겨~~~~~울”이라며 해학적으로 표현하며, 많은 시민은 사라진 가을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가을이 사라지고 있다는 말은 5~6년 전부터 상당히 자주 쓰이는 말 중 하나이다. 올해가 유독 심했을 뿐이지, 실제로 서울 등 대도시에서 첫 얼음이 발견되는 시기는 점점 10월 중순으로 가까워지고 있다. 자연스레 의문이 생겨난다.


‘아니,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면서, 왜 이렇게 추운 날씨는 빨리 찾아오는 거야.’

‘1954년 이후 최저 기온이라고? 그러면 1954년이 지금보다 기후변화가 컸던 건가?’

‘트렌치코트 입을 날씨, 오기는 하는 거죠?’


SBS 기상전문기자 안영인 박사가 집필한 <시그널, 기후의 경고>. 개정증보판은 2021년 5월 25일 엔자임헬스 사로부터 출간되었다.

기자는 이런 질문에 <시그널, 기후의 경고>라는 책을 통하여 답변해보고자 한다. <시그널, 기후의 경고>는 서울대학교 대기학과에서 학부 및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현재는 기상전문기자로 활동 중인 안영인 박사가 2017년 출판한 도서이다. 올해 5월, 팬데믹과 기후변화의 연관성 등 시의적인 내용을 추가하며 새로운 증보판이 발간되었다. KOSMOS는 개정증보판이 출간될 무렵, 출판사인 엔자임헬스로부터 감사하게 도서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기후변화 혹은 기후재난이라는 시의적인 주제와 연관이 되어 있는 만큼, 책의 내용을 공유하며 간단한 리뷰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과연 <시그널, 기후의 경고>에서는 지구온난화에 관한 퉁명스러운 질문에 어떠한 답변을 제공할까. 우리는 과연 “봄, 여~~~~~름, 갈!, 겨~~~~~~울”의 저주적 농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평균의 함정 : 평균은 50, 내 친구는 100점, 나는 0점

성공의 척도는 무엇일까? 행복, 존경, 사회적 위치 등 여러 척도가 있겠지만, 역시나 빠질 수 없는 건 돈이 아닐까. (기자가 돈을 성공의 척도로 삼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서울대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학과는 어디일까? 하얀 가운의 향기가 가득한 의과대학? 반도체, 전자회로 다루는 공돌이의 전자공학? 법과 법이 충돌하는 법학과? 놀라지 마시라. 동양사학과, 산업공학과, 응용미술학과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동양사학과 졸업생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산 약 13조 8천억 원, 산업공학과 졸업생인 김범수 현 카카오 의장 재산 약 11조 8천억 원, 응용미술학과 졸업생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7조 9천억 원. 돈을 벌고 싶다면,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물론 이건 평균의 함정이다. 위 세 사람은 결코 각 학과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닌 아주 예외적인 값이라는 것이다.


IPCC 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에 실린, 170년 동안 전지구 지표면 온도 변화 그래프이다. 인위적 요인의 유무에 따른 온도 증감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

온도 상승에도 이러한 평균의 함정이 숨겨져 있다.


1880년부터 2012년까지 133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지구 평균기온은 0.85℃ 상승했다. 지구 전체 규모에서 매우 큰 수치임이 분명하지만, 생각보다 큰 수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평균의 이야기이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133년에 걸쳐 0.85℃ 증가하는 동안, 한반도 지역의 온도는 더욱 급격히 올라갔다. 도시 지역인 서울의 경우는 그 수치가 더욱 크다. 1908년부터 2007년까지 2.4℃나 상승했다는 것이다. 도시라는 특성이 겹치며 기온 증가폭이 지구 전체에 비하여 훨씬 큰 수치로 증가한 것이다. 한국의 도시 지역 인구 비율은 2017년 기준 91.82%로 주민등록상 총인구 5182만 명 중 4759만 명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e-나라지표) 대도시화가 압도적으로 심한 한국은 자연스레 지구온난화 피해를 더욱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폭염으로 인한 날짜는 더욱 늘어날 것이고 폭염의 강도 역시 더욱 세질 것이다. 역대 최악의 폭염이라 불렸던 2018년의 폭염은 그 피해를 가늠케 한다.


서로 다른 여러 기상청이 예측한 태풍 종다리의 7월 30일 21시 기준 예상 경로.

2018년 7월 29일 일본에 상륙한 12호 태풍 종다리는 혼슈를 지나, 규슈 지역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열대 저압부로 크게 약화되었다. 이때, 열대 저압부가 수증기를 많이 포함하고 있던 상태에서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 세력 확장으로 동풍이 강하게 불며, 푄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푄현상에 의해 영서, 수도권, 충청, 호남 지역 등 서부 지역에는 극심한 폭염이 지속되었다. 8월 1일 강원도 홍천 기온 최대 41℃까지 상승, 서울 최고 기온 39.6℃까지 상승. 대한민국 관측 역사상 최고 기온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문제는 이러한 폭염이 단순히 덥고, 불쾌함을 넘어서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의 폭염일수 31.5일로 1973년 이후 역대 최고 기록이다. 폭염일수는 하루 중 최고 기온이 33℃ 이상인 날을 의미하는데, 이런 날이 전국적으로 1달이 넘게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온열질환자는 4526명으로 급증했다.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이 중 160명이 사망했다. 이중 7~8월에 사망자의 89%가 집중되어 있었다.


1973~2017년 기간 한반도(남북한 평균) 일평균 (검정), 일최고(빨강), 일최저(파랑) 기온 시계열과 (b) 동기간 5~9월 폭염 (빨강) 및 열대야 (파랑) 발생 빈도(Choi and Lee, 2019).

세계적으로 기온이 평균 0.85℃ 올라 안심하는 동안, 2.3℃ 가까이 오른 한반도는 타 지역에 비하여 더욱 빨리 불반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립기상과학원의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한반도의 열대야 및 폭염일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온실가스에 대한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RCP 시나리오는 대표농도 경로, 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의 약자로 대기 오염 물질, 토지 이용 변화 등의 변수를 토대로 향후 온실가스 배출량 및 대기 중 농도가 2100년까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는 경로 시나리오를 의미한다. RCP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기후 변화의 예측을 돕는 데, 가장 효과적인 모델 중 하나로, RCP 2.6, RCP 4.5, RCP 6.0, RCP 8.5를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한다. 이들은 각각 인위적 복사 강제력 값이 (숫자)W/m2를 의미하는 데, RCP 2.6 시나리오는 엄격한 완화, RCP 8.5는 매우 높은 온실가스 배출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하면 쉽다. 동일한 보고서에서 이러한 RCP 시나리오를 토대로 기후 변화 전망을 예측했다. 모의 성능이 가장 좋았던 RCP 4.5 시나리오에서 현재 기후 (1979~2005년 평균)와 비교하여 장기적으로 (2075~2099년) 폭염발생빈도지수는 52.5일 증가하고, 폭염지속기간은 44.5일 증가하며, 폭염 강도지수는 2.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Regional distributions. Australia (AUS), Amazon Basin (AMZ), Southern South America (SSA), Central America (CAM), Western North America (WNA), Central North America (CNA), Eastern North America (ENA), Alaska (ALA), Greenland (GRL), Mediterranean Basin (MED), Northern Europe (NEU), Western Africa (WAF), Eastern Africa (EAF), Southern Africa (SAF), Sahara (SAH), Southeast Asia (SEA), East Asia (EAS), South Asia (SAS), Central Asia (CAS), Tibet (TIB) and North Asia (NAS). (Leduc et al. 2016)

Martin Leduc, H. Damon Matthews, Ramon de Elia 연구팀이 2016년 Nature지에 발표한 <Regional estimates of the transient climate response to cumulative CO2 emissions>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증가에 따른 온도 상승은 1.7±0.4℃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평균의 함정에서 벗어나면 보다 충격적이다.


RTCRE estimates and time series of the regional temperature response to cumulative emissions calculated over 21 land regions. Australia (AUS), Amazon Basin (AMZ), Southern South America (SSA), Central America (CAM), Western North America (WNA), Central North America (CNA), Eastern North America (ENA), Alaska (ALA), Greenland (GRL), Mediterranean Basin (MED), Northern Europe (NEU), Western Africa (WAF), Eastern Africa (EAF), Southern Africa (SAF), Sahara (SAH), Southeast Asia (SEA), East Asia (EAS), South Asia (SAS), Central Asia (CAS), Tibet (TIB) and North Asia (NAS). (Leduc et al. 2016)

한국이 위치한 동아시아 지역의 경우, 2.2±0.4℃, 알래스카의 경우 3.6±1.4℃, 그린란드의 경우, 3.1±0.9℃, 시베리아 등이 속한 북아시아의 경우, 3.1±0.9℃, 히말라야가 위치한 티베트 지역의 경우, 2.5±0.6℃ 상승이 예측되고 있다. 한반도가 예측 평균 기온 상승값보다 높은 영향을 받는 것은 물론, 빙하가 위치한 여러 지역에서는 더욱 큰 상승폭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북극의 온난화는 빙하 면적의 심각한 감소에 따른 해수면 상승은 물론, 북반구 전체의 기후 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북극은 지구 온난화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이다. 온도 상승은 취약한 지역에 더욱 심각하게 발생한다. 평균의 함정에 빠져서 고작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평균보다 훨씬 큰 값으로 한반도는 물론, 빙하들이 위치한 여러 지역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우리 지구가 달라졌어요 : 지구 곳곳에서 신음하는 생물들

지구온난화가 우리에게 있어 더욱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을 평균의 오류를 논하며 이야기해보았다. 이번에는 생물 종에 관하여 이야기를 깊게 해보고자 한다.


지카 바이러스의 생활사이다. 모기가 vector의 역할을 하여 여러 유인원과 인간을 감염시킨다.

2016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되었다. 그러나 올림픽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불안한 치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고, 브라질 정계는 탄핵 정국으로 어수선했다. 올림픽 숙소 등 여러 부분에서 완공이 덜 되는 등 문제점이 계속 지적되었다. 심지어는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하며, 한국 김경태 선수 등 여러 선수들이 올림픽 불참을 선언하기까지 한다. 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에 의해 매개되는 바이러스로 신생아에게 소두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IOC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이러한 바이러스가 유행할 것을 모르고 개최지를 선정한 것인가, 아니면 갑작스럽게 등장한 바이러스인가?


지카 바이러스의 전파 개요도를 보여준다.

지카 바이러스의 첫 보고는 1947년 우간다의 rhesus macaque로부터 Yellow Fever Research Institute의 과학자들이 처음 분리하며 그 존재가 알려졌다. 그리고 이듬해 1월, Aedes africanus라는 모기로부터 바이러스가 다시 분리되며 모기에 물림으로써 유인원에게 전파됨이 밝혀졌다. 1952년 우간다에서 serological study를 진행하며 조사군의 6.1%에서 중화 항체가 발견되며 인간으로 전파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이후 이 바이러스는 급격하게 적도 대의 아시아, 아프리카로 번져나간다. 지카 바이러스가 아메리카 대륙에서 첫 보고된 것은 2015년 4월 브라질에서였다. 그렇기에 지카 바이러스의 존재는 엄밀히 말해, 개최지 선정 당시에는 몰랐었으며, 개최 1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심각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해인 2016년 2월, WHO가 브라질에서 유독 급증하는 길랑-바레 증후군과 소두증에 주목하며 지카 바이러스 유행이 지적되었고, 결국 PHEIC가 선언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핵심은 이집트숲모기 개체수의 급격한 증가에 있다.


이집트숲모기의 발생 과정 상, 부화 및 변태에 가장 적합한 온도 14~36℃ 사이이다. 특히, 20~30℃에서는 발생 모기 유충의 88~93%가 성충에 이르기까지 한다. 당연히 온도가 높으면 신진대사도 빨라져, 성체로의 부화 역시 가속화된다. 온도가 15℃일 때,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의 시간이 40일이 걸렸다면, 온도가 30℃ 이상일 때는 고작 7일이 소모된다. 기온이 1℃ 오를 때, 유충 성장 속도는 1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2015년은 지구 평균 기온이 관측 사상 가장 높았던 시기인데다, 슈퍼 엘니뇨가 겹쳤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에서 무역풍이 약화됨에 따라 남미 연안의 용승이 감소하고, 수온이 증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즉, 이러한 탓에 이집트숲모기의 발생은 쉬워졌고 서식지는 넓어졌다.



비슷한 일은 알래스카에서도, 시베리아에서도, 대한민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Aedes nigripes는 6-7월에 알래스카 등 툰드라 지역에서 숫자가 급증하는 모기 종이다. 북극의 이상기온이 계속됨에 따라, 여름에 형성되는 툰드라 호수의 면적과 범위, 유지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모기는 알, 유충 과정에서도 수중 생태계 조건이 필수적인데, 그러한 범위가 넓어짐과 동시에 알이 부화하기 쉬운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가 제공되는 것이다. 모기의 개체 수 증가는 자연스레 툰드라 생태계에 영향을 준다.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없지만, Aedes nigripes가 순록을 죽여, 북극에서 순록 개체 수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도 모기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8월 23일, 처서. 모기의 입도 삐뚤어진다는 시기로 날이 추워지며 모기의 개체 수가 감소함을 보여주는 조상의 지혜이다. 그러나 올해는 유독 10월 말이 되도록 모기로 고생하는 시민이 많다. (필자 역시, 기사 작성 전날 밤, 모기를 무려 4번 물려 분노에 들어찬 상태이다.) 이는 단순한 느낌이 아니다. 질병관리청이 보장하는 객관적인 사실이다. 질병관리청은 말라리아, 뎅기열 등의 질병을 모니터링하고자 전국 9개 축사에서 모기를 채집하여 분석하고 있다. 9개 지점에서 평균적으로 잡힌 모기의 개체 수는 6월 20일 전까지는 지나친 폭염으로 인하여 평년보다 낮은 수준인 300~400마리 정도였다. 6월 20일 이후, 천 마리 정도로 늘어났지만 평년보다는 적은 수였다. 장마 및 폭염에 따라 개체 수가 수백 마리 가량 바뀌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 평년보다 수가 줄어든 상태였다. 그러나, 9월 초 채집 결과는 평년 814개체보다 300개체가 많은 1187마리의 모기 수가 확인되었다. 물론, 가을 모기는 상대적으로 흔한 현상이다. 그러나 온도가 계속 증가해 겨울 기온이 10도를 넘어선다면 성충 상태로 모기가 월동을 하는 등 겨울 모기마저 볼 끔찍한 상황이 올지 모른다. 단순히 불편한 것을 넘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질병관리청은 전국을 61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도심과 숲, 철새 도래지 등에서 매년 모기를 감시하고 있다. 이들이 감시 중인 대표적인 모기로는 Culex tritaeniorhvnchus가 있다. Culex tritaeniorhvnchus 일본뇌염을 매개하는 대표적인 모기이다. 문제는 Culex tritaeniorhvnchus 채집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 권역에서 2019년에는 4월 6일, 2020년에는 3월 26일, 올해는 3월 22일로 채집 시기가 가장 앞당겨지고 있다. 빨리 따뜻하다 보니, 동면에서 깨워나는 모기가 빨리 깨어나는 것이다.


Current status of the control variables for seven of the planetary boundaries. (Steffen et al., 2017)

모기의 숫자 증가가 인류에게 재앙으로 다가온다면, 다른 변화도 관찰된다. 생물 종의 멸종이다. Will Steffen, Katherine Richardson 등 세계 18개국의 공동 연구팀은 지구를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planetary boundary를 정하고, 지구가 현재 보이는 값이 이에 대하여 어느 정도 수치를 보이고 있나를 측정하는 <Planetary boundaries : Guiding human development on a changing planet>을 발표하였다. 크게 9개 영역으로 이를 구분하였다. Climate change, change in biosphere integrity, stratospheric ozone depletion, ocean acidification, biogeochemical flows, land-system change, freshwater use, atmospheric aerosol loading, introduction of novel entities가 그 기준이다. 이 중, 연구팀은 무려 4개 분야인, climate change, change in biosphere integrity, land-system change, biogeochemical flows가 planetary boundary를 초과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서 생물 다양성은 genetic diversity와 functional diversity로 나누어 각각 extinction rate와 biodiversity intactness index (BII)로 측정하였다. 이때, 일상적인 extinction rate는 10 E/MSY (E/MSY는 100만 종 당 1년에 멸종하는 종의 숫자)가 planetary boundary지만, 현재 값은 100~1000 E/MSY로 10배 가량 초과하는 실정이다. 각 planetary boundary들은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 받는데, 하나가 붕괴된다면 도미노처럼 다른 분야의 붕괴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후변화는 계속하여 많은 종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온난 한계선과 한랭 한계선 모두가 지구온난화에 의해 점점 높아지면서, 고도가 높은 지역에 생활하던 종 등을 점차 서식지를 잃고 있다.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온난 한계는 92m, 한랭한계는 131m 높아진다고 한다. 미국 네바다 주 루비산맥의 땅 다람쥐는 기온 1.1℃ 상승으로 서식지가 80년간, 70% 감소하였다. 피레네 산맥에 거주하는 mountain burnet butterfly는 지난 50년 동안, 서식지가 430m 고도를 높였고, 79% 면적이 감소했다. 미국 연구팀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16년까지 나비 개체 수는 매년 연평균 2%씩 21년 동안 1/3이나 줄어들었다. 악어, 거북 등 여러 파충류는 온도에 의하여 성별이 결정된다. 27.7~31℃ 사이에서 부화 시, 암수 비율이 1:1에 가까우며 온도가 높을수록 암컷이 더 많이 태어난다. 모래의 온도는 지구온난화에 의해 꾸준히 늘고 있고 미국 국립해양대기청과 야생생물보호국이 2015년 발표한 바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만의 바다거북 암수 비는 무려 2.83:1, 암컷이 전체의 74%에 육박했고, 일부 개체군의 경우 암컷이 99.8%에 육박하는 비율을 차지했다. 말 그대로, 생물 종 전체의 대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생태계 순환 및 인류의 생물 자원 확보에는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책 리뷰 : 가장 불확실하기에, 가장 중요한.

SBS 기상전문기자 안영인 박사가 집필한 <시그널, 기후의 경고>. 개정증보판은 2021년 5월 25일 엔자임헬스 사로부터 출간되었다

지금까지 <시그널, 기후의 경고>에 등장하는 여러 챕터와 논문 자료, 그리고 기자가 추가로 조사한 여러 자료를 토대로 간단하게 책이 경고하는 바를 조금이나마 알아보았다. 기자가 참고한 챕터는 다음과 같다.


(지카 바이러스와 엘니뇨, 그리고 기후변화 / 2050년대 우리나라 폭염 사망자 한 해 최고 250명 / 환경파괴 지구위험한계선을 넘었다 / 지구온난화, 1.5℃ 상승과 2℃ 상승의 차이는? / 평균 2℃의 함정 / 바다거북 성비가 깨진다 / 다람쥐가 산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이유는? / 나비가 급격하게 사라진다. 연평균 2%씩 21년 동안 1/3 사라져 / 2100년 생물 6종 가운데 1종 멸종, 취역 지역은? / 2100년 한반도 기온 최대 7℃ 상승)



책은 전반적으로 매우 논거가 다양하다. 최신의 논문을 여러 차례 이용함은 물론, 각종 이슈와 변화에 알맞은 챕터를 정하여 시의적인 이야기를 하였다. 동시에, 흥미롭다. 짧은 기사에서는 소개하지 못했으나, 현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각종 방안들, LPG, 셰일 가스, 전기차 등 다양한 대안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하기도 한다. 단순히 기사를 통해서만 접했을 때는 알기 어려운 정보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자는 읽는 내내, “정말 공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각 파트의 주제를 파악하는 데에는 약간의 어려움이 존재한다. 지구온난화 외에도 여러 분야의 이야기를 각 큰 단락인 <기후의 경고> 단락에 맞추어 다루고자 했으나 각 단락의 작은 챕터 간의 연결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예를 들어, 첫 단락인 <기후의 경고1 : 기후변화, 감염병 팬데믹 잦아지나?>의 경우, 거기에 속하는 챕터 <중국 아궁이 검댕이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의 다음으로 <”무릎이 쑤셔, 비가 오려나” 과학인가? 짐작인가?>, <알레르기 유발하는 꽃가루가 두 배 늘어난다>, <지카 바이러스와 엘니뇨, 그리고 기후변화>, <우리 모두는 매일 담배 1개비씩 피운다?>, <2050년대 우리나라 폭염 사망자 한 해 최고 250명> 등 이런 순서로 진행된다. 이때, 미세먼지와 관련된 <중국 아궁이 검댕이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와 <우리 모두는 매일 담배 1개비씩 피운다>가 떨어져있는 등 이야기의 연속성이 낮다는 의미다. <기후의 경고2 : 스모그 겨울이 올까?>는 미세먼지 및 대기오염을 중심으로 다루는 파트이다. 이들을 차라리 그곳으로 옮기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후의 경고 2> 챕터에는 <중국발 미세먼지와 국내 발생 미세먼지, 어느 것이 더 해로울까?>라는 제목의 챕터가 있다. 너무 많은 내용을 상대적으로 인과나 연속성이 적은 순서로 담다 보니, 단락에 따라서는 이해가 힘든 대목도 존재했다.


또한, 책은 문제를 제시하고 제안된 해결책의 논거를 반박하는 방향을 위주로 진행될 뿐, 해결책을 직접적으로 제안하지는 않는다. 만약 본인이 해결책 자체를 찾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는 것은 오히려 의문과 한계만 던져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분명 책은 읽을 만하다. 각 챕터를 독립적으로 읽어도 그 자체로 굉장히 다양한 시각과 논문 자료를 얻을 수 있다. 더군다나, 올해 2021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마나베 슈쿠로 미국 프린스턴대학 교수, 클라우스 하셀만 막스프랑크 기상연구소 창립자와 같이 지구과학과 관련하여 기후 모델 설립, 지구온난화 예측의 대가가 선정되며 책에서 다루는 여러 모델들을 살펴보는 것 역시 나름대로 흥미로운 기회일 것이다.


그렇기에 기자는 이 책을 쭉 읽는 것보다는 흥미로워 보이는 파트를 위주로 선택하여 책을 감상하는 것을 권한다. 뭉뚱그려진 애매한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을 수치적으로 접하고픈 사람들에게 권한다. 또한, 더욱 깊은 내용을 알고 싶은 경우, 책 뒤의 논문을 참고하는 형태로 공부한다고 하면, 독서의 교양을 넘어, 학습의 교양까지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더불어, 책이 2017년에 나온 뒤, 올해 개정되었듯, 최신 연구 분야인 기후재난은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며 이론과 모델은 지금 이 시간에도 수정되고 동시에 새로이 제안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의 자료를 맹신하기보다는 책을 읽으며 상황을 파악하고 추가적인 정보 조사를 하는 등의 노력을 곁들인다면 책 자체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끝인사 : 트렌치코트, 언젠가는 입을 수 있겠죠?

가을이 사라져가는 요즘, 옷차림조차 옛날 같지 않은 요즘. 기후 변화란 저 멀리 투발루, 몰디브의 시민들만 겪는 그저 텔레비전 속, 혹은 신문 사설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에 우리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재난이다.


이러한 상황 속, 달려가기를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추억을 상기하는 것을 넘어, 미래의 우리가 벌일 또 다른 실수를 막을 거울이 될 것이다. 그렇게 성찰한다는 것을 필자가 읽은 <시그널, 기후의 경고>라는 책을 통해서건, 매번 신문 과학 면의 한 쪽을 장식하는 기후 재난 기사를 통해서건 꼭 되새겨볼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고작 트렌치코트 하나를 뺏긴 것이다. 아직까지는 고작 명태 한 종을 뺏긴 것이다. 더욱 많은 것을 잃고 싶지 않다면, 그리고 나아가 트렌치코트를 입을 날을 다시 그린다면, 지금부터라도 상황을 명확히 인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트렌치코트, 언젠가는 입을 수 있겠죠?”


장난과도 같은 이 말이 먼 미래에 6차 대멸종의 전조를 알리는 아이러니한 말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준하│Chemistry & Biology│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KBS. 이상한 ‘10월 날씨’…‘30도 더위’에 ‘열대야’까지, 왜?. 2021.10.05.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93884. 검색일 : 2021.10.28.

[2] 동아 사이언스. 17일 전국 한파 덮친다 '아침 기온 1도'…서울 10월 중순 첫 한파특보. 2021.10.14.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49893. 검색일 : 2021.10.28.

[3] BBC 코리아. 기후 변화 : '가을이 사라졌다'...사진으로 보는 변해버린 10월. 2021.10.18.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8907593. 검색일 : 2021.10.28.

[4] 안영인. 시그널, 기후의 경고. 엔자임헬스.

[5] 국립기상과학원.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 – 기후변화 과학적 근거.

[6] 한겨레. 어젯밤 몇 마리의 ‘가을 모기’와 사투를 벌였던가. 2021.10.07.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14201.html. 검색일 : 2021.10.30.

[7] M., Leduc, D., Matthews, & R., Elia. (2016). Regional estimates of the transient climate response to cumulative CO2 emissions. Nature. 6; pp.474-478.

[8] W., Steffen et al. (2017). Planetary boundaries : Guiding human development on a changing planet. Sciecne. 347;6223. 736-746.

[9] KBS. 환경스페셜 : 지구의 경고. 3편 모기의 역습. 2021.8.19.


첨부 이미지 출처

[1] 방탄소년단 네이버 블로그.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rrr20&logNo=221427607038. 검색일 : 2021.10.28.

[2] 기상청. 2021.10.14. https://www.weather.go.kr/w/index.do. 검색일 : 2021.10.28.

[3] BBC 코리아. 기후 변화 : '가을이 사라졌다'...사진으로 보는 변해버린 10월. 2021.10.18.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8907593. 검색일 : 2021.10.28.

[4] 교보문고. 시그널, 기후의 경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mallGb=KOR&ejkGb=KOR&barcode=9791195240180. 검색일 : 2021.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