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과 환경문제는 전세계적으로 관심분야였습니다. 잘 분해되지 않아 문제가 되는 이 플라스틱을 분해하기 위해 PETase와 MHETase가 해결책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이 두 효소의 등장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두 효소는 가능성을 제시하긴 하였지만, 실제로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을 모두 분해하는 데는 효율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따라서 두 효소의 반응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방법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슈퍼 효소(super enzyme)입니다. 이 연구는 영국 포츠머스 대학 효소혁신센터(CEI) 존 맥기핸 (John McGeehan) 교수 팀과 미국 국립재활용에너지연구소(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 NREL) 그렉 베컴 (Gregg Beckham) 박사가 함께 진행한 연구입니다. 지금부터 이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아봅시다.
PETase와 MHETase
슈퍼 효소에 대해서 알아보기 전에 이 두 효소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PETase는 1차적으로 PET를 분해합니다. 여기서 나온 생성물인 MHET를 분해하는 효소가 MHETase이지요. 여기서 결과로 나온 물질들은 모두 바다에 살고 있는 미생물의 에너지원이 됩니다. 따라서 PET를 분해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생태계에 에너지를 제공하는 두 가지의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 두 효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코스모스 기사 중 <플라스틱과 환경문제, 너가 해결해줄래?> 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Super enzyme이 무엇일까?
앞서서 PETase와 MHETase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드렸습니다. 그러면 이 두 효소와 슈퍼 효소는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요?

슈퍼 효소는 PETase와 MHETase를 물리적으로 결합한 형태입니다. 위의 그림처럼 왼쪽의 MHETase와 오른쪽의 PETase가 끈으로 연결이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두 효소를 결합하였을 때가 각각 따로 작용할 때보다 무려 6배나 빠르게 작용한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이유는 PETase에 의한 반응과 MHETase에 의한 반응이 거의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데에 있습니다. 효소 반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효소(enzyme)와 그에 반응하는 물질(substrate) 사이의 반응 가능한 방향성과 장소(site)입니다. 따라서 이들이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부분으로 만날 수 있어야 하지요. 여기서 MHETase가 PETase와 함께 결합되어 있다면 확률적으로 반응이 더 잘 일어날 수 있게됩니다.
다시 MHETase와 PETase로 잠깐 돌아가봅시다. 이제 PETase와 MHETase를 결합하였을 때 반응이 두 개가 각각 있을 때보다 더 잘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정성적으로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PETase와 MHETase는 같이 있을 때 플라스틱 분해가 잘 일어날까요?

위의 표는 PETase와 MHETase의 농도에 따른 PET 분해정도를 나타낸 표입니다. 실험은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PET를 섭씨 30도에서 96시간동안 이 두 효소에 노출시켰을 때 생성되는 생성물의 농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두 효소의 농도가 모두 높을 때 가장 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PETase와 MHETase가 함께 있을 때 PET의 분해 효율이 높아진다는 사실과 이를 결합하였을 때는 6배나 더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맥기핸 교수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방하여 두 효소를 같이 반응시켰을 때 반응속도가 훨씬 빠른 점을 고려하여 물리적으로 결합하기로 결정하였다.” 라고 언급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super enzyme은 어떻게 만들까요?
Super enzyme의 탄생

슈퍼 효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PETase와 MHETase의 3차원구조를 조사하면 슈퍼 효소를 만드는 첫 단계를 밟게 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위해서 맥기핸 교수는 싱크로트론을 사용합니다. 싱크로트론은 빠르게 원운동하는 전자를 이용하여 이 때 발생하는 X선으로 물질의 구조를 관찰하는데 이용되는 장치입니다. 따라서 방출된 X선을 MHETase와 PETase에 쏘아주면 3차원 구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이 슈퍼 효소를 만드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키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Super enzyme이 가져올 효과
논문 <Evaluating scenarios toward zero plastic pollution>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2900만 톤이 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재활용되지 않고 자연에 버려지고 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영향으로 800여 종의 생물이 멸종하였고, 폐기물 처리를 위한 비용으로 연간 130억 달러 이상 지출되고 있습니다. 이를 보면 플라스틱에 의한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슈퍼 효소가 있다면 이러한 예산 문제나 생태계 파괴 문제를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화석 자원 의존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을 제거하기 위하여 태우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화석자원으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슈퍼 효소가 있다면 직접적으로 플라스틱을 자연 친화적으로 분해하기 때문에 이러한 화석자원의 소비를 줄일 수 있겠지요. 이렇듯 슈퍼 효소가 실용화 된다면 많은 이점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합된 두 효소에 우리의 실천도 결합!
사실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분해 효소와 관련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실제로 실용화 된 전략적인 부분이 없습니다. 제대로 된 인프라가 구축되기 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겠지요. 따라서 우리가 손 놓고 구체적인 전략적인 부분이 구축되기 까지 지켜보고만 있다면, 상황이 좋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하는 작은 실천들이 매우 중요하게 영향을 줄 것입니다. 분리수거와 재활용과 같은 방법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작지만 소중한 개개인의 행동, 지금까지 소홀했을지라도 오늘부터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요?

박서준 학생기자│Chemistry│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ttps://www.sciencetimes.co.kr/
[2] https://www.pnas.org/content/117/41/25476
[3] https://www.esrf.eu/about/synchrotron-science/synchrotron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en.wikipedia.org/wiki/MHETase#/media/File:PET-degradation_scheme.tif
[2] https://www.pnas.org/content/117/41/25476
[3] https://www.sciencetimes.co.kr/
[4] https://en.wikipedia.org/wiki/MHETase#/media/File:MHETase_ribbon_diagram.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