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배웠던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극한기후와 식량문제였습니다. 기후문제의 원인인 온실가스 저감과 지속가능한 지구환경 유지를 위해, 국가와 민간기업을 포함한 전세계가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2022년 11월 개최한 UN기후변화협약 COP27에서 198개 당사국은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지속적 노력과 기후변화로 피해를 입은 국가에 대한 기금마련에 합의하였고,1) 기업은 RE100이라는 자발적 캠페인에 참여하여 2050년까지 이용전력 전량을 재생에너지로 구매하거나 직접 생산하도록 거버넌스부터 변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2)
현대사회를 대표하는 에너지원은 화석연료이고, 이를 이용해서 전세계가 활용하는 전기를 생산합니다. 2차 산업혁명이라고도 불리우는 전기혁명 이후 전기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매우 다양한 기계와 컴퓨터가 발전하였습니다. 이는 막대한 전기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원료나 에너지원은 비교적 다양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라, 이제 우리는 전기를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사용해 온 화석연료가 유발하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그림 1).

재생에너지의 활용 비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는 전세계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구온난화가 화석연료의 소모로부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나 메탄 같은 온실가스에 의해 가속화된다는 가설은 이제는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대기중에 누적되는 온실가스는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이 때문에 발생하는 각종 기후현상의 변화와 그 결과를 우리가 직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탄소배출량을 줄여서 대기의 온실가스 양을 감소시키는 것은 지구온난화 적응과 극복에서 가장 우선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그렇기에 원자력발전, 핵융합, 풍력, 지열, 태양광 및 태양열 발전과 같은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각광받는 새로운 에너지원이 수소입니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 정도를 차지하는 흔한 원소이며 지구에서 가장 흔한 물질 중 하나인 물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화석 연료와 달리 고갈될 일이 없으며 지역에 따라 저장량이 다른 것도 아니어서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처럼 환경에 영향을 덜 받습니다. 게다가 액체나 고압 기체로 저장해 운송하기도 편리한 장점이 있습니다.4) 무엇보다도 수소연료를 만들 때 화석연료를 사용할 일이 없기에 청정에너지원이라고 불리웁니다. 대부분 에너지원은 탄소(C)와 수소(H) 원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고체연료인 목재의 C/H 중량비율이 약 50, 석탄은 10~30, 석유는 5~10, 그리고 천연가스는 1~3, 수소 0으로 탄소함량이 낮아지므로 이산화탄소량도 적게 방출합니다. 이 기사에서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수소에너지에 대해 살펴보고, 무엇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할 지 정리해봅니다.
수소에너지를 만들고 활용하는 방식
수소는 가연성 물질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소를 휘발유처럼 폭발시켜서 에너지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방식은 우리가 잘 아는 물을 전기분해하는 과정의 역반응입니다. 물 분자가 전기에너지의 힘을 빌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는 현상을 이용해서, 수소와 산소를 결합시켜 물을 만들 때 발생하는 전기를 활용하는 것이 수소연료 활용 방식입니다.
그림 2는 수소연료전지가 수소를 이용해서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을 모식도로 보여줍니다. 연료극(음극)에는 수소를 보내고, 반대쪽에 있는 공기극(양극)에 산소를 공급하면, 연료극에 공급된 수소는 수소이온과 전자로 분리되어 전해질막을 지나 공기극으로 이동한 뒤, 산소와 결합하면서 물을 생성하게 됩니다. 이때 전자는 전압에 의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면서 전류를 흐르게 만드는데, 이 전류가 에너지가 됩니다. 이렇게 만든 수소연료전지는 에너지 효율이 높으며, 발전효율이 42~60% 정도로 화석연료의 38~45%보다 뛰어난 효율을 보여준다고 합니다.5) 효율이 좋은 이유는 화석연료처럼 열 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과정에서 손실되는 에너지가 없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다만, 아직까지 가장 중요한 기술적 문제인 촉매가 여전히 고가여서, 이것을 저렴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입니다.

수소에너지가 사용되는 곳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한 자동차입니다.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충전해서 운행하는 자동차들은 연료로 주입한 수소와 대기중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만들고, 부산물로 배기가스가 아닌 물을 생성합니다. 수소연료로 만들어진 전기는 우리가 잘 아는 전기자동차처럼 구동모터를 작동시킵니다. 아직까지는 수소충전소가 적어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보편화되지 않았지만, 이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됩니다. 장기적으로 비행기나 각종 대량운송에서 수소연료를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어, 지구온난화의 가장 골치 아픈 “운송수단의 통제되지 않은 화석연료 사용량”을 점차 감소시켜 지구온난화 극복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 기대됩니다.
수소에 대한 걱정
“수소연료는 수소폭탄 아닌가?”라는 질문은 아직도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이는 물리화학적 관점에서 볼 때 오해입니다. 수소의 원자량이 1인 수소(1H)가 아닌 동위원소인 중수소(2H)와 삼중수소(3H)가 바로 수소폭탄에 사용되는 수소입니다. 따라서 수소에너지 생산용 수소는, 물론 보관과 활용에서 주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수소폭탄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연소로 폭발 위험성은 당연히 존재합니다. 가스 안전성을 나타내는 수치로 공기 중에 가스 누출 시, 불이 붙을 수 있는 농도를 나타내는 연소범위라는 수치가 있습니다 (그림 3). 연소범위가 LPG 1.8~9.5%, 천연가스 5~15%인데 반해 수소는 4~75%로 넓어서 위험하다고 할 수 있지만, 수소의 분자량이 공기에 비해 작아서 쉽게 날아가서 폭발 개연성은 있지만 발생할 가능성은 적은 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수소의 위험성은 우리가 걱정하는 만큼 크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수소를 더 잘 쓰기 위한 방안
수소를 더 잘쓰기 위한 방법들로 고민해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수소를 더 친환경적으로 만들 수 있나? 어떻게 저장하면 훨씬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수소를 더 널리 쓸 수 있을까?입니다.
현재까지의 수소연료 제작 방식은 석유화학과 정유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부생 수소 (화학반응의 부산물로 만드는 방식), 개질 수소 (천연가스를 이용해서 생산), 그리고 수전해수소 (물분해를 통해 만들어 내는 방식)로 나뉩니다. 모두 다 수소를 만들기 위해서 물질 중 무언가를 활용해야 합니다. 만약 수력, 태양 및 풍력과 같이 고갈되지 않는 재생 에너지를 이용하여 수소를 제조할 수 있게 되면, 수소는 재생 연료로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6)
다음으로 고민해 볼 내용은 수소 가치 사슬입니다.7) 수소 가치 사슬이란,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충전, 활용 등 수소와 관련된 모든 산업을 의미합니다. 즉, 수소 가치 사슬을 구축한다는 것은 단순히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이 변화한다는 것을 넘어 산업 체계가 변화하는 것이며, 이는 세계가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 나아가는 것을 뜻합니다.7) 수소에너지가 단순한 기술의 개발과 발전에서 그치지 않고 전기라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원료로서 산업 전반의 근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매우 다양한 분야의 공유와 협업이 필수적이며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합니다. 어떤 것이 우선이냐를 결정하기 어렵지만, 모든 것의 기본이 되는 비용을 감소시키는 것을 먼저 생각해 보면 수소의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수소 생산 촉매의 발달과 각종 수소 생산 경로의 효율화로 점차 수소 생산가격이 낮아져서, 최근에는 가스나 화석연료의 비용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되고 있다고 합니다.6) 각 산업의 말단부에 있는 장치들은 전기를 사용하고 있으니, 전기를 생산하는 플랜트 활용하는 에너지원이 화석연료에서 수소로 변하게 된다면, 기존 산업체계의 근간만 바뀜으로써 지구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미래의 발전을 위해서 우리나라도 그림 4와 같이 수소 가치 사슬을 구성할 수 있는 장기적인 로드맵을 구축하고, 과학기술 영역에 끊임없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치면서...
우리 주변에 수소와 관련한 시설이 아직 잘 보이지 않습니다. 수소의 단가가 아직 비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계는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그것을 만들어내고 활용하는 기술을 발전시켰고, 수소도 그 범위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머지않은 미래에 주유소처럼 손쉽게 수소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수소를 이용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새로운 수소의 미래를 그려보는 연습이 필요하겠습니다.
정성훈 학생기자 | Chemistry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 2022.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폐막. (https://overseas.mofa.go.kr/)
[2]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2. [탄소중립 용어사전] RE100이란? (https://www.korea.kr/)
[3] Vargas, C.A., Caracciolo, L. & Ball, P.J. Geothermal energy as a means to decarbonize the energy mix of megacities. Commun Earth Environ 3, 66 (2022). https://doi.org/10.1038/s43247-022-00386-w.
[4] 권오현, 2021. 탄소 중립을 이루는 핵심 에너지, 수소연료전지 (http://webzine.koita.or.kr/).
[5] 나은수, 2021. 수소는 산소와 이렇게 만나야… 전류가 흐른다. 비즈워치 (http://news.bizwatch.co.kr/).
[6] 한국석유공사, 2021. 수소에너지산업의 현재와 미래 (https://gscaltexmediahub.com/)
[7] 현대글로비스, 2022. 수소 밸류 체인 구축으로 변화하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 (https://www.hyundai.co.kr/).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www.nature.com/articles/s43247-022-00386-w
[2] http://news.bizwatch.co.kr/article/industry/2021/06/18/0010
[3] https://gscaltexmediahub.com/energy/column-hydrogen-energy-present-future/
[4] https://www.hyundai.co.kr/story/CONT00000000000386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