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컴퓨터

소수 사이의 거리

불규칙하게 흩어진 소수들 사이의 간격에 관한 오랜 난제 '쌍둥이 소수 추측'과, 이를 증명하기 위한 무명 수학자 장이탕의 극적인 발견을 조명한다.

편집부 · 2024년 5월 12일 · 읽는 데 4분

수학적 개념, 빛나는 금색으로 조명된 소수와 함께 멀리 구부러지는 빛나는 숫자의 무한 시퀀스
수학적 개념, 빛나는 금색으로 조명된 소수와 함께 멀리 구부러지는 빛나는 숫자의 무한 시퀀스

2, 3, 5, 7, 11, 13... 오직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누어떨어지는 수학의 원자, 바로 '소수(Prime Number)'다. 이 숫자들은 수학자들이 수천 년 동안 매달려온 가장 매혹적이고 골치 아픈 미스터리다. 숫자가 커질수록 소수들은 점점 드물게 나타나며,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그 등장 규칙을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불규칙하고 듬성듬성한 소수들 사이에서 수학자들은 기묘한 패턴 하나를 발견했다. 숫자가 아무리 커져 소수들이 멸종할 것처럼 뜸해져도, '11과 13', '17과 19'처럼 그 간격이 딱 2만큼 떨어져 있는 단짝 친구들이 끝도 없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를 '쌍둥이 소수(Twin Prime)'라고 부른다. "숫자가 무한대로 커져도 이 쌍둥이 소수들은 영원히 등장할 것인가?" 기원전 유클리드 시대부터 던져진 이 단순한 질문은, 현대 수학의 가장 끔찍한 난제 중 하나인 '쌍둥이 소수 추측'이 되었다.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이 소수 사이의 거리 측정에, 2013년 햄버거 가게에서 일하던 무명의 늙은 수학자가 기적 같은 돌파구를 열어젖힌 감동적인 수학의 역사를 파헤쳐 보자.

무한한 사막 속의 오아시스

소수는 숫자가 커질수록 나타나는 빈도가 뚝뚝 떨어진다. 1부터 100 사이에는 소수가 25개나 있지만, 1,000만 근처로 가면 100개의 숫자 중에 소수가 고작 6개밖에 나오지 않는다. 더 큰 숫자로 가면 수백만 개의 합성수(나누어떨어지는 수)들만 지루하게 펼쳐지는 '소수 사막'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 사막 한가운데서도 '쌍둥이 소수'는 기적처럼 툭툭 튀어나온다. 컴퓨터로 계산해 본 결과, 무려 38만 8천 자리에 달하는 거대한 두 소수가 정확히 2만큼 떨어져 있는 쌍둥이 소수(2016년 발견)임이 확인되기도 했다. 수학자들은 직관적으로 이 쌍둥이 소수가 무한히 많을 것이라 확신했지만, 그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아무리 강력한 슈퍼컴퓨터를 돌려 1조 번째 쌍둥이 소수를 찾아낸다 한들, 그 뒤에 또 나타날지는 영원히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골드스톤, 핀츠, 일디림의 좌절

2005년, 세 명의 수학자(골드스톤, 핀츠, 일디림)는 이 난제를 풀기 위해 이른바 'GPY 방법론'이라는 새로운 낚싯대를 만들어냈다. 그들은 두 소수 사이의 거리가 2라는 것을 바로 증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숫자가 무한대로 커질 때 두 소수 사이의 거리가 평균적인 거리보다 '엄청나게 가까워지는 순간'이 끝없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 직전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마지막 수학적 공식을 완성할 결정적인 열쇠 하나를 찾지 못해 GPY 이론은 미완성으로 남았고, 쌍둥이 소수 추측은 다시 깊은 수렁에 빠지는 듯했다. 수학자들은 이 문제를 풀려면 앞으로 수백 년의 세월과 완전히 새로운 천재적인 수학 이론이 등장해야만 한다고 입을 모아 절망했다. 쌍둥이 소수 추측을 나타내는, 광활한 어두운 공간에서 서로 가깝게 떠 있는 두 개의 동일한 빛나는 소수

햄버거 가게의 수학자, 장이탕의 기적

그러던 2013년 4월, 세계 최고의 수학 학술지(Annals of Mathematics)에 무명의 학자가 보낸 논문 한 편이 도착했다. 논문의 저자는 미국 뉴햄프셔 대학교의 시간 강사인 58세의 장이탕(Yitang Zhang)이었다. 그는 젊은 시절 수학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지도 교수와의 불화로 추천서를 받지 못해 학계에서 쫓겨났고, 무려 7년 동안 서브웨이 샌드위치 가게 점원, 모텔 경비원, 배달원 등을 전전하며 고단한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친구의 도움으로 간신히 시간 강사 자리를 얻은 그는, 누구의 지원도 없이 홀로 GPY 방법론의 남은 퍼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리고 어느 날 친구 집 마당에 나갔다가 불현듯 사슴이 뛰어가는 것을 보고 번쩍이는 영감을 얻어, 아무도 풀지 못했던 그 수학적 구멍을 완벽하게 메워버린 논문을 완성해 낸 것이다.

7,000만이라는 유한한 벽을 세우다

장이탕의 증명은 '쌍둥이 소수(차이가 2)'를 완벽하게 증명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리 숫자가 무한대로 커져도, 두 소수 사이의 거리가 '7,000만' 이하인 짝이 무한히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증명해 냈다. 7,000만이라는 숫자가 어마어마하게 커 보이지만, 무한(∞)의 관점에서는 기적적인 성과였다. 두 소수의 거리가 무한히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멀리 가도 결국 유한한 숫자(7,000만) 안에 묶여있는 단짝들이 끝도 없이 나온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수학계에서 아폴로 달 착륙에 비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무명의 늙은 강사는 단숨에 현대 수학의 전설적인 영웅으로 떠올랐다. ![무한으로 뻗어 있는 칠판에 복잡한 방정식을 쓰고 있는 외로운 수학자의 초상화](https://image.polli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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